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관목사

기도에 얼마만큼 진심이십니까?

작성자 정보

  • 박영관 목사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1980년에 발매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돌리 파튼(Dolly Parton)의 노래 [9 to 5]가 있습니다. 도시 직장인의 바쁜 삶을 그린 곡으로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지요. 경쾌한 리듬으로 시작하지만, 내용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부품처럼 취급받는 현대인의 자조가 담겨 있습니다. 1절 가사는 이렇습니다. “침대에서 굴러 나오듯 일어나 비틀거리며 부엌으로 가고, 나에게 야망 한 잔(coffee)을 따른 다음, 하품하고 기지개 켜며 정신을 좀 차려 보지. 샤워 속으로 뛰어들면 피가 돌기 시작하고, 거리로 나서면 벌써 교통은 북적이지. 나 같은 사람들이 아홉 시부터 다섯 시까지 일하러 가는 길이니까.” (Tumble out of bed and I stumble to the kitchen. Pour myself a cup of ambition. And yawn and stretch and try to come to life. Jump in the shower and the blood starts pumpin'. Out on the street, the traffic starts jumpin'. The folks like me on the job from nine to five.)


     부목사로 사역할 때까지는 새벽예배를 마치고 집에 갔다가 씻고 다시 9시까지 교회로 와 5시까지 일했습니다. 물론 5시를 넘겨 퇴근하는 날이 더 많았고, 수요예배나 저녁 모임이 있는 날은 교회에서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가곤 했습니다. 그래도 부목사 때는 거기까지였던 것 같습니다. ‘9 to 5’로 교회에서 바쁘게 사역하긴 했지만, 운전해 집으로 향하면 사역의 짐을 교회에 내려놓은 채 퇴근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담임목회는 24/7이더군요. 24시간 7일 내내 무거운 짐이 어깨에 얹혀 있습니다. 부목사 때보다 시간을 제가 더 조절할 수 있어 자유롭지만, 마음과 몸에서 사역의 짐을 내려놓은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개척 후 2년을 달려왔습니다.


     한 선배 목사님과 기도와 말씀 사역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 목사님이 어디서 보셨다며 이런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하루 2시간 기도하면 내 영적 생활을 유지할 수 있고, 3시간 기도하면 내 이웃의 영혼을 사랑할 수 있고, 4시간 기도하면 내 가족의 영혼을 살릴 수 있고, 5시간 기도하면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살릴 수 있고, 6시간 기도하면 내 나라와 민족을 구원할 수 있고, 8시간 기도하면 내게 주신 사명, 세계 열방을 구원한다.” 와, 제 폐부를 푹 찌르는 문장이었습니다. 기도를 시간으로 등급화하는 듯해 율법주의적이라고 지적할 수도 있는 문장이지만, 이 핑계 저 핑계 대지 말고 “이렇게 기도해 본 적 있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저도 할 말이 없습니다. 이 말에 대한 평가는 잠시 접어두고, 저 자신을 돌아봅니다. 나는 내 영적 생활을 지키고, 이웃과 가족의 영혼을 사랑하며, 교회를 살리고, 민족과 세계 열방을 위해 온 마음과 시간을 다해 기도해 왔는가?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기도하고 있는가? 지금까지 사역을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녔지만, 기도에는 ‘9 to 5’처럼 꾸준히 올인하며 살아왔는가? 목회의 짐을 지고 24/7을 지내면서도 나는 얼마나 기도하고 있는지 돌아보며 회개하고 다시 무릎을 꿇습니다.


     예수님께서 기도에 진심이셨던 이유는 아버지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셨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며 제자들에게 기도의 본을 보이셨습니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기도의 핵심은 하나님 아버지와의 친밀한 교제였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 부르며 깊은 교제를 나누셨습니다(막 14:36). 하나님과의 교제를 ‘9 to 5’처럼 의무적으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24/7 하나님과 동행한다는 명목으로, 기도를 통한 하나님과의 교제를 등한시해서도 안 됩니다. 기도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자신과 가족 그리고 이웃과 교회를 위한 기도 뿐 아니라,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기도로 누려 보시면 어떨까요? 분명히 하나님이 기다리시며 반갑게 맞이하실 것입니다.


ⓒ 복음뉴스(BogEumNews.Com)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3 / 1 페이지
번호
제 목
이름

최신글 모음


새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