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새롭게 세워가는 교회
작성자 정보
- 박영관 목사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벌써 35년전 일입니다. 평생 시장에서 장사해 오신 어머니께서, 가게 건물 주인이 더 이상 세를 주지 않자 집 근처 신축 건물에 새로운 가게를 열게 되셨습니다. 그곳은 목욕탕 건물이었는데, 2층은 목욕탕이고 1층에는 미용실과 어머니 가게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식당으로 시작하셨지만, 어머니는 평생 건어물 장사를 하셨기 때문에, 식당은 자연스럽게 건어물 판매점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러나 주택가에서 건어물 전문점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 때 저는 기숙사 생활 중이어서 한 달에 두세 번 집에 들르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갈 때마다 어머니 가게가 조금씩 변해 있었습니다. 두부와 콩나물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어머니께서 두부와 콩나물을 팔고 계셨습니다. 그다음 방문했을 때는 삼립빵 진열대가 가게 문 앞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갈 때마다 없던 품목들이 하나씩 늘어나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되었냐"고 여쭤보니,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트럭 한 차 가득 싣고 다니는 도매상들이 들러서, ‘아주머니, 삼립식품인데요. 빵 좀 들여놓으시죠.’ ‘안녕하세요, 서울우유인데요. 냉장고 드릴 테니 우유 좀 팔아보시죠?’ 하고 권하더라.” 이런 식으로 도매상들의 영업 덕에 품목이 하나둘 늘어나더니, 결국 수퍼마켓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만물수퍼’가 탄생한 것입니다.
1년 반 전, 개척 첫 예배를 준비하면서 몇 명이 올지 몰라 토요일 밤을 거의 뜬눈으로 지새웠습니다. 예배가 끝나는 시간이 2시 반쯤이라 식사는 어려울 것 같아, 개별 포장된 떡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몇 개를 준비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막연하면서도 설레고, 동시에 걱정도 많았습니다. 첫 주일보다 둘째 주일이 진짜였습니다. 예배 후에 간단히 먹을 김밥을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점심 식사가 이제는 "뉴욕에서 제일 풍성한 교회 밥상"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모두 헌신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벌써 힘들다며 불평이 나왔어도 이상하지 않을 때인데, 오히려 모두 기쁘고 행복해하십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21세기 뉴욕에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흔한 전자악기 하나 없이 피아노 한 대로 예배를 드립니다. 하지만 성도님들의 찬양 소리는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로 만듭니다. 몇 주 전 주일 아침, 낯선 전화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젊은 여성분이 “하나님이 일하시는 교회죠?”라고 묻기에, ‘옳거니, 새가족이 오셨구나’ 하는 마음으로 고양된 목소리로 “네! 뉴욕 하나님이 일하시는 교회입니다!”라고 힘차게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앞뒤 가리지 않고 “성가대 있나요?” 물었고, “아직 성가대는 없지만 준비 중입니다”라고 대답하자 “아 네, 알겠습니다” 라며 말꼬리를 흐리더니 어떻게 전화 주셨느냐 묻지도 못하게 급히 전화를 끊었습니다.
꼭 그 일이 계기가 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 주일 식사 친교 후에 헌금 특송을 팀으로 구성해보자는 제안을 했고, 모두가 동의하여 팀으로 나누어 4월부터 헌금 봉헌 시간에 특별 찬양을 드리기로 했습니다. 많은 연습 없이 찬송가나 복음성가 중에서 헌금 찬양을 드리기로 했고, 감사하게도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겠다고 하셨습니다. 하나하나 세워지고 확장되어 가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는 예배 중 성경봉독을 교우들이 맡아주고 계십니다. 매 주일 본문이 다르기에, 어떤 때는 긴 구절이거나, 구약에 나오는 어려운 이름들이 나열된 본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감사한 마음으로 감당하고 계십니다. 지난 주일에는 특별한 간증이 있었습니다. 구약 성경의 어려운 이름이 나열된 본문을 봉독하신 집사님께서, 주일을 준비하며 그 본문을 30번도 넘게 읽으셨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집사님은 실수하지 않으려 주중에 본문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오히려 더 많은 은혜를 받았다는 간증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나씩 세워가고 있습니다. 다른 교회에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우리에게는 새롭고, 기쁘고, 감사함으로 교회를 세워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을 행하시는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립니다.
ⓒ 복음뉴스(BogEu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