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건목사

고국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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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건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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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긴 삶의 여정을 지나오지만, 어떤 경험은 영원한 추억으로 남는다.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것같지만, 그 날의 경험이 똑같은 무게로 남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고난의 경험은 오래 남는다. 마치 나무의 나이테가 추운 겨울을 지나면서 더 단단한 나이테로 남는 것처럼, 우리 인생에도 힘들고 어려웠던 날의 경험이 기억 속에 또렷히 남는다.
그 힘든 날의 경험이 오늘의 평범한 날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한다. 18년 동안 가보지 않았던 고국을 지난 5월에 찾아가서 3주간을 지내며 돌아왔다. 일년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에 다녀온 것도 큰 축복이었고, 서울, 의정부, 안양, 광주, 목포를 다녀오면서 보았던 자연과 물상들이 머리에 단단하게 남아있다.
우선 한국은 산의 나라이다. 이곳 미국 뉴저지에서는 산을 볼 일이 없다. 모두가 평편한 땅이고 조금 높은 지대가 있지만, 산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한국은 산이 많기 때문에 어디서나 높이 솟은 산을 볼 수 있고, 경관의 아름다움은 더해 준다. 서울만 해도 얼마나 많은 산들이 있는가? 남산, 도봉산, 북한산, 인왕산... 산이 있으면 계곡이 있고 물이 흐른다. 그래서 강과 시내가 많다.
의정부에 머물 때, 가까운 곳에 중량천이 있어, 물이 흐르고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것을 보았다. 천 주변에는 자전거 길, 보행자 길이 잘 닦여있고, 벛나무 등 나무들의 그늘 속에서 사람들은 걷고 운동을 했다. 길가에는 여러 꽃들이 피어있어, 그 길을 지나면서 꽃 하나 하나를 사진찍어 담아왔다. 한국은 꽃의 나라이기도 하다. 그 이름을 다 알 수 없는 꽃들이 피어,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거리는 깨끗하게 잘 닦여있었고, 신호등을 기다라는 거리 모통이에는 커다란 우산이 있어 햇뼡을 피해 시원하게 머물 수 있었다. 횡단 보도를 지날 때는 파란 불이 깜박 거리며 길을 안내해 준다. 이런 시설이 있는 나라가 또 있을까? 그래서인지,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 한국의 발달된 시설과 아름다운 경치를 보기 위해 몰려든다 한다. 한국은 치안, 안전에 있어 세계 으뜸 가는 나라 아닌가?
한국 사람들은 친절했다, 거의 20년 만에 혼자 찾아가는 길이었지만, 인천 공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갈아 타고 의정부 숙소로 오는 데 전혀 불편하지 않았고, 길을 물으면 청년들은 친절하게 갈 길을 안내해 주었다. 청년 남녀들이 모두 한결같이 친절했다. 그리고 키가 훤출하게 컸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학교 근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초등학교 학생 둘을 가르치며 광화문 근처 그 집에 머물러 살아 통학이 편리했다. 그때 그 학생이 고동학교 때도 그 집에 머물러 아르바이트를 한 일로 지금까지 알고 지낸다. 그 제자가 니와 부인을 위해 안경을 맞추어 주어 지금 쓰고 다닌다. 이제 사제관계가 아니라, 형 동생 관계로 바뀌고 같이 늙어간다.
바지와 모자를 사기 위해 평화 시장을 들렸다가 내 나이 또래 가게 주인을 만나 말을 섞다 보니 자기 딸이 덴버에 살고 았다고 해서 미국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다. 여름에 입을 수 있는 청바지를 두 개 사고, 티 샤쓰도 샀다. 사람이 소탈하고 친절해서 말을 섞는 것이 재미있었고 그 부인도 배운 사람처럼 말을 했다. 그곳은 정찰제여서 물건을 사는 데 불편이 없었다. 그 청바지는 지금도 입고 있고, 학교 강의를 위해 갈 때도 입고 간다. 너무 가벼워서 입은 것 같지 않다.
찾아간 한국은 30여년 동안 너무 변해 있었다. 무엇보다도 커피와 빵을 파는 가게들이 많았고, 이곳에서 알게된 이 권사님의 안내로 양평에서 점심을 하고, 또 한참을 운전해서 빵과 커피를 파는 가게에 들렸는데, 그곳의 빵은 고급스러웠고, 그 시설이 참으로 현대적인지라, 멀리서 그곳을 찾아온 손님들이 많았다. 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 날인데도 그곳 가게에 손님들이 가득했다. 참 여유롭게 사는 고국이 자랑스헙게 보였다.
고등학교, 중학교 동창들의 초청으로 강남과 사당동 일식집을 찾아갔는데, 점심과 저녁 시간 웬 손님들이 그렇게 많은지 놀랐다. 식사값이 싼 것 같지 않았는데도 방마다 사람들이 가득했다. 한국이 그렇게 여유롭게 사는 나라가 되었다니, 놀랍고 반가왔다. 옛날 살던 과천을 찾아갔더니, 산전 벽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과천 인근 백운 저수지를 찾아갔는데, 높은 건물, 아파트와 음식점으로 변해 있어 옛날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광주, 목포를 찾아가서도 마찬가지다. 친지의 운전으로 목포를 찾아갔다가, 변해 버린 시내 주변을 돌아 보고, 케이블 카를 타고 고하도에서 유달산까지 왕래했더. 케이불 카에서 내려 보는 바다가 경이로왔다. 섬 주변에 사람들이 걸어다닐 수 있도록 길이 만들어 져 있었다. 대단했다. 북항에서 15만원을 주고 살아있는 물고기와 조개로 만들어진 음식을 네 사람이 다 먹지 못하고 남기고 돌아왔다. 미국에서 이 음식을 먹었다면 300불은 지불했을 것이다. 아름다운 추억을 안고 돌아왔는데, 오늘 새삼 그날들이 생각나서 이 글을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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