지상 설교

[강원호] 복음과 복음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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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과 복음의 목적
본문: 마가복음 1장 14-15절
설교: 강원호 목사(뉴저지밀알선교단 단장



사명을 마친 사람들에 대한 존경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오면서 특별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왔습니다.
2년 전, 제가 64세 때 폐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걷는 것, 운전하는 것, 친구를 만나는 것, 식사하는 것,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이런 평범한 일들이 사실은 너무나 큰 축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특별히 은퇴하신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이 더욱 존경스럽게 보였습니다.

저는 아직 60대 중반인데도 병을 경험하며 건강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런데 70세, 80세를 넘어서도 건강하게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교제하며 살아가시는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을 보면서 "정말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언젠가 저도 은퇴 목사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은퇴목사회 회원이 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하나님께서 건강을 지켜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죽음은 사명이 끝나는 날이다


저는 장례예배를 인도할 때마다 같은 기도를 드립니다.

"하나님, 이분이 믿음을 지키고 사명을 잘 마친 것처럼 저도 마지막을 잘 마치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는 모두 우리 자신을 잘 압니다.

잘 나가다가도 실수할 수 있습니다.

한순간에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하나님께 마지막까지 지켜 달라고 기도합니다.

어떤 분의 장례예배를 드릴 때, 많은 사람들이 그분의 삶을 기억하며 감사하고 존경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때 저는 생각합니다.

"나도 저렇게 마무리하고 싶다."

"하나님, 저도 부끄럽지 않게 끝까지 믿음을 지키게 하여 주옵소서."

저는 이런 말을 좋아합니다.

"죽음은 사명이 끝나는 날이다."

우리가 아직 살아 있는 이유는 사명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은 이미 교회를 섬기는 1차적인 사명을 아름답게 감당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지금도 생명을 허락하고 계시는 이유는 아직도 해야 할 사명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사명이다


저희 장모님이 올해 92세가 되셨습니다.

한국 충남 아산에서 지내고 계시는데, 늘 저를 만나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빨리 죽어야 될 텐데."

"이렇게 오래 살아서 자식들에게 부담만 주는 것 같아."

그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늘 말씀드립니다.

"장모님은 지금 너무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십니다."

왜냐하면 장모님이 계시기 때문에 가족들이 모입니다.

자녀들이 모이고 손주들이 모입니다.

조카들도 모이고 친척들도 모입니다.

장모님이 살아 계시는 것 자체가 가족을 하나로 묶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목사님들과 사모님들도 지금 이 사회와 교회 안에서 너무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어른이 없는 집안은 흔들립니다.

어른이 없는 사회는 방향을 잃습니다.

어른이 없는 나라는 분열됩니다.

그러나 믿음의 선배들이 버티고 계시기 때문에 후배들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 자체가 이미 큰 사명입니다.


오른쪽 사회와 왼쪽 사회


오늘 방글라데시 출신 장애인 부모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밀알선교단에서는 현재 장애인들을 위한 밀알칼리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백인도 있고, 흑인도 있고, 동양인도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도 있고 부자도 있습니다.

많이 배운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장애인 친구들은 이런 차이를 다 뛰어넘게 만듭니다.

우리는 사회를 살아가면서 보이지 않는 벽들을 경험합니다.

흑인과 백인의 벽.

동양인과 서양인의 벽.

가난한 사람과 부자의 벽.

배운 사람과 못 배운 사람의 벽.

그러나 장애인들은 그런 벽들을 허무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세상을 두 가지 사역으로 생각합니다.

하나는 오른쪽 사역 입니다.

젊음, 성공, 권력, 경제력, 생산성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영역입니다.

또 하나는 왼쪽 사역 입니다.

병든 사람, 약한 사람, 장애인, 노인, 가난한 사람을 돌보는 영역입니다.

세상은 오른쪽 사역만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왼쪽 사역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른쪽과 왼쪽이 함께할 때 비로소 하나님의 사랑이 완성됩니다.


복음은 무엇인가?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저는 신학교 시절 이 말씀을 단순하게 이해했습니다.

복음이란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위해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셨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것은 맞습니다.

고린도전서 15장은 분명히 복음을 그렇게 설명합니다.

그러나 어느 날 이런 질문이 생겼습니다.

마가복음 1장은 예수님의 공생애 초기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아직 십자가와 부활을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십자가와 부활은 공생애 후반부에 제자들에게 알려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씀하신 "복음"은 무엇일까?


예수님이 전하신 복음은 하나님 나라였다


예수님은 공생애 초기에 하나님 나라를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겨자씨 비유.

누룩 비유.

씨 뿌리는 자의 비유.

천국은 마치 이와 같으니라고 수없이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설교 중심에는 하나님 나라가 있었습니다.

반면 사도 바울은 십자가와 부활을 집중적으로 선포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예수님의 종교와 바울의 종교가 다르다."

"기독교를 만든 사람은 예수가 아니라 바울이다."

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전하신 하나님 나라가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완성되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복음과 복음의 목적


저는 이것을 이렇게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복음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입니다.

그리고

복음의 목적은 하나님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이유는 단순히 우리를 천국 보내기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구원받은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죽어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뿐 아니라,

이 땅에서도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제가 신학교에서 놓쳤던 것


저는 신학교에 들어갈 때 선교사들의 삶에 감동받았습니다.

병원을 세우고,

학교를 세우고,

고아원을 세우고,

장애인 시설을 세우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삶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신학교에서 "예수 믿으면 구원받는다"는 진리를 배우면서 어느 순간 그런 일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치 목사만 되는 것이 중요하고,

교회만 세우는 것이 중요하고,

나머지는 세상 사람들이 하는 일처럼 생각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매우 좁은 이해였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지금도 이루어져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기도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하나님 나라는 죽어서만 가는 나라가 아닙니다.

지금 여기에서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교회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직장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정치, 경제, 문화, 교육의 현장에서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장애인을 사랑하는 일도 하나님 나라입니다.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일도 하나님 나라입니다.

억울한 사람을 위로하는 일도 하나님 나라입니다.


복음의 기초 위에 하나님 나라의 집을 세워야 한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은 기초입니다.

그러나 기초만 놓고 집을 짓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집을 지어야 합니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용서하고,

약한 사람을 돌보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삶이 바로 집을 짓는 것입니다.

복음의 기초 위에 하나님 나라의 집을 세워야 합니다.

그것이 복음의 목적입니다.


남은 사명


사랑하는 목사님들과 사모님들.

여러분은 이미 아름답게 사명을 감당하셨습니다.

그러나 아직 하나님께서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것은 아직도 사명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남은 생애 동안 복음을 전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복음의 목적도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선포할 뿐 아니라,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삶을 후배들에게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복음과 복음의 목적을 함께 붙들고 끝까지 충성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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