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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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말씀 묵상 [김연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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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시편 —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과 노래'

삶이 기도가 되고, 기도가 찬양이 되고, 찬양이 다시 삶이 되다


나라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를 흔히 백성, 영토, 그리고 그 나라를 다스리는 주권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을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시편 150편은 하나의 거대한 하나님 나라 이야기로 읽힙니다.


시편은 먼저 묻습니다.


1. 누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인가?


시편 1편은 ‘복 있는 사람은’으로 시작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세상의 기준으로 성공한 사람이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즐거워하고, 그 말씀을 삶의 기준으로 삼는 사람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은 자기 소견이 아닌 왕이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갑니다.

이 모습은 타락 이전 에덴동산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자신의 형상과 모양대로 지으시고 복을 주셨습니다. 인간은 본래 하나님의 통치 아래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도록 지음 받은 존재였습니다.

그리고 시편 2편은 두 번째 질문을 던집니다.


2. 누가 하나님 나라의 왕인가?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나의 왕을 내 거룩한 산 시온에 세웠다.”(시 2:6)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도다.”(시 2:7)

하나님 나라의 왕은 사람이 세우는 왕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선택하시고 기름 부어 세우시는 왕입니다. 다윗은 그 모습을 부분적으로 보여 줍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소년 다윗에게 성령의 기름이 부어지고 여호와의 영이 크게 임하셨습니다. 다윗에게 부어진 세 차례 기름 부음을 통해 다윗은 유다의 왕으로, 다시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워지게 됩니다. 하지만 다윗은 완전한 왕이 아닙니다. 그도 실패하고 죄를 짓고 울며 회개합니다. 그래서 시편은 다윗에게서 끝나지 않고 더 온전한 왕을 기다리게 합니다.


시편 22편에서는 고난받는 의인이 부르짖습니다.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시 22:1)

그러나 이 고난은 절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마지막에는 땅의 모든 끝과 모든 나라가 하나님께 돌아와 예배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참 왕은 다윗의 후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됩니다.

세상의 왕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이용하여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도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자기 생명을 내어 자기 백성을 살리시는 왕이십니다.

이어 세 번째 질문이 생깁니다.


3. 하나님의 통치 영역은 어디인가?

시편 3편부터 149편까지를 읽으면 그 답이 보입니다.

삶 전체에 해당합니다.

시편에는 분노와 울분, 탄식과 절망, 갈등과 전쟁, 원수와 질병, 죄와 회개, 성전과 예배, 감사와 찬양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의 영역은 단순한 지리적 영토가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가 미치는 모든 삶의 자리입니다. 광야도 하나님의 영역이고, 왕궁도 하나님의 영역입니다. 병상도, 전쟁터도, 가정도, 성전도, 죄를 깨닫고 우는 자리도 모두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습니다.


특히 다윗의 생애는 이 사실을 잘 보여 줍니다. 그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면서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왕의 모습을 보여 주고, 그의 삶 전체는 하나님의 통치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보여 주는 하나의 표지가 됩니다.


그래서 시편에 기록된 그들의 삶은 기도가 됩니다.

슬프면 하나님께 울고, 두려우면 하나님을 찾고, 죄를 깨달으면 하나님께 돌아갑니다. 구원을 경험하면 감사하고, 결국 찬양합니다.


그러나 이런 삶은 인간의 의지만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다윗은 기도합니다.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시 51:11)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시 139:7)

“주의 선한 영이 나를 공평한 땅에 인도하소서.”(시 143:10)


성령께서는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하시며 회복시키고, 붙드시고, 선한 길로 인도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 안에서 하나님을 알고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며 하나님 앞에서 살아갑니다.


이것이 코람데오의 삶입니다.


그래서 시편에서는 삶과 기도가 분리되지 않습니다.

삶이 기도가 되고, 기도가 찬양이 되고, 찬양이 다시 삶이 됩니다.


시편의 다섯 권 — 구속사의 큰 흐름


시편의 다섯 권 구조는 모세오경의 다섯 권을 자연스럽게 연상하게 합니다. 그러나 정확히 일대일로 반복된다기보다, 모세오경에 나타난 구속사의 큰 흐름이 시편 안에서 다시 울려 퍼진다고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제1권 — 창조와 복 있는 사람

제1권에서는 복 있는 사람과 기름부음 받은 왕이 등장합니다. 이는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지으시고 복을 주셨지만 인간은 타락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인간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여자의 후손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편 1편의 ‘복 있는 사람’과 시편 2편의 ‘기름부음 받은 왕’은 하나님께서 타락한 세상 가운데 다시 백성을 세우시고 참 왕을 보내시는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제2권 — 부르짖음과 구원

제2권에서는 고통 가운데 하나님을 갈망하며 부르짖는 공동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이는 출애굽기의 시작을 연상하게 합니다. 애굽의 이스라엘 백성은 심한 노역 가운데 신음하고 부르짖었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탄식을 들으시고 언약을 기억하셨습니다.

