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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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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건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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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하루지만, 1월, 2월의 하루는 너무 늦게 지나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겨울 철 집에 있는 것이 싫어서이다. 야외를 걷고 감상하고 싶은데 앙상한 나무와 가지를 보는 기분이 별로 즐겁지 않다. 온 땅에 하얀 눈에 덮여 있는 모습이 도무지 반갑지 않다. 반면 5월, 6월의 하루 하루는 날아가는 듯 빨리 지나간다. 6월의 야외에서 보는 나무들은 마치 무성한 청년의 기운을 느끼는 것 같다.
어제도 친구와 옆 사람과 야외로 나갔다. 나무들은 최고의 싱싱함으로 생명의 기운을 뿜어내는 것 같았다.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싱싱해 지는 것 같고, 야외에서 맞는 바람의 상쾌함은 설명할 수 없이 즐겁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생동력있는 자연 속에 살고 보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고 축복이 아닌가, 싶다.
만물은 마음의 눈으로 보기 마련이다. 이 똑같은 자연을 즐거움으로 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 한창 불체자를 잡아 구금하고 추방한다는 소식을 매일 듣는다. 신분이 불확실한 사람들이 이 6월의 자연을 즐거움으로 볼 수 없을 것이다. 같은 시간 병원 침상에 누워있는 사람도 이 자연을 어떤 눈으로 볼까? 그들에게는 창밖에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얼마나 부러울까?
옛날 군대 시절 병영 밖에서 수박을 리어카에 실고 팔러 다니는 사람이 부러운 적이 있다. 그 사람은 자유한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군대 안의 한 날은 군대 밖의 한달에 비유될 정도로 시간이 가지 않았다. 31개월의 병영 생활이 얼마나 길고 지루했던지, 몇년 전까지 몇 번 꿈 속에서 제대 날자를 기다리는 내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국방의 의무를 실행한다지만, 그 기간은 너무 길고 무료했었다.
몇 년 전 몸이 불편한 누나를 인해 마음 고생한 적이 있어서, 요즘 그 고민에서 해방되어 살고 있음이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누나는 요양원에 머물러 남은 세월을 살게 될 것이다. 그곳에 머물러 사는 그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을 생각할 때 마음이 무거워지지만, 누구나 노년에 가는 길을 넓은 마음으로 수용하고, 생명의 주님을 생각하면서 살기를 기도하고 있다.
지금 은퇴 후의 삶은 몹시 편안하다. 아직 출입에 불편이 없고, 여전히 가르치고 복음 전하는 일을 계속하기 때문이다. 내 삶에 있어 복음 증거와 가르치는 일이 없다면 나는 삶의 의미를 달리 찾을 데가 없다. 새벽 기도 말씀으로 마태 복음을 시작했다. 아브라함을 비롯한 예수님의 조상들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한 사람이 세상에 살았다는 궁극적인 의미는 생명의 주님을 세상 속에 드러내는 데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내 삶에 생명의 주님이 함께 하고, 그를 드러내는 삶이 아니라면 이 세상을 사는 의미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기껏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삶의 전부라면, 얼마나 허무한 인생을 사는 것일까? "이 세상도 그 졍욕도 다 지나가지만,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산다"고 한다. 고운 것도 아름다운 것도 헛되다는 잠언 말씀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그러면서 아직도 무슨 타이틀에 모든 가치를 두고 사는 사람이 생각나서 딱하고 안됬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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