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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47장 9절 말씀 묵상 [김연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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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험악한 세월을 통해 우리를 빚으십니다’

— 성공을 붙잡는 사람에서 하나님을 붙드는 사람으로 —


( 창세기 47:9)

“야곱이 바로에게 아뢰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야곱은 태어날 때부터 형 에서의 발꿈치를 붙잡고 나왔습니다(창 25:26). 그의 이름은 ‘발꿈치를 잡는 자’라는 뜻입니다. 이 이름은 복을 붙잡고자 하는 야곱의 본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는 장자권을 원했고, 아버지의 축복을 원했고, 하나님의 약속을 원했습니다. 문제는 축복을 구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방법으로 붙잡으려 했다는 데 있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야곱의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더 좋은 학교,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수입, 사업의 성공, 자녀의 성공을 위해 부단히 집착하며 애씁니다. 노력 자체는 잘못이 아닙니다. 문제는 어느 순간 성공이 하나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되고, 하나님보다 자신의 능력과 계획을 더 신뢰하게 되는 것입니다.


  야곱도 그랬습니다. 그는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나 장자권과 축복을 얻었지만,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리기보다 자신의 힘과 방법으로 붙잡으려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은 오히려 험악한 세월의 연속이었습니다.


  형 에서를 피해 도망자가 되었고, 외삼촌 라반에게 수없이 속임을 당했습니다. 얍복강에서는 밤새 하나님과 씨름하다 환도뼈가 부러지는 경험을 했습니다(창 32:25). 하나님은 야곱을 단순히 성공한 사람으로 만들고 계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만 의지하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새롭게 변화시키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훈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야곱이 가장 사랑하던 것들까지 내려놓게 하셨습니다. 먼저는 자신의 욕심과 집착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하는 아픔을 겪게 하셨고, 그리고 사랑하던 아내 라헬을 잃게 하셨습니다. 자녀들 중에 가장 사랑했던 11번째 아들, 요셉을 잃은 줄 알고 오랜 세월 슬퍼하게 하셨으며, 마지막으로 야곱의 남은 위로인 베냐민마저 전능하신 하나님께 맡기게 하셨습니다.

  

  기근이 계속되어 베냐민을 애굽으로 보내지 않으면 가족 전체가 굶어 죽게 되는 상황에서 야곱은 마침내 이렇게 고백합니다.


“네 아우도 데리고 떠나 다시 그 사람에게로 가라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 사람 앞에서 너희에게 은혜를 베푸사 그 사람으로 너희 다른 형제와 베냐민을 돌려보내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 (창세기 43:13-14)


  이 고백은 단순한 체념이 아닙니다. 자신 안에 포기하지 못한 한 줄기 남아있는 자기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에 자신을 맡기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때 하나님은 잃어버린 줄 알았던 요셉과의 재회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야곱이 내려놓은 자리에서 하나님은 더 큰 구원의 역사를 이루고 계셨던 것입니다.


  요셉은 형들에게 팔려 먼저 애굽으로 내려갔지만, 결국 가족 전체를 살리는 구원자의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그는 형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 (창세기 45:5)


  이는 우리보다 먼저 십자가의 길을 가시고 죽음의 권세를 이기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여 주는 하나님의 구속사의 그림입니다.


  이와 같은 야곱의 여정을 돌아보면 하나님은 마치 야곱에게서 소중한 것을 하나씩 빼앗아 가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의도는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던 것들을 내려놓게 하심으로, 하나님만 붙드는 사람으로 빚어 가시는 중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야곱은 말년에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라고 고백했지만, 그 세월은 실패의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환난은 인내를 이루었고, 인내는 연단을 이루었으며,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기간이었습니다(롬 5:3-4).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성공을 붙잡으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붙들고 계십니다. 우리는 목표와 결과를 붙잡고 달려가지만, 하나님은 그 과정 속에서 우리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떠나지 않으시고 늘 함께하십니다.


  그러므로 험악한 세월을 원망하기보다 그 세월 속에서도 일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오직 믿음의 주요 온전하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합니다(히 12:2).


  야곱의 험악한 세월이 결국 야곱을 이스라엘로 빚어 갔듯이, 오늘 우리의 험악한 세월 또한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빚어 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일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때로는 이해되지 않는 사건과 기다림 속에서도 하나님은 우리를 떠나지 않으심을 믿음으로 고백하며 기도할 뿐입니다.  마침내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며(롬 8:28),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완전케 하시는 하나님의 크신 구원을 우리 모두 속히 경험하기를 함께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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