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학 이야기

 

Summer Break(3)

조경현 0 2018.08.06 22:38

Summer Break(3)

한국에 온지 두어 달이 넘어간다. 원래는 계획에 없었던 한국 방문이었는데, 치아 치료가 필요해서 급히 귀국했다. 다행이도 치료는 모두 마치고 덤으로 논문 서베이도 거의 마쳐간다. 모두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다시 미국으로 돌아 갈지에 대해선 두 맘이 갈등한다. 미국에 있을 땐 느끼지 못한 묘한 감정이다. 꼭 되돌아가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다. 답은 뻔하다. 가야 한다. 반드시 마무리 지어야 한다. 이럴까봐 나의 모든 짐들은 시카고에 놔 두고 왔다.

사실 이런 갈등을 하는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가족들에게 미안하기 때문이다.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있는데, 아내에게 맡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내가 동의는 했지만 막상 현실에 붙딛치니 장난이 아니다. 둘째는 진로이다. 공부를 다 마친다고 뽀족한 길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이것이 나를 더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 셋째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한국의 여름은 무더울 뿐만 아니라 습하다. 금년에는 예년과는 달리 섭씨 40도까지 올랐다. 사람들이 아우성이다. 정부에서는 전력 누진세도 완화한다고 한다. 111년만에 관측한 최대의 무더위. 아마 담 주부터는 가을을 느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 더위와 싸우고 있는 것이다. 고비는 넘겼다.

내가 있었던 시카고는 한국처럼 덥지는 않다고 한다. 그런 시카고가 요즘 그리워지고 있다. 그곳에서 지냈던 1년 6개월. 그곳에 가면 내년 5월까지(졸업) 머물러야 한다. 물론 먼저와 같이 학교와 아파트, 도서관, 그리고 교회 등을 오가겠지.

인생에 있어 때로는 내리막 길을 갈 때도 있고 평평한 길을 걸을 때도 있고, 그리고 오르막 길을 오를 때도 있다. 지금은 내게 있어서 오르막 길을 오를 때이다. 이후에 나의 길이 어떻게 열릴지 모르나 지금은 아무 생각없이 걸어야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카페는 시원하다 밖은 여전히 후덥지근하다. 그러나 약간의 바람이 있다. 이 바람이 가을을 재촉하는 것일 뿐 아니라 나의 길을 여는 바람이길 기대해 본다. 내가 기대하는 것은 오직 위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이다. 아버지께서 예람이의 길도 활짝 열어 주시길 기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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