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건목사

흑백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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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건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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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관심이 많은 우리 부부는 최근 방영된 흑백 요리사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았다. 국내와 국외적으로 유명한 요리사들이 모여 요리 대결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6. 25 동란 후에 태어난 사람들은 배고픔이 무엇인지 알면서 자라났다.
만약 그런 시대에 이런 프로그램이 방영되면, 사회적 지탄을 받게 되었을 것이다. 먹는 것도 모자라는데, 무슨 요리 경연이냐고 핀잔을 받을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이 이제 먹는 문제를 벗어나서, 맛의 세계를 탐구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맛의 세계란 인간의 오감 중에 가장 오래 지속되는 감각일뿐 아니라, 사람의 생명, 건강과 관계된 것인지라, 정말 중요한 세계라 할 것이다. 나이 들면 눈, 귀, 신체의 기능이 점점 약해지지만, 혀의 세계는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 그리고 어떤 재료로, 어떤 음식을 만드는가는 사람의 건강, 수명과 관계되기 때문에 다른 어떤 감각보다 더 중요한 감각이라 할 수 있다.
눈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의상, 가구, 색의 세계가 발달하고, 귀를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소리의 세계, 오디오의 세계가 열려진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굳이 사람의 생명과 직접 관계가 있다 할 수 없다. 그러나 맛의 세계는 나이를 불문하고 일생을 즐겁게 해 주는 세계라 할 것이다.
음식에 관한 오랜 연륜과 연구로 전문가가 된 분들이 일상의 재료로 만들어 내는 전문적인 맛의 세계는 보는 것으로도 즐겁다. 보기만 하고 맛을 알 수 없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한식, 중식, 양식의 전문가들이 만들어 내는 음식은 예술의 경지에 이른다고 하겠다. 그들은 맛의 예술사라고 부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음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찌징면과 국밥을 어찌 비교할 수 있을까? 맛은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한다는 것이 쉬울 수 없다. 보면서 안타까운 것은 자기 분야의 전문가들이 두 사람의 평가에 의해 승패가 갈리는 경우이다.
음식을 만들어 비교하는 장면 속에, 음식이란 손 끝에서도 나오지만, 마음에서 나온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슨 동기로 음식을 만드는가가, 음식의 맛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서 만드는 음식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목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무슨 일을 해도 결국 사람이 중요하고,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만든 음식을 통해 사람의 마음에 즐거움과 안식을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무엇일까?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동기도 중요하다. 어떤 예술이나 하는 일에 결국 사람의 마음이 드러나고 전해지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그 음식이나 작품을 맛보고 보면서 창작자의 마음을 헤아리고 감동을 받게 된다.
내 마음에 즐거움과 착한 마음으로 하는 일은 나뿐 아니라, 상대방에게 즐거움을 전해 준다고 생각된다. 가정에서 요리를 하는 주부는 즐거움과 착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듬으로 식구들에게 그 즐거움을 전해 주게 된다. 진리를 가르치는 내가 진리 안에서 즐거움과 안식을 누리지 못하면, 무엇을 전한다는 것은 공연한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음식도 마음이 전해지는 귀중한 통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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