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12일(월) 저녁에 미국장로교(PCUSA) 동부한미노회가 "필그림교회 관련 기자 회견"을 했다. 기자 회견의 주요 잇슈는 교단 관계 해소의 절차와 진행에 관한 문제, 필그림교회의 미국장로교단 탈퇴 선언 후의 소송 관련 문제, 필그림교회 건물의 매각 추진 및 진행에 관한 문제로 대별할 수 있었다. 복음뉴스는 동부한미노회의 "필그림교회 관련 기자 회견"에서 다루어진 잇슈들에 대하여 순차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첫 번째로, 교단 관계 해소 절차와 진행에 관하여 살펴 보았다. 두 번째로 필그림교회의 미국장로교단 탈퇴 선언 후의 소송 관련 문제를 다루려고 한다.
소송을 누가 제기했나?
동부한미노회는 세상 법정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 필그림교회라고, 필그림교회는 동부한미노회가 세상 법정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의 말이 맞는가? 세상 법정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동부한미노회이다. 누가 소송을 제기했느냐는 법원의 서류에 표기되어 있는 원고가 누구냐를 보면 분명해진다. 소송 관련 서류에 "원고"(Plaintiffs)로 표기되어 있는 측이 소송을 제기한 측이다. 때문에, 동부한미노회가 필그림교회가 소송을 제기했다고 하는 말은 옳지 않다. 그런데, 왜 동부한미노회가 필그림교회가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하는가?
2017년 8월 중순, 필그림교회가 미국장로교단 탈퇴를 선언하고, 양춘길 목사 등이 동부한미노회에 관할권 파기를 통고한 후에, 동부한미노회는 필그림교회 측에게 건물 등을 동부한미노회에 넘기라고 요구했다. 필그림교회는 동부한미노회의 요구를 거부하고, 동부한미노회가 재산권을 요구하려면, 쉽게 말해서 우리(필그림교회)는 교회 건물 등이 우리 소유라고 생각하는데, 당신들(동부한미노회)이 (필그림교회의) 건물 등이 당신들 소유라고 생각하면 "소송을 하라"고 했었다.
동부한미노회가 건물 등에 대한 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세상 법정에 간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다른 방도가 없었다. 필그림교회의 주장을 인정하고 재산권을 포기하거나, 소송을 통하여 재산권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거나, 양자택일을 해야 했었다. 동부한미노회가 재산권 확보를 위하여 취할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선택이 소송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을 인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필그림교회가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필그림교회는 재산권을 포기했나? 건물에서 쫓겨났나?
필그림교회(지금의 필그림선교교회)가 파라무스에 있는 교회 건물을 떠난 것을 두고 "재산권을 포기했다"고 주장하는 필그림선교교회와 "법원의 명령에 따라 쫓겨난 것"이라고 주장하는 동부한미노회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다. 12일(월)에 있었던 동부한미노회의 "필그림교회 관련 기자 회견"에서 가장 뜨거운 잇슈였다.
필그림선교교회가 교회 건물 등 재산권을 자발적으로 포기했느냐, 아니면 동부한미노회와의 법정 싸움에서 패했기 때문에 쫓겨난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은 필그림선교교회의 리더쉽 그룹, 좁혀 말하면 양춘길 목사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필그림선교교회는 재산권을 포기했나? 건물에서 쫓겨났나? 진실 게임과도 같은, 이 질문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이야기를 소개한다.
2017년 6월 중순이었다. 필그림교회가 미국장로교단 탈퇴를 결정한 공동의회가 있기 두어 달 전 쯤의 일이었다. 양춘길 목사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조언을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교회 행사 등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같이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경우는 몇 차례 있었지만, 둘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하기는 처음이었다.
양 목사가 "아무 이야기나 듣고 싶습니다" 라고 했다. 글을 쓸 때보다도, 말을 할 때 더 직선적인 내 성격이 그대로 나타났다. "다 버리셔야 합니다. 빨리 버리셔야 합니다. 재판에서 이기지 못합니다. 실기하시면, 명분도 잃습니다." 내가 양 목사에게 한 말이었다. 내 말에 양 목사가 말을 이었다. "알고 있습니다. 교인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당장 떠나자고 하는 교인들도 있고, 끝까지 싸우자고 하는 교인들도 있습니다. 교인들의 생각이 하나로 모아질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어 달 후, 필그림교회는 미국장로교단 탈퇴를 선언했고, 동부한미노회와의 소송전이 시작되었다.
