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가던 날
한국에서 들었던 미국내 한인 교회에 대해선 어느 정도 그 분위기를 알고 있었으나 피상적인 정보였다. 실제로 한인 교회의 분위기나 관계는 나의 추측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렇다고 어느 정도는 짐작한 대로 였다. 그러나 미국 주(State)마다 그 정도가 모두 다르기때문에 내가 섣불리 한인 교회에 대해 판단하거나 단정지어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 미국에 도착하면서 교회 출석에 대해서 약간의 어려움이 있을 거란 생각을 하였다. 왜냐하면, 시카고에서 목회하는 지인들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몇 몇의 지인들이 목회를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한국에 드 가거나 타 주로 옮겼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주일 날 교회에 출석하지 않을 수 없었고, 미국 현지인 교회에 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이곳 시카고에는 수요일에 도착했으니 금요일부터 가고 싶은 교회를 찾아야 했다. 일단 내가 직접적으로 아는 목사님은 아니었으나 우선 그 교회에 연락하기로 하고, 사무실에 전화를 하니 시카고 남쪽으론 교우들이 사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픽업이 곤란하지만 한 번은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 해서 그 주일은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릴 수 있었으나 문제는 계속해서 그 교회에 출석할 수 없었다. 내가 아직 자동차가 없었고, 내가 목사이기에 담임목회자도 썩 반가워하는 눈치는 아니었다(어쩌면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
그리고 또 한 주간이 시작되어 수업에 집중하다가 다시 주일이 가까워져 갔을 때, 교회 출석이 생각났다. 난 다시 처음에 출석한 그 교회에 가고 싶었지만, 그 주중에 픽업이 곤란하기 때문에 다른 교회를 알아보라는 불쾌한 전화를 받았을 땐 한인 교회의 수준을 판단하는 것 같아 심히 마음이 복잡하였다. 그러나 어쩌랴 사정이 그렇다니 다른 교회를 수소문 하다가 북서쪽의 **장로교회의 담임목사와 연락이 닿았다. 내가 교회에 출석하고 싶다고 밝혔더니 올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것은 무디 신학교 학생들이 팀으로 교회에 오는데, 그 틈에 끼어 오라는 것. 난 알겠다고 하고 그 주일은 그 교회에 출석하여 예배를 드렸으나 역시 처음이자 마지막 예배가 되었다.
내가 이렇게 나의 교회 출석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인 교회는 우선, 자동차가 없으면 내가 원하는 교회에 출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자동차가 사치품이 아니라 필수품이다. 어디를 가려면 우선 자동차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자동차가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둘째는, 한인들은 누구로부터 부담을 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 이유를 일 년 정도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었다. 그래서 전화 한 통 누구에게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누가 한국에서 온 낯선 목사를 매주마다 픽업이나 라이드 해 줄 수 있을까!? 마지막은 나이든 목사가 교회에 출석하는 것은 교회에 득이 되지 않았을 거다. 이건 목사들만의 세계에서만 이해 할 수 있는 문제이니 이쯤 해서 넘어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아무튼 나는 이렇게 해서 두 번째 교회도 더 이상 다닐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난 다시 이곳 저곳 아는 곳이 있을까 교회를 찾아 보았으나 뾰족한 묘안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데 어찌 어찌해서 드*교회의 목사님과 통화하면서 시카고에서 병원 채플린이며, 얼마 전에 노인들을 대상으로 목회하시는 한 여자 목사님을 소개 받았다. 난 당장 연락처를 받아 전화했더니 목사님이 반갑게 대응해 주면서 주일날 오면 자신을 만날 수 있다고 하였다. 이것이 내겐 복음이었다.
이렇게 해서 만난 교회가 미션사랑방교회이다. 이 교회는 2016년 11월에 창립되었다. 담임목사는 맥코믹신학교를 졸업한 박미섭 목사이며, 이 교회의 창립 목적은 시카고의 노인들의 전도와 양육을 위해서 였다. 내가 이 교회에 처음 찾았을 때가 2017년 2월 인 듯 하다. 다행스럽게도 교회는 버스와 전철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그러나 약 2시간은 가야 하는 거리다. 사실 한국에서도 이 정도 거리의 병원을 섬겼으니까. 그리 멀다고 느끼진 않았다.
내가 처음 교회를 찾아가는 날은 그리 춥진 않은 날씨였다. 시카고의 날씨가 워낙 변화 무쌍하여 언제 다시 찬 바람이 불지 모르지만, 그래도 다닐 수 있는 날씨였다. 나는 숙소에서 #6번을 타고 해리슨역에서 내려 다시 전철(다시 한 번 갈아 탐)로 갈아 타고, 종착역인 킴볼(Kimball)역에 내려 #81번을 타고 로렌스 어느 곳에 내렸다. 바로 그곳에 상록회라는 시카고한인노인협회라는 간판이 보였다.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모인 분들은 노인 5-6명. 나까지 6-7명이 전부였다. 그날 나는 그 교회의 교인이 된 셈이다. 그 후로 계속 이 교회에 출석했으니까.
예배를 드린 후 담임이신 박 목사님을 만나 교회의 창립과 상록회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시카고에 많은 교회가 있지만, 이런 목적으로 창립된 교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 난 기꺼이 그 비전에 동의했으며, 지금까지 계속해서 그 교회를 섬기게 된 것이다. 그것도 협동목사로서 말이다.
교회의 특징이 있다면, 우선, 노인들이 모이는 교회라는 점, 둘째는 매달 1회는 야회 예배를 간다는 점, 셋째는 거의 매주 예배 후에는 가까운 맥도널즈나 양로원, 병원 등으로 심방을 다닌 다는 점 등이다. 앞으로 교회와 관련된 글들이 종종 발견할 수 있을 게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노인들이 교회에 모이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교회는 그래도 시카고 몇 교회로부터 후원을 받음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쓰임 받는 교회가 되길 위해서 지금도 열심히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