시편 제2권도 하나님을 갈망하고, 구원을 기다리며, 참 왕을 바라보는 공동체의 목소리로 이어집니다.


제3권 — 성소와 언약의 위기

제3권에서는 성소와 왕국이 흔들리고 다윗 언약마저 실패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는 레위기가 보여 주는 성소와 언약 백성의 삶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가운데 거하시기 위해 성막을 주시고, 제사와 절기를 통해 거룩하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나 제3권에서는 바로 그 성소와 왕국이 위기에 놓입니다.

문제는 하나님의 말씀이 없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말씀은 이미 있었지만 그 말씀을 받아 살아가야 할 인간의 마음이 죄로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제4권 — 광야에서도 여호와는 왕이시다

제4권에서는 모세의 기도로 다시 하나님께 시선이 돌아갑니다.

“주여 주는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셨나이다.”(시 90:1)

이는 민수기의 광야를 떠올리게 합니다.

광야는 인간의 연약함과 불순종이 드러나는 자리였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인도와 보존이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는 자리였습니다.

인간 왕국은 무너질 수 있지만 하나님은 영원하십니다.

그래서 시편은 다시 선언합니다.

“여호와께서 다스리시니.”


제5권 — 다시 말씀으로, 그리고 찬양으로

마지막 제5권은 신명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다시 말씀을 기억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며, 성전을 향해 순례의 길을 걷습니다. 시편 119편에서는 말씀을 향한 사랑이 절정에 이릅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

그리고 찬양은 점점 확대됩니다.

한 사람의 찬양이 공동체의 찬양이 되고, 이스라엘의 찬양이 열방의 찬양이 되며, 마침내 모든 피조물의 찬양으로 나아갑니다.

시편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납니다.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시 150:6)


그러므로 시편 다섯 권의 흐름은 모세오경을 그대로 반복한다기보다 창조와 타락, 부르짖음과 구원, 성소와 언약, 광야의 방황과 하나님의 보존,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는 삶이라는 구속사의 큰 흐름을 떠올리게 합니다.

인간의 왕은 무너질 수 있지만 하나님은 영원하십니다.

“주여 주는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셨나이다.”(시 90:1)

“시온아 여호와는 영원히 다스리시고 네 하나님은 대대로 통치하시리로다 할렐루야.”(시 146:10)


이처럼 시편은 “복 있는 사람은”이라는 한 사람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호흡이 있는 모든 존재에게로 확대됩니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방향입니다.


하나님은 타락한 인간을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말씀으로 부르시고, 기름부음 받은 왕을 세우시며, 성령으로 자기 백성을 붙드시고, 마침내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새 창조로 이끌어 가십니다.


그러므로 시편은 단순히 찬양곡 150편을 모아 놓은 책이 아닙니다.

시편은 하나님 나라 백성이 왕이신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삶의 노래입니다.

인간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말씀은 이미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죄 아래 있는 인간은 그 말씀을 온전히 살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새 언약을 약속하셨습니다.

말씀을 마음에 기록하시고, 새 마음과 새 영을 주시며, 그 새 언약을 참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하셨습니다. 그리고 성령을 통하여 자기 백성이 말씀을 삶으로 살아가도록 붙드시고 인도하십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통치를 받으며 살아가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입니다.


나 역시 그 하나님 나라 백성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나의 삶에도 고난이 있고, 실패가 있고, 회개해야 할 죄가 있으며, 기다려야 할 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자리도 하나님의 통치가 미치지 않는 곳은 없습니다.


오늘도 나는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나의 왕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나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신 참 왕이십니다.

성령님 지금 이 순간도 함께 하시며 나를 붙드시고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도록 인도하십니다.

그러므로 나의 삶도 하나님께 드리는 한 편의 시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나의 눈물이 기도가 되고, 나의 기도가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이 되고, 나의 믿음이 감사가 되며, 나의 감사가 찬양이 되고, 그 찬양이 다시 오늘의 삶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 할렐루야.”(시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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