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 형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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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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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만에 재개한 러브레터예요. 지금껏 모세 형, 갈렙 형, 다말 누나, 모르드개 형에게 러브레터를 보냈지만, 모두 시대의 연도를 생각하며 쓸 수 있었지요. 그런데 노아 형만큼은 950세 나이도 그렇지만, 형이 사셨던 연도를 알 길이 막막해 형이라는 호칭이 부담이 크네요.
그래도 한 아버지 하나님 안에서 믿음으로 형제라 하였으니 용기 내어 형이라 불러 볼께요. 형 만큼 기후위기를 실감한 성서의 인물도 없을 거예요. 홍수로 지구 생명이 멸종되는 것을 목격하셨으니까요. 제가 사는 지구도 기후위기로 자연재난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어요.
1얼마 전, 교우들과 장거리 여행을 했어요. 버스로 편도 14시간 걸려 켄터키 주에 다녀왔어요. 거기 형이 만들고 탔던 그 방주를 실물 크기로 재현한 [방주 전시관, The Ark Encounter]이 있거든요. 처음 보는 순간 저는 아연실색 했어요. ‘우와~ 크다.’ 저는 크기에 압도 당했지요.
길이 140m, 너비 23m, 높이 14m 크기의 방주는 엔터프라이즈 항공모함 급이었어요. 하나님께서 형에게 주신 설계도는 딱 3절이네요. 재료(6:14), 크기(6:15), 문(6:16) 설계도만으로 이런 어마무시한 방주를 건조하셨네요. 3가지 매뉴얼로 어떻게 그런 방주를 건조하셨을까요?
방주에 사용된 목재를 한 줄로 늘어 놓으면 612마일, 뉴욕에서 켄터키 주의 거리와 맞먹어요. 목조 건축물로 단연 세계 최대래요. 방주 안에 들짐승, 날짐승, 집짐승이 각 한쌍씩 다 들어갔다죠. 방주 전시관에 방문한 수확은 성서로만 봤던 방주가 정말 컸구나 하는 깨달음이었죠.
그런데 저는 방주 보며 자연스럽게 홍수 위력도 생각지 않을 수 없었어요. “큰 깊음의 샘들이 터지며 하늘의 창문들이 열려 사십 주야를 비가 땅에 쏟아졌더라”(창 7:11) 땅속 깊은 샘들이 터졌다는 것은 지진을 동반한 홍수였다죠. 40일 밤낮 땅에서 하늘에서 물이 쏟아졌어요.
수위가 높아지고 방주가 떠다녀요. 홍수로 인해 5개월 동안 수위는 계속 올랐죠. “물이 땅에 더욱 넘치매 천하의 높은 산이 다 잠겼더니 물이 불어서 십오규빗이나 오르니 산들이 잠긴지라”(창 7:19~20) 산 정상보다 십오 규빗(7미터) 높아진 수면을 방주가 항해했어요.
지구상 최대재난, 홍수 위력이 가히 상상불가예요. 방주 크기도 컸지만, 홍수 크기는 짐작도 안 되네요. 방주를 보며 하나님 말씀이 더 잘 믿어졌어요. 우리 믿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약하면 방주의 크기를 재현하고 홍수의 위력을 재현한 과학의 도움을 받을 때 더 잘 믿을까요?
우리 믿음의 빈곤을 고백하는 형국이죠. 노아 형의 믿음에 저희는 역시 접근불가임을 확인한 셈이죠. 그래도 과학이 돕는 방주를 탐사한 여정은 아이러니하게도 저희 일행의 믿음을 키워줬다는 면에서 고마움이었네요. 형은 이리도 큰 홍수 앞에서 저리도 큰 방주를 지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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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중에 재미난 질문이 생겼어요. 방주와 홍수 중, 어떤 것이 더 클까요? 창세기 7장은 방주 크기도 세밀히 알려주고, 홍수 크기도 자세히 소개해요. 무슨 크기 대결처럼 보였어요. 홍수 위력을 뒷받침할 만한 저희 시대의 지질학자들 이야기를 하나만 더 꺼내 볼께요.
2,000년, 지질학자 70여명이 그랜드 캐년에 모였어요. 그들은 형 시대의 홍수가 실제 있던 흔적 중 하나로 그랜드 캐년을 꼽았어요. 그랜드 캐년에 가면 이구동성으로 ‘우와, 오래 되었구나’ 생각해요. 그런데 그랜드 캐년은 오랜 세월 층층으로 쌓여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거예요.
흙탕물만 오랜 세월 흘러 그런 협곡이 생길 수 없다는 거지요. 캐년 협곡의 길이가 서울에서 부산보다 더 긴 446km인데, 오랜 세월 물이 흘렀다고 그런 웅장한 길이의 협곡은 만들어질 수 없다는 가설인 거죠. 격변의 사건이 있었다는 거고, 그것이 형이 경험한 홍수였다는 거죠.
지구상 최고량의 화석이 발견된 곳이 그랜드 캐년인데 화석층이 오래된 시간 순서로 아래부터 위로 쌓이지 않았데요.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석이 캐년의 윗 부분에서도 발견되고, 최근 축에 속한 화석이 아래 부분에서도 발견된다는 거죠. 화석층의 연대가 뒤죽박죽이래요.
이렇게 격변의 일회적인 홍수 재난으로 쓸고 간 흔적이 그랜드 캐년이라는 것이고, 그러한 재난은 노아 형이 떠다닌 대홍수 밖에 없다는 거죠. 이렇게 그랜드 캐년을 만들 정도의 홍수 위력을 지질학자들은 토양 액화 현상으로 설명하더라구요.
