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관목사

2025년, 내가 살아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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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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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마지막 주일입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 감사한 것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어 주신 것이 너무 많습니다. 특별히 지난 11월, 창립 2주년 감사예배 때 첫 집사 임직은 하나님이 우리 교회에 주신 큰 은혜였습니다. 그 은혜는 우리 교회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교회를 중심으로 삶이 안정되어 가고, 반석 같은 믿음 위에 서서 세상으로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입니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는데, 그 빠르기를 제때 알아차리지 못한 제 둔감함을 자책합니다. 버스가 지나간 뒤 어깨가 빠지도록 손을 흔들어도, 버스는 제 갈 길을 가고 있습니다. 인생에 한 번뿐인 2025년이 마치 소털처럼 많아 보였던 탓인지, 시간을 성의 없이 보낸 것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제 이런 안일함의 밑바탕에는 12월 달력 너머에 떡하니 서 있는 2026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컴퓨터 화면 오른쪽 아래에서 시간과 날짜를 클릭해 보시면 달력이 끝도 없이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한한 시간은 인간에게 허락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 ‘끝없이 이어지는 달력’이 인간 존재의 한계를 잠시 망각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괜히 컴퓨터 달력에 혐의점을 두어 봅니다.


문득 어릴 적 집에 걸려 있던 하루치 달력이 생각납니다. 얇은 종이로 만든 두툼한 달력이었고, 흰 종이 위에 커다란 숫자만 덩그러니 적혀 있었습니다. 오늘 날짜와 요일을 확인하려면 지난 날짜를 찢어내야 했습니다. 찢는 것을 잊고 전날을 오늘로 착각했다가는 낭패를 봅니다. 자칫 잘못 찢다가는 오늘 것까지 두 장을 찢을 수도 있으니 늘 조심해야 했습니다. 오늘에 집중하려면 신중해야 했습니다.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그 달력의 장점은 분명했습니다. 오늘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2025년 하루하루 하나님이 부어 주신 기적 같은 은혜가 있었음에도, 저는 오늘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내일’이라는 달콤함에 빠져 있을 때가 많았고, ‘잘되었던 어제’의 망각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때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제 며칠 남지 않은 2025년, 오늘 하나님과 동행하고, 오늘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오늘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거하겠다고 다시 결단합니다.


서강대 영문과 장영희 교수의 에세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에 실린 “내가 살아보니까”의 일부분입니다.


“내가 살아 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다. 내가 남의 말만 듣고 월급 모아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한 것은 몽땅 다 망했지만, 무심히 또는 의도적으로 한 작은 선행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에 고마움으로 남아 있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1분이 걸리고 그와 사귀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남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다.”


이 글의 제목 “내가 살아보니까” 앞에 “오늘”을 붙여 “오늘 내가 살아보니까”라고 말해 보면, 오늘 하루는 그저 지나가는 시간이 아니라 영원과 이어지는 하루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내 마음을 하나님과 이웃에게 나누는 것, 오늘 하루 하나님 안에서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 그리고 오늘 하루 내가 하나님 안에 있고 하나님이 내 마음에 계셔서 그 마음을 이웃에게 전하는 것만큼 뜻깊은 하루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이 날은 여호와께서 정하신 것이라 이 날에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 (시 118:24) 


2025년이 사흘이나 남았습니다. 하루마다 오늘 내가 살아보니까 하나님께서 함께 하셔서 즐겁고 기뻤다는 고백으로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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