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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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립보서 4장 4-7절 말씀 묵상 [김연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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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제목 : 필요로 시작된 기도, 주님의 뜻으로 답하다

본문 : 빌립보서 4:4–7


4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5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

6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7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기도’, 이 단어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단어입니다. 하지만 익숙한 만큼 친밀한 단어라고 단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즉 이 말은 기도에 대해 잘 알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도를 하게 되는 이유는 자신의 필요 때문에 시작합니다. 몸이 아프면 건강을 위해 기도하고, 자녀의 문제와 관계의 갈등 속에서 기도하며, 물질의 어려움으로 기도합니다. 이처럼 현실과 미래에 대한 염려와 불안과 공포와 두려움으로 인한 인간의 한계 상황에 이르게 되면, 우리는 저절로 간절한 기도로 신적인 존재를 찾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 속한 우리들도 당연히 하나님을 찾게 됩니다. 성경은 우리의 필요를 하나님께 아뢰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를 살펴보면, 필요에서 시작하는 기도가 필요로 끝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하는 것을 얻으면 기뻐하고, 얻지 못하면 낙심하는 되돌이표와 같은 패턴이 되다 보니, 어느새 기도가 하나님과의 교제가 아니라 내 뜻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기도와 간구에 대한 더 깊은 차원을 보여줍니다.

 

사도 바울은 감옥에서 빌립보서를 기록했습니다. 자유도 없고 미래도 불확실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말합니다.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바울은 “항상 기뻐하라”고 하지 않고, “주 안에서” 기뻐하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께 속해 성도로 구별된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가운데 살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기쁨의 근거가 환경이 아니라 주님께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쁨은 상황의 산물이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연합에서 오는 열매입니다. 염려가 사라져서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주 안에 있기 때문에 기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20장에는 십자가에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찾아가신 장면이 나옵니다. 십자가의 실패와 미래의 불안 속에 문을 걸어 잠그고 두려움에 갇혀 있던 제자들에게, 주님께서 하신 첫 말씀은 이것이었습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요 20:19) 이어서 같은 말씀으로 거듭 두 번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요 20:21) 그리고 그들에게 숨을 내쉬며 말씀하셨습니다.

“성령을 받으라.” (요 20:22)



그렇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 주신 첫 선물은 평강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성령을 받으라’는 말씀은, 두려움 가운데서 평강을 누린다는 것이 곧 성령의 능력임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러기에 평강은 단순한 마음의 감정이 아닌, 부활하신 주님의 임재와 성령의 역사 안에서 누리는 언약적 샬롬입니다.


 

로마서 8장은 이러한 우리의 기도가 성령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말씀합니다.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롬 8:26)



이를 통해 우리는 기도의 원리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기도는 여전히 우리가 합니다. 그러나 무엇을 구해야 할지조차 모르는 연약한 기도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거듭난 그리스도인이라면 자신 안에 성령이 거하심을 믿음으로 압니다. 이 성령님께서 우리가 기도할 때 친히 도우시고 인도하셔서 하나님의 뜻에 합한 기도로 이끌어 가신다고 사도 바울은 설명합니다. 즉, 우리가 기도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내 안에 거하신 성령께서 우리의 기도를 붙드시고 인도하신다는 것입니다. 이 기도의 과정을 깨닫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기도의 원리를 우리가 고백하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도를 가지고 우리의 구할  내용이 담긴 편지의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이십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기도는 성부 하나님께로 향하며,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합니다. 그리고 그 from(나)에서 to(하나님)로 나아가는 모든 과정을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을 입어 나아가는 것입니다.



즉, 기도는 수신인과 발신인, 그리고 이야기할 내용으로 기록된 편지와도 같은 형식으로 정리됩니다.


To (대상)  : 성부 하나님

편지 내용  : 중보자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성령 하나님을 의지하여 구하는 모든 것

From (기도하는 자)  :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의지하는, 그리스도와 연합된 성도


 

그렇다면 기도는 완전한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조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동시에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교제와 연합을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의 선물이기에, 사람들은 기도를 그리스도인들의 특권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기도의 응답은 하나님의 평강이라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립보서 4:6–7)



영적 호흡, 하나님과의 대화인 기도, 필요로 시작한 기도였지만, 그 필요에 따른 우리가 바라는 응답 이전에 하나님께서 먼저 답하시는 응답이 있는데, 그 응답이 ‘하나님의 평강’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평강 안에 거할 때, 우리의 기도는 더 이상 ‘내 뜻을 이루어 달라’는 요청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문제보다도, 상황보다도 더 크신 하나님을 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오히려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내게 이루어지소서’라는 고백으로 옮겨갑니다. 필요로 시작된 기도가, 마침내 주님의 뜻으로 답해지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우리를 두렵게 하는 상황과 문제 가운데서도, 주의 말씀을 의지하여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나아갈 뿐입니다. 그리하여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평강이 내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므로, 우리의 모든 문제와 염려를 믿음으로 주께 맡기며, 오늘도 나와 가장 가까이 함께하시는 분이 사람이 아닌 살아계신 주님이심을 새롭게 경험하기를 함께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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