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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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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건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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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은 우리 몸을 질그릇에 비유했다. 질 그릇이란 흙으로 만든 그릇을 가리킨다. 쉽게 깨어지는 그릇을 가리킨다. 세월이 지나갈수록 이 몸이 깨어지기 쉬운 그릇이라는 생각이 강해진다. 눈도 예전같지 않고, 치아도 그렇고, 허리도 그렇다. 나이는 귀와 관절에서 온다는 말이 있다. 집 사람은 내 귀가 잘 안들린다고 하는데, 나는 무엇에 집중하면 옆에서 하는 말을 듣지 못해서 그런 오해를 받고 있다.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
나이 들어 하루 하루 사는 일이 예전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 질그릇과 같은 몸을 조심 조심하게 된다. 언젠가는 떠나가야 하는 인생 아닌가? 세상에서 들러오는 소식이 별로 평안하지 않다. 물가는 오르고, 앞으로의 전망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여행을 많이 하는 분 얘기로는 그래도 미국같이 살기 좋은 나라는 없다고 한다. 풍성한 먹거리를 두고 하는 말 같다.
미국 생활의 좋은 면은 물과 공기에 있는 것 같다. 공기에 민감한 나로서는 오염되지 않은 공기를 항상 들이 마실 수 있어 감사하고, 물을 마실 수 있어 감사하다. 골프장에서 준비한 물은 필경 수도 물일텐데 더울 때 얼음에 채워진 그 물을 마시고 좋아한다. 어떤 목사님은 이곳의 목회을 접고 서울로 들어가셨다가 몇년만에 돌아가셨다. 돌아가기 전에 서울의 탁한 공기를 말씀하시고 다시 돌아오기를 소원하셨다.
평안하지 않은 세상 소식을 듣다가고 자연을 바라 보면, 이곳이 천국이 아닌가, 싶다. 7월 초 눈에 보이는 자연은 여전히 푸르고 풍성하다. 자연 속에 생명의 기운이 가득차 있는 듯 싶다. 거기에[ 더해 아름다운 음악을 듣다 보면, 이 세상이 잠시 아름답게 여겨진다. 세상이 그렇게 보여도 인생은 지나가고 떠나가야 한다. 머물고 싶어도 머물지 못하고 흘러가고 떠나가는 것이 인생이다.
생명을 생명답게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죽음이라고 한다. 죽음 앞에 설 때, 삶의 의미를 더 깊이 느끼게 된다. 죽음이 없는 세상은 적어도 이 상태로는 바람직 하지 않다. 사람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 죄성때문이다.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은 욕망을 떠나지 못하는 인간에게 죽음이 없다면, 어떤 세상을 만들까? 노아 시대 천년 인생을 살았던 사람들은 포악하고 사나와서 모두 심판을 받고 죽게 되었다.
죽음을 생각할 때, 사람은 마음을 낮추게 되고 죽음 너머 소망을 갖게 된다. 질그릇 인생은 잠시 머물다 떠나간다. 머무는 동안 죽음 너머를 준비하고, 우리가 대면할 심판주 앞에 어떻게 설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루 하루 그 손에 의해 보존되고,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시는 배려에 감사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이웃 속에 착한 사람으로 사는 일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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