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밭에 무엇이 심겨져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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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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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은 특별예배로 멀리 사시는 장로님 댁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에서 오시다 보니 시간을 정해 교우들을 따로 모시기가 어려워, 아예 전 교인을 초대해 주셨고 가을 소풍을 겸해 예배 장소를 옮겨 드렸습니다. 과분한 대접을 받고 집에 돌아오는 순간까지 웃음이 넘친 주일이었습니다.
그 예배에서 제 인생 처음으로 시도한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기타 반주입니다. 제가 기타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것은 딱 10년 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담임목회를 본의 아니게 사임하고 앞길을 알지 못해 기도하던 때, 기타를 구입해 배우기 시작했지요. 마침 아는 전도사님이 거의 무료로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직도 초보이지만, 피아노가 없었기에 기타로 찬양 반주를 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우선 코드가 쉬우면서 예배에 어울리는 곡을 골라 주중에 연습했고, 예배에 투입했습니다.
회중 앞에서 반주를 하자니 손이 떨리고, 10여 분 찬양 동안 왼손 손가락의 감각이 사라질 정도였습니다. 피크를 떨어뜨리기도 했고, 빠른 곡에서는 손이 따라가지 못해 코드를 여러 번 놓쳤습니다. 그래도 은혜롭게 찬양 순서를 마쳤습니다. 예배 후 “혹시 제 반주가 예배를 방해하지 않았나” 여쭸더니 오히려 칭찬을 들었습니다. 너무 감사했습니다. 아직도 왼손으로 어려운 코드를 잡는 일이 쉽지 않고 손가락이 민첩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다음 목표는 기타에 띠를 메고 회중의 눈을 바라보며 찬양 인도자처럼 찬양을 이끄는 것입니다. 머지않아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왜냐하면 마음 속 바람과 열정이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있으면, 손은 연습으로 따라올 것입니다. 그때까지 연습하고 또 연습할 겁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는 1839년 영국 작가 에드워드 불워-리턴의 희곡 리슐리외(Richelieu)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입니다. 힘과 무력보다 말·글·사상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지요. 구약 잠언도 말의 영향력에 대해 경고합니다.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그 열매를 먹으리라”(잠 18:21). 그래서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말에 유념해야 합니다. 칼보다 강한 말이 자칫 잘못 쓰이면 주먹보다 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편 기자도 “여호와여, 내 입 앞에 파수꾼을 세우시고”(시 141:3)라고 기도하지 않습니까? 혀는 작지만 공동체 전체를 흔들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큽니다. 언제나 좋은 말만 하면 좋겠지만, 나도 모르게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 말이 튀어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 혀로 범죄하지 아니하려 내 입에 재갈을 먹이리라”(시 39:1)는 결심만으로 충분할까요? 사람들과 부딪히며 살아가는 인생인데, 아예 말을 하지 않고 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예수님의 해법은 이렇습니다. “선한 사람은 마음에 쌓은 선에서 선을 내고, 악한 자는 그 쌓은 악에서 악을 내나니,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눅 6:45). 결국 말은 마음의 거울입니다. 마음에 콩이 있으면 입에서 콩이 나오고, 마음에 팥이 있으면 입에서 팥이 나옵니다. 입에 재갈을 물린다 해도, 마음이 그대로라면 그 말은 다른 데서 새어 나옵니다. 그러니 사람 살리는 말이 입에서 나오게 하려면 마음과 생각의 밭을 갈아엎고 생명의 씨앗을 심어야 합니다.
우리는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은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심습니다. 그 말씀이 잘 뿌리내리고 자라 열매 맺기까지 마음밭을 부지런히 돌보아야 합니다. 오늘 내가 한 말들 가운데 “속이 다 시원하다” 싶었던 말이 있었다면, 그 마음밭을 점검해 보십시오. 속이 시원함만 남았다면, 그 말을 들은 누군가는 마음이 아플 것입니다. 생명의 말을 하고 싶다면 우리 영혼이 생명으로 채워져 있는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나중에 애꿎은 입술만 탓하지 마시고, 내 영혼에 생명의 말씀이 얼마나 채워져 있는지를 점검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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