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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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종민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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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즈음 즐겨보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하나 있습니다. 최강야구라는 프로그램인데 한 시대 한국 야구에서 이름을 날렸던 선수들이 다시 모여 고등학교,대학교,실업팀, 독립리그 팀의 선수들과 경기하는 모습을 담은 예능프로그램입니다.
이십 대 삼십 대를 지나 사십대 중반의 나이에 젊은 선수들과 경기한다는 것이 체력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많은 감동을 받습니다.
누구의 말대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전성기 시절 못지않게 경기를 치르다가도 때로는 아들 뻘 되는 고등학교 선수들에게나 대학교 선수들에게 패배 했을 때는 자신들의 실력을 용서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위기 속에서 팀원들이 하나가 되어 그라운드를 뛰어다니고 한 방의 홈런을 통해 역전 드라마를 펜들 앞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이요 감동의 모습을 보여주곤 합니다.
비록 예능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주는 모습이지만 전성기 못지않게 진지하게 그리고 몸을 사리지 않고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열정을 배우고 싶고 저도지치지 않기를 소원해 보곤 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인생의 퇴장이라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위에 언급한 야구선수들도 한 때는 펜들의 성원에 힘입어 그라운드를 누비며 많은 연봉을 받고 행복했었을 것입니다. 그러던 그들에게도 은퇴라는 시간을 통해 펜들 곁을 떠나야만 하는 때가 있었습니다. 어떤 선수는 은퇴하고서도 펜들에게 오랫 동안 좋은 기억으로 남았겠지만 어떤 선수는 펜들의 기억 속에서 사리지고 다시 보고 싶지 않는 존재가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어디서 차이가 있습니까? 현역 시절에 얼마나 성실하게 그리고 열심히 했는가 그리고 사고 치지 않고 잘 마무리 했는가? 하는데 있습니다.
최강 야구 팀에 사번 타자로 뛰고 있는 이대호 선수가 부산 사직구장에서 현역시절에 뛰었던 롯데자이언트 팀 하고 게임을 하던 날 중계 카레라가 이대호 선수의 발목 부상을 막기 위해 착용한 보호대를 경기장 전광판에 크게 클로즈업을 했습니다. 거기에는 팬들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짧게 수를 놓았는데 그 말귀는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웠습니다 라는 문구 였습니다. 사직 구장을 찾은 많은 펜들이 전광판을 통해 그 글귀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우레와 같은 박수를 이대호선수에게 보냈는데 그에 화답하듯 바로 홈런을 치는 장면은 장관이었습니다. 일루를 돌아 홈베이스에 도작하여 선수석에 들어갈 때까지 모든 펜들이 일어나 기립 박수를 보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오랫동안 기억하면서 우리들의 삶도 목회도 이렇게 마치고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벅찬 감동을 주는 인생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를 생각했었습니다.
주위에 보면 젊은 시절 주를 위해 땀 흘리며 수고하셔서 아름답게 목회를 하셨던 선배목사님들의 퇴장이 아름답지 못함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당신이 개척하고 목회하셨던 교회를 가고 싶어도 가시지 못하는 모습을 뵈면 얼마나 마음이 안타까운지 모릅니다.
마지막 은퇴시점 까지 잘 달려오셨는데 작은 욕심을 내려 놓지 못하셔서 지나온 헌신과 수고의 가치가 퇴장하는 시기에 땅에 떨어져 사람들에게 많은 아픔과 상처를 주고 떠나가는 모습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잊혀져 버리는 존재로 살아가시는 것을 보면 슬퍼집니다.
성도들에게는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고 한 평생 강조하셨지만 정작 본인은 그렇게 살지 않으셔서 퇴장하는 모습이 아름답지 못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 지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도 보게 됩니다.
제가 신학교 다니던 시절만 해도 선배목사님들의 삶은 지금처럼 풍족한 삶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선배목사님들이 후배들이 닮고 싶은 모델들이셨고 존경받는 분들이셨습니다.
지금 보다 신학적인 지식은 없었어도 그분들의 삶은 오직 예수를 위한 삶을 살려고 애를 쓰셨던 모습들이 있으셨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퇴장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은 오늘의 삶의 모습과 자세가 분명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다를 것입니다. 나의 하루하루의 시간들을 우리 주님이 보고 계시고 멀지 않아 나에게도 퇴장의 시간이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은 말과 행동도 다를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사역에서의 퇴장이든 인생의 퇴장이든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사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목회의 성공이나 삶에서의 성공만을 위해 사는 삶이 아니라 주님 앞에 서는 날 어떤 모습으로 설 것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사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매년 맞이하는 년 말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런 시간들이 우리들에게 찾아올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어떤 분에게는 올해가 인생의 마지막 시간이 되어 퇴장하는 삶이 될지 모릅니다.
매일 매일이 나의 인생의 퇴장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남은 삶을 산다면 분명 누군가에게는 변화와 도전을 주는 삶이 될 줄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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