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학 이야기

 

나의 유학 이야기(12)

조경현 0 2019.02.19 22:19

시카고대학교

 

그해 4월 나는 맥코믹신학교 부근으로 이사를 온 후, 나의 삶의 질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하였다. 우선, 나 홀로가 아닌 룸 메이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삶의 활력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CTU하우징에서는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지만, 이곳에서는 주변 사람들이 있어 더 이상 홀로가 아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인사할 수 있는 이웃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게다가 시카고대학이 나의 숙소와 이웃해 있어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 할 수 있어 에너지도 충전 받을 수 있었다. 시카고대학교는 100여 년 전만 해도 무명의 학교였다고 한다. 당시 석유사업으로 부자가 된 록펠로가 이 학교를 인수하기 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학교였지만, 그가 이 학교에 막대한 자금을 기부하면서 학교가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노벨상을 이 학교 출신들이 가장 받이 받았다고 한다. 
  
나는 바로 이 학교 부근에 사는 것만으로도 자랑거리지만, 이 학교의 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었다. 물론 맥코믹신학교(MTS)와 루터란신학교(LSTC)가 있지만, 이곳은 신학교였기에 여러 면에서 시설이 충분치 않았다. 그러나 시카고대학교는 일반 대학이며, 그 시설은 다양하기에 맘껏 누릴 수 있었다. 우선, 식당은 그 규모가 거대하며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앞으로 차차 식당 이야기는 다시 하겠지만, 내가 알기로는 이 대학교 안에 거대한 식당이 두 세 개 있다. 나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이 식당의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두 번째는 학교의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유학생활을 하다 보면 건강을 챙기지 못할 수 있다. 그런데 운동은 건강과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활동 가운데 하나이기에 유학생들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전에는 주로 걸었다. 그런데 이 학교의 운동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정보를 알고  운동을 시작했는데, 비용은 한 달에 15-17불로 저렴하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헨리 크라운 필드 하우스(Henry Crown Field)는 약 100년 전에 지어진 건물로서 운동 시설이 실내에 있다. 트랙을 비롯한 근력 운동 기구들이 다양하게 있고, 또한 운동을 마치면 샤워까지 할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이 만족스럽다. 한 가지 에피소드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샤워를 하려면 타월이 필요했는데, 물어보니 유료라고 하였다. 어쩔 수 없이 타월을 가지고 다녀야만 했다. 그런데 최근에 다시 이용을 하게 되어 타월에 대해 다시 물어 보았더니 무료를 서비스를 해 준다고 하니 무엇이 바뀌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이곳에서는 무슨 일들이 경우에 따라 바뀌는 경우가 있기에 한 번 안 된다고 포기 치 말고 계속적으로 시도하다 보면 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그리고 내가 이 학교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잘 사용하는 곳은 도서관이다. 처음에는 이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는데, 우연찮게 외부인들도 가능하다는 정보를 듣고 지금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되었다. 시카고대학교는 작은 도서관들이 각 단과대학 별도로 있지만, 이곳 레겐스타인은 대학의 중앙도서관이다. 처음 이곳의 서고(stack)에 들어가면 장서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이 도서관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두 번째 학기가 시작되면서부터 였다. 각 과목의 페이퍼를 작성하려면 자료가 필요했는데, 내가 속한 학교에서는 자료의 한계를 느꼈으나, 이곳에서는 왠만한 자료들은 거의 다 접근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곳을 찾게 되었는데, 감사하게도 주변의 학교 등록한 학생들에게도 이 학교 학생들처럼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었다. 이용하는 방법은 자신이 속한 학교에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증명서를 가지고 오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아이디를 발급해 준다. 게다가 인터넷 와이파이까지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이 얼마나 대단한 혜택이던가. 
  
아마도 시카고에서의 유학생활이 마치면 맥코믹 보다는 시카고대학교의 추억이 더 많이 남지 않을까 싶다. 나는 지금도 도서관 2층에 쉬는 시간에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시카고대학교는 내게 추억의 참 좋은 장소 가운데 하나로 남을 것이 틀림없다. 
  
이 밖에도 시카고대학에는 꼭 방문할 곳이 몇 곳이 있다. 여기에는 옛 시카고신학교 건물이 리모델링 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 학교는 한국 교회와 신학교에서 상담학으로 공헌하는 훌륭한 학자들을 배출한 학교이다. 예를 들면, 정태기, 림택권이 바로 이 학교 출신이다. 이 건물의 특징은 높은 탑이다. 나는 이 배경을 가지고 찍어 두었던 사진들이 제법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소개하고 싶은 곳은 오리엔탈 기관이다. 이곳은 중동의 박물관 정도로 보면 된다. 시카고대학교는 경제학이 유명하지만 고고학 또한 유명한 분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기관을 설립하여 많은 고고학 자료들을 전시하고, 가끔 특별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참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곳이다고 생각한다. 
  
시카고대학교, 나의 유학생활에 빼 놓을 수 없는 아름다운 곳이다. 4월이 되면 캠퍼스 이곳 저곳에서 아름다운 봄 꽃들이 피어날 텐데, 나는 지금 그때를 기다리는 신부처럼 설레고 있다. 세월은 가고 젊음도 가지만, 시카고 캠퍼스는 대를 이어서 미국과 세계에 공헌 할 수 있는 위대한 인물들을 계속적으로 배출할 게다. 혹시 나의 후손들 가운데도 이 학교로 유학을 오지나 않을까 해서 이 학교를 나는 더욱 사랑 하련다. 

 

사진(옛 시카고신학교(CTS)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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