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호 목사의 2025년 1월 밀알선교 편지 - 거룩한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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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전 1981년 저는 대학 2학년이었습니다. 그 때 저는 밀알봉사활동의 하나로 매주 토요일 서울시 도봉구 상계동에 있는 시각장애인 대린원 ( 지금은 홍파복지원)에 갔습니다. 대린원은 사고나 병으로 중도 시각장애인들이 30명 정도 모여서 사는 곳입니다. 밀알대학생들이 10명정도 한 팀이 되어 예배도 드리고 책도 읽어주고 여러 가지 심부름도 해주었습니다. 약 2시간 정도하는 봉사활동입니다. 처음에는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봉사자 수가 줄어들어 어떤 때는 저 혼자 가는 때도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갈 때는 재미도 있었지만 숫자가 줄어드니 재미도 없고 힘도 빠졌습니다 그러나 팀장을 맡은 책임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봉사를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봉사하는 학생들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오고가는 시간이 너무 걸려서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힘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지하철 1호선이 의정부까지 이어져서 사당동에서 상계동까지 1시간이내에 갈 수 있지만 그 때는 1호선이 있기 전이라 제가 사는 사당동에서 88번 버스를 타고 서울역에서 내려 다시 1호선 전철을 타고 종로5가에서 내려 16번 버스를 타고 상계동에서 내려 또 걸어서 대린원에 갔습니다. 그래서 약 2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대린원에서 하는 2시간의 봉사 시간은 아깝지 않지만 거기 오고가는 왕복 5시간의 시간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토요일 귀한 시간을 길거리에서 낭비한다고 생각해서 저도 봉사활동을 그만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주님께서 제 마음에 이런 생각을 떠 오르게 하셨습니다.
“ 매주 토요일 시각장애인 대린원 봉사 2시간만 주님이 받는 시간이 아니라 거기 가기위해서 길거리에 낭비하는 5시간도 주님께서 받으신다 ”
이 생각이 저를 계속 봉사하게 만들었고 43년이 지난 지금까지 저를 밀알선교단에 있게한 힘이 되었습니다.
밀알장애인선교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생각이 있는데 그것은 무슨 봉사를 많이 하여야 할 것 같은 부담감 때문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이 별로 많은 봉사를 한 것 같이 않다는 것 때문입니다.
큰 봉사를 해야한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게 하거나 봉사를 중단하게 만듭니다. 밀알은 큰 봉사를 하는 곳이 아닙니다. 장애인 곁에서 함께 있어주는 것입니다. 함께 있어주는 것은 시시하게 보이거나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장애인과 함께 있어주기만 잘해도 주님께서는 큰 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밀알의 45년 역사가 그것을 증명했습니다.
2025년 한 해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장애인들과 함께 시간을 낭비해주시길 부탁합니다.
강원호 목사 드림 (뉴저지밀알 단장, 세계밀알 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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