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학 이야기

Winter Break(2)

조경현 0 2019.01.11 10:12
갑작스런 귀국

아내가 한국으로 드 간 빈 자리가 크다. 우선, 나의 비좁은 삶의 빈 공간이 넓게 느껴진다. 냉장고에 해 두었던 반찬들이 널브러져 있다. 게다가 나의 맘은 텅 비웠다. 하지만 남은 기간 논문에 매진해야 할 때, 어제 저녁 한국에서 급전(문자)이 왔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것.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이 스쳤다. 이제 초 집중해야 할 때인데 논문은 어떻게 하지, 내가 섬기던 교회의 새로운 프로그램은 누가 진행하지, 그리고 주말마다 돌보던 그 어르신은 어쩌고. 하지만 컴퓨터에서 잘못 키(Enter key)을 누름으로 데이터가 지워지는 것처럼 이 모든 것은 나의 뇌에서 한꺼번에 지워져 갔다. 그리고 나는 인터넷에서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오헤오(O’Hare)에서 인천(Seoul)으로 가는 직항(Ticket)을 구할 수 있었다. 해서 오늘 밤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나의 아버지는 한 평생 가족을 위하여 일만 하셨다. 그리고 교회에서는 순전한 장로로서의 책임을 다 하셨다. 그렇다고 교회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신 분은 아니셨다. 다만 담임목사가 목회를 잘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전적으로 지지해 주는 정도였다. 

이런 아버지가 쓰러진 것은 약 6년 전, 그의 나이 80세 정도에 직장(호텔)을 다니시다 스트레스를 받으시고 쓰러지셨다. 그리고 집에서 요양 중에 뇌졸증(Stroke)이 와서 병원에 가니 이미 골든 타임(Golden time)을 놓쳤기에 지금까지 요양원에서 편마비가 와서 요양 중에 계셨던 것이다. 그러다가 최근에 폐렴(Pneumonia)이 와 기력이 약해 지시고 호흡이 힘들어 더이상 손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 어쩌면 내가 가는 도중에 아버지는 임종하실 수도 있을 게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좀 더 오래도록 우리와 함께 살았으면 하지만, 그것이 어찌 우리 뜻대로 된다 말인가. 하늘의 그 분이 부르시면 우리는 손에 든 모든 것을 내려 놓고 가야하는 인생이 아니던가. 그래도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천수를 다 누리고 가시는 것, 삼형제의 가정이 주 뜻대로 살고 있는 것, 그리고 어머니(초기 치매를 앓고 계심)보다 먼저 하늘나라 가시는 것,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모든 것이 감사 뿐이라. 

바라기는 내가 도착할 때까지 살아 계셨으면 하는 것이고, 아버지 장례절차가 은혜가운데 잘 치루는 것이다. 난 아버지가 더 이상 고생 치 않고 이 땅의 장막에서 저 천국으로 옮겨 가셨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맘이다. 그것이 우리의 신앙의 고백이고 소망이지 않은가!? 부디 주의 은혜가 이번 여행길에 있길 기대하며 기도한다.

사진(윌리암스, 켄터키 노아의 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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