2017년 12월 중순이었다. 필그림교회에서 동성애 관련 세미나가 있는 날이었다. 양춘길 목사가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여기 오시나요?" 라는 내용이었다. 필그림교회에서 있을 동성애 관련 세미나에 취재를 오느냐는 물음이었다. 할 이야기가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세미나가 끝난 후, 양 목사와 마주 앉았다. 두 번째 만남이었다. "(소송)계속하실 건가요?"라고 물었다. "여기까지... 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더는 나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동부한미노회와의 소송에서 지더라도 상급 법원에 항소하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열흘이 채 되지 않아, 법원은 동부한미노회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틀 후, 2017년 12월 24일, 필그림교회는 공동의회를 열어 동부한미노회와의 소송을 중단하고, 건물을 포함한 모든 재산권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양 목사의 거짓말
법원이 동부한미노회의 손을 들어 준 후에, 필그림교회가 가압류 집행 명령 유예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필그림교회가 가압류 명령 집행 유예를 신청했는지 확인해 달라"는 부탁을 동료 기자로부터 받았다. 양 목사가 "하지 않았다"는 답을 보내왔었다. 12월 24일, 필그림교회가 동부한미노회와의 소송전을 계속할 것인지, 중단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공동의회를 취재하고 있을 때였다. 동료 기자가 "집행 유예 신청을 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주세요"라는 부탁을 해 왔다. 양 목사에게 다시 물었다. "안 했습니다."는 답이었다. 재차 물었다. "목사님, 동부한미노회에서 (필그림교회가 집행 유예 신청을 한) 사본을 보내왔답니다." 그 말을 듣고서야, 양 목사는 가압류 집행 유예 신청 사실을 인정했다.
왜 그랬을까?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는 일인데, 양 목사가 왜 거짓말을 했을까?
동부한미노회의 "필그림교회 관련 기자 회견"이 있은 지 이틀 후, 14일(수) 오후에 양춘길 목사를 만났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만남과는 달리, 복음뉴스 기자가 요청해서 만났다.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첫 번째와 두 번째 만남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기사에 포함해도 괜찮을런지를 물었다. 그 때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확인했다. 가압류 명령 집행 유예 신청 사실을 왜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는지를 물었다. 양 목사는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양 목사가 "제가 어려서 이민을 왔습니다. 1세들의 사고 방식이나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 때나, 어떤 이야기라도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손을 내밀었다.
양 목사와 헤어져 자동차를 운전해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두 가지 생각에 빠져 들었다.
양 목사가, 가압류 집행 유예 신청 사실을 왜 숨겼을까? 숨길 일이 아닌데... 사물 등을 옮기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하면 되는 일인데... 동부한미노회는 그런 일이라면 자기들에게 부탁해도 되는 일이라고 했지만, 그쪽에 구차한 부탁을 하고 싶지 않아서 법원에 집행 유예를 신청했을 수 있는데, 왜 거짓말을 했을까? 신뢰를 잃게 하는 것은 사소한 거짓말인데...
필그림선교교회는 건물을 비롯한 재산권을 포기한 것일까? 동부한미노회와의 소송에서 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난 것일까? 복음뉴스 기자와의 두 번째 만남에서 양 목사가 했던 말이다. "재판의 결과가 나오면... 우리 해 볼 것 다 해 봤지 않느냐? 교회도, 노회도, 헌금을 재판하는 데 써서는 안된다. 그렇게 교인들을 설득하면... 그 때가 되면, 교인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질 것입니다."
필그림선교교회가 포기한 것일까? 쫓겨난 것일까?
김동욱 기자ⓒ 복음뉴스(BogEumNews.Com)
이르되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놓고 공궤를 일 삼는것이
마땅치 아니하니" 행 6:2
예수님께서 맡겨주신 사명,
영혼구령, 양떼를 목양하는
일을 충실히 감당하는
목사님들 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