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장 가문 출신이면서도 정통적인 제사의식(=성전의 동물제사)과는 전혀 상관없는 “회개와 물세례(=요단강)”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죄 사함의 은혜를 전파하는 세례요한을 향한 여러 가지 질문들에 대하여, 세례요한 자신은 (1) “나는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 (...)” (2)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고 대답했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세례요한의 대답들 중에서 “나는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를 묵상합니다. “당신이 베푸는 세례는 무엇이고, 그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하는 바리새인들의 질문에 대하여, 바로 위의 말씀으로 세례요한은 대답했습니다. 구약에서 물로 씻어 정결하게 하였던 의식규례가 ‘그림자와 모형’에 불과했던 것처럼, 나(=세례요한)의 물세례도 그런 차원이라는 뜻입니다. 그림자와 모형은 그것이 가리키는 실체(와 원형)이 따로 있는 것처럼, 내가(=세례요한이) 물로 베푸는 세례도 그 실체가 따로 있다고 대답한 것입니다. 진정한 세례는 물이 아니라, 성령으로 베푸시는 세례라는 뜻을 담고 있는 대답입니다. “나도 그를 알지 못하였으나 나를 보내어 물로 세례를 베풀라 하신 그이가 나에게 말씀하시되 성령이 내려서 누구 위에든지 머무는 것을 보거든 그가 곧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는 이인 줄 알라 하셨도다.”(요 1:33). 가장 쉽게 한마디로 말하면, 세례요한이 베푼 세례(=물세례)는 진정한 세례(=성령세례)를 가리키는 표시일 뿐이라는 뜻입니다. 세례요한의 물세례도 당시에는 비록 기존의 종교적인 형식과 틀을 깨뜨리는 독특하고 새로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것조차도 그림자로서 그 실체를 증거 하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세례요한은 자기는 참빛이 아니요, 참빛은 그의 뒤에 오시는 분이라고 증거 합니다. 요한복음 1장 8절에 따르면, “그는 이 빛이 아니요 이 빛에 대하여 증거 하러 온 자라.”고 밝혔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말씀 “나는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하는 표현은 그 뒤에 엄청난 표현을 생략하고 있습니다. 바로 “나는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 (내 뒤에 오시는) 그분께서는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것이다.”하는 뜻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온 인류와 죄인들을 향하여, 성령을 부어주셔서 새로운 마음과 눈으로 피조세계를 바라보고 접근하길 바라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살필수있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