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전 난 후러싱 유니온 상가 지하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하였다, 당시 함께 했던 2가정이 우리교회 개척 멤버였다. 물론 2가정이라야 교인3명과 사모, 그리고 우리 2아이들이 전부였다.
그렇게 처음부터 어렵게 시작한 교회였지만 그래도 8개월을 잘 유지해 나갔다.
그러던 어느날 모교회 목사님께서 교회를 통합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통합의 이유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나더러 교회 도맡아 해보라는 것이었다. 물론 통합을 원했던 교회는 제법 성장한 중형교회라 할까, 그런 교회에서 통합하자는 제안은 나에게 구미에 당기는 찬스라고 여겨졌다. 그래서 우리교회 간판을 내리고 모 교회와 통합을 선언했다. 그런데 이 문제가 화근이 되어 개척 멤버였던 3명의 교인이 교회를 떠나버린 것이었다.
교인이 떠나가자 통합의 의미가 사라진 것이었다. 결국 교인이 없는 교회로 전락한 것이었다.
교인이 없으니 다시 상가 건물을 임대할 이유도 없어졌고, 렌트할 돈도 없고 의욕마져도 상실되어 버린 것이 그때의 비통함이었다.
남이 일구어 논 교회를 손쉽게 이어받으려는 얄팍한 잔재주가 오히려 치명타를 맞게 된 것이었다. 그런 비통함을 안고 가족들끼리 집에서 예배를 드렸다, 다행히도 처제가 함께해 준 덕분에 교인이 1명은 있는 셈이었다, 그렇게 얼마를 지냈을까
이런 나를 측은히 본 선배 목사가 나를 향해 쉽게 내뱉은 말이 나를 흥분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교회 개척이 장난인줄 알어, 기도도 없이 뭘 한다는 거야! 회개하라고...” 이 음성이 마치 하나님의 소리를 듣는 것 같았다. 나는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알리파크로 가서 기도하기 시작했다. 혼자서 미친 듯이 기도하면서 나의 미련함과 방자함을 철저하게 회개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어느날 엘머스트 지역에 오후예배를 드릴 교회를 찾는다는 정보를 듣고 그 교회를 찾아가 보았다. 지하 교회로 냄새가 심하게 올라오고, 예배실 외에 공간이 없어 어린애들을 가르칠 장소도 마땅치 않고 더욱이 주차할 공간은 거의 전무했고, 지역적으로 베이사이드에서 이곳까지 온다는 것도 부담이 되고, 또 렌트비도 싼 것도 아니고 뭐 교인이 한명인데 이곳까지 와서 예배를 드릴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었다. 주인 목사님께 “연락드리겠습니다.”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곳에서라도 예배를 드려야한다는 여러 사람들의 한결같은 말이 나를 답답하게 만든 것이었다. 난 아니다라고 해도, “언제까지 집에서 예배드릴 건가” 그렇게라도 시작해야 된다는 여론이 나를 피곤하게 하였던 것이다. 정말 0.1%도 그곳에 가서 예배드릴 마음이 없는데 새벽에 기도하면 그 예배처소가 적합하다는 느낌이 나를 사로잡는 것이었다.
결국 소개해준 목사님의 성화에 떠밀려 지하 예배실을 빌려 식구들끼리 첫예배를 드린 것이었다.
그리고 2주후 다른 교회에 다니셨던 집사님 내외분이 우리교회를 찾아온 것이었다. 그 집사님을 시작으로 다음주일 또 그 집사님의 소개로 또 한가정이 들어오고, 또 그 다음주일 전도사님이 들어오고 계속 매주일 새로운 성도들이 지하교회를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지역도 안 좋고 파킹공간도 없고, 냄새나는 예배실로 끊임없이 새신자들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불과 4개월도 안되어 30명이 넘는 큰 기적이 일어난 것이었다.
이게 사람이 하는 일일까, 나도 이해가 되질 않는 것이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밖에 달리 대답할 근거가 없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었다. 이렇게 우리 교회는 시작되었다.
그후에 20년 가까이 우리교회는 그때의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교회가 유지되어 왔다.
그러던 어느 해부터 교회가 어려워지면서 교인 한두 명씩 교회를 떠나가고, 어느 해인가는 한국으로 역이민을 가는 가정이 4가정이나 되었으니 교회가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 것이었다.
교회가 재정적으로 심한 압박을 받게 되면서 급기야 교회를 처분하는 방법 외에 다름 방법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교회 문을 닫고 다시 2가정이 우리집에서 예배를 드리는 20여년전 처음 개척할 그 당시로 다시 돌아가 버린 것이었다.
예배 처소가 없으니 새로운 교인들이 들어올 이유가 없고 또 들어오는 헌금이야 뻔한 것이고, 그렇게 되다보니 경제적인 어려움과 비통함이 20년전과 똑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지게 된 것이었다. 더욱이 세간에 떠도는 말은 이민교회는 한번 무너지면 일어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 되어버린 극한 상황이 대내외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었다.
그렇게 일년 반이라 긴시간이 흘렀고 나는 자포자기 한 상태에서 겨우 목사라는 타이틀만 가진 패배한 목사가 되어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 남아있는 2가정 중에 한가정을 하나님께서 축복하시면서 그 가정을 통해 후러싱에 허름한 지하실을 꾸며 예배처소를 만드는 기적이 일어났고, 그 지하교회를 세우고 나서 20년전과 똑같은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교인들이 매주일 지하교회를 향해 들어오는 것이었다, 용커스에서, 뉴저지에서, 커넷티컷에서 매주일 사람들이 우리 지하교회로 몰려오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아니 뭐가 대단한 교회라고, 뭐가 다른교회와 틀린 점이 있다고 도대체 사람들이 몰려올 하등에 이유도 없는 교회에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는 것이었다.
단지 예배공간 하나 뿐인 교회에, 그것도 히팅도 안나오는 교회에, 학생들이 따로 모일 장소도 없는 교회에 매주일 교인들이 들어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나는 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목회는 결단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신다, 그러기에 교인이 2명이면 어떤가, 아니 교인1명이면 어떤가, 그 몇 명 안 되는 그 목회가 바로 하나님께서 나에게 허락하신 구역이고 그 작은 목회에 감사하고 충성을 다할 때 언젠가 때가 되면 내게 맞는 양들을 하나님께서 보내신다는 이 사실을 결단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으로 네가 맡기리니 네 주인에 즐거움에 참여 할지어다,(마25:23)
이곳을 찾으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 목사님께서 써 주실 깊이 있는 글들이 우리 모두의 영혼을 살찌게 할 것으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