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는 자와 거두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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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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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0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이제 11월 추수감사절과 12월 성탄절만 남았다 생각하면 한 해가 저문다는 성급한 생각이 들면서 살짝 조급증이 스멀 스멀 올라옵니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남은 2025년을 어떻게 잘 마무리할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매년 11월 첫째 주에 한미연회 동북부 교회들이 모여 드리는 감사찬양제가 바로 다음 주일입니다. 동북부 지방 14개 교회가 함께 감사의 찬양을 올리는 귀한 모임 시간입니다. 그동안 9월까지는 예배와 점심 친교 후 성경공부로 마무리했지만, 10월 한 달은 찬양제 연습으로 분주했습니다. 재작년에는 아내와 저, 두 사람이서만 찬양을 드렸고, 작년에는 8명이 함께했습니다. 한 번의 경험이 있어서인지 올해는 연습도 척척입니다. 소프라노와 알토로만 나누었지만 제법 조화로운 소리가 납니다. 우리 교인들은 ‘숨은 고수’들입니다. 못하는 게 없습니다. 열정으로 예배드리고, 뉴욕에서 제일 맛있는 점심으로 섬기고, 이제는 어느 교회 못지않은 은혜로운 성가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중 출퇴근길에도 녹음파일을 반복해 들으며 연습한 열매입니다. 우리 교회에는 잘 섬기고 성실히 심는 성도들이 참 많습니다.
또 그다음 주일에는 우리 교회 두 번째 창립기념주일입니다. 성도님들과 함께 조촐하게 두번째 생일을 자축하려 합니다. 요즘 마음에 자주 떠오르는 고백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만나게 하셨다. 모든 것을 하나님이 하셨다.” 2년 전만 해도 서로 모르던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주일마다 함께 예배드리고 밥을 나누고, 성경공부 시간에 큰 소리로 웃을 수 있는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참 반갑고, 즐겁고, 감사할 뿐입니다. 저는 참 복이 많은 목사입니다.
성경은 심는 일과 거두는 일이 모두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심는 자이면서 동시에 추수하는 사람들입니다. “나는 심는 사람” 혹은 “나는 추수만 하는 사람”으로 자신을 단정하다 보면, 심는 이로서는 번아웃에 빠지기 쉽고, 거두는 이로서는 열매가 기대에 못 미치면 남을 탓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때로 심기만 하고 거두지 못할 때도 있고, 별로 심지 않았는데도 예상보다 많이 거둘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공평하십니다. 심기만 한 수고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시고, 많이 거두게 하실 때에는 나누도록 넉넉한 마음도 주십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권면합니다. “하나님은 불의하지 아니하사 너희 행위와 그의 이름을 위하여 나타낸 사랑으로 이미 성도를 섬긴 것과 이제도 섬기고 있는 것을 잊어버리지 아니하시느니라”(히 6:10). 세상을 성취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전도서는 “너는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손을 놓지 말라… 혹 둘이 다 잘 될는지 알지 못함이니라”(전 11:6)고 권합니다. 바울도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고전 3:6–9)라고 고백합니다.
그러니 우리도 부지런히 아침에도 뿌리고 저녁에도 뿌립시다.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시고, 때가 되면 거두게 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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