토양 액화는 흙들이 들떠서 흙 사이에 마찰력이 제로가 되며 흙이 액체처럼 떠다니는 것이래요. 큰 깊음의 샘들이 터진 지진과 하늘문이 열려 쏟아진 홍수는 이런 토양 액화를 불러 왔을테구요. 그랜드 캐년이 만들어질 정도의 홍수 위력은 어마한 토양 액화가 동반된데요.
물 아래로 흙 자갈이 100km 속도로 이동하고, 물 위로 쓰나미는 비행기 속도인 900km 물살이 이동한대요. 수십 억 개의 화석은 죽은 다음 매몰되지 않고, 살아있는 순간에 이런 토양 액화의 거대한 흙더미가 덮쳐 파묻혔다는 거죠. 대홍수의 증거가 그랜드 캐년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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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도로 홍수가 컸다는 말을 하려고 말이 장황했네요. 노아 형, 홍수와 방주 중에 무엇이 더 클까요? 제 결론은 이런데 혹시 맞는지 노아 형에게 확인을 받고 싶네요. 홍수는 지구를 덮는 전 지구적인 대재난이지만, 저는 홍수보다 형이 만든 방주가 더 크다고 생각했어요.
홍수가 아무리 수위가 높아도 방주는 최고 수위 위에서 끄떡없이 있었잖아요. 방주보다 더 높은 홍수는 없었거든요. 홍수로 산 정상보다 7미터 수위가 높아도 방주는 꿈쩍없이 항해했거든요. 그 많던 물이 다 빠져도 방주는 아라랏 산에 정박했지요. 방주는 깨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홍수보다 방주가 더 크다는 것이 형 이야기가 들려주는 메시지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죄의 대가 크기가 컸지만, 방주는 더 높이, 더 오래 갔어요. 바울은 다른 버전으로 이야기 했지요. 롬 5:20,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 심판보다 구원이 큰 거죠.
물론 심판 없는 신앙은 방종에 이르지만, 성서는 심판보다 더 큰 구원을 한결같이 들려주지 않나요? 방주 전시관에서 방주를 처음 봤을 때 제가 유난히 좋아하는 노란 계란 꽃이 겹쳐져 보이는 듯했어요. 홍수 위를 떠다니며 계란 꽃처럼 흔들렸을 방주가 우리 모습 같았거든요.
아슬아슬한 거죠. 그런데 결코 좌초하지 않아요. 하나님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있는 것은 결코 없어요. 그 사랑보다 더 큰 것은 없어요. 그래서 홍수보다 방주가 더 크지 않을까요? 2008년, 과학자들이 한 실험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그들은 모형 방주를 만들었어요.
네모난 박스형이었는데 그 모형 방주를 인공 수조에 넣고 인공 바람, 파도로 방주에 강도를 높여가며 흔들었어요. 그런데 기울어지거나 전복되지 않았죠. 저는 생각해요. 이것이 Ship(배)과 Ark(방주)의 차이죠. 배는 속도를 위해 앞을 뾰족하게 유선형으로 만들어요.
속도는 빨라질수록 안전은 흔들려요. 그런데 방주는 속도와 무관하죠. 안전제일이 우선이죠. 방주의 사명은 오로지 생명 보존이죠. 방주는 홍수기간 150일, 물 빠진 기간 220일 합해서 370일 전무후무 항해를 했지요. 그러나 홍수가 아무리 커도 방주만 못했어요.
하나님 긍휼을 못 꺾죠. 방주 전시관에 가서 제가 찾아본 것은 선장실이었는데 없더라구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노아의 연구실은 있더라구요. 형은 연구는 했을지언정, 운전대는 안 잡았죠? 맞나요? 방주 항로를 잡으신 분은 오로지 하나님이신 거죠?
어지럽혀진 수면 위, 길이 보이지 않은 홍수 위, 수면 아래로는 자동차 속도의 물살이 수면 위에는 비행기 속도의 쓰나미가 덮치는데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그 위를 항해하는 손길은 하나님 손길인 거죠. 그래서 방주의 항로가 홍수보다 더 커요. 하나님께서 하셨거든요.
370일 동안 지속된 방주 항로 길이는 그 어떤 홍수보다 더 컸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여전히 생존해 살고 있는 우리 아니겠어요? 사실은 과학자나 지질학자 도움이 없어도 저는 방주가 홍수보다 더 크다는 것을 믿어요. 나 같은 사람도 믿게 해 주시는 것이 그 증거거든요.
이런 이유로 세상 풍파는 방주같은 교회를 덮치지 못한다고 확신해요. 세상 풍파에 귀를 빼앗기지 않고 방주인 교회에서 꿈 꾸려구요. 홍수보다 더 큰 방주 짓는 꿈 말이예요. 수십 년 방주 지었던 꿈으로 살아온 노아 형 처럼 말이예요. 그럼 형의 응원을 기대하며 이만 총총~
세상이 온통 봄꽃으로 흐드러진 뉴욕에서
하나님 가족인 아우 조원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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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의 러브레터
성서의 인물들에게 쓰는 러브레터 시리즈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그분들께 편지를 쓰면서 신앙과 신학적 대화를 시도하려고 합니다. 편지가 주는 자유로움이 얄팍한 인식의 껍데기를 벗기고, 그분들이 받았던 생살처럼 보드라운 메시지의 따뜻한 위력을 만나 보길 기대합니다. 성령님께 기도하고 성서를 읽으며 만나게 될 소중한 거인들을 함께 만나는 장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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