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나의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상기 목사 0 2017.03.23 07:46

30년 전의 일 이었습니다. 아무런 염려와 근심이 없어 보이는 노년의 여 집사님이 아들의 집을 방문해 달라고 간곡한 요청을 했습니다. 수년 동안 교회를 출석하셨음에도 그 말을 하시기 전까지는 집사님에게 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심방을 긴급하게 요청한 이유는 사랑하는 아들이 어려운 병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집사님의 아들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의 은혜로 서울에서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1980년대 미국에 유학을 와서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많은 사람이 원하는 자랑스러운 박사학위를 받고 이곳에서 군수산업회사의 중역으로 일하면서 돈도 많이 벌어 좋은 집에서 가정을 이루고 성공한 이민 가정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좀 사는가 싶더니 그만 죽을병에 걸리고 만 것입니다. 어머니와 함께 자동차로 1시간을 달려가 아들의 집을 방문했는데 우리를 조금도 반갑게 맞아주질 않았습니다. 당시의 분위기로는 어머니와 함께 하지 아니했다면 문전 박대를 당할 그런 분위기 였습니다. 지금까지 오랜 기간 목회를 해 오면서 그런 대접과 심방은 처음이었습니다.

 

도무지 예배드릴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기도를 하자고 권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집사님의 아들은 마주 앉은 필자를 향하여 묻지도 않은 말을 불편한 마음으로 이렇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나의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남들이 편히 쉬고 놀 때 밤을 새우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자리에 까지 올라왔습니다. 내가 만일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지 아니했으면 오늘의 나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예배드리러 가서 성경은 펴보지도 못하고 찬송도 부르지 못하며 기도도 하지 못하고 도리어 그 분의 심정과 영양가 없는 세상적인 말만 들어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법대로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어려운 문제도 다른 누구의 도움이 필요치 않다고 했습니다. 나는 나의 문제를 내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나는 그럴만한 실력과 자신이 있다면서 예배를 거부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서 기도의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그렇게 자신 있어 보이던 분은 자신의 병을 이기지 못하고 오래 가지 않아서 결국은 안타깝게도 명을 달리하고 말았습니다. 죽음과 동시에 그는 모든 것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던 학위도 아무런 쓸데가 없어졌습니다. 그가 소중하게 여기던 가정과 자녀 모두가 그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이룬 모든 것들이 자신을 지키며 행복케 할 것으로 믿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좋은 세상에서 부족함 없이 천년만년 영원할 것으로 믿었지만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공부도 많이 하고 세상 적으로는 실력이 많은 똑똑한 분이셨지만 그러나 그 분이 알지 못한 것이 있었습니다. 생명의 주인이 계신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세상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죽은 다음에 천국과 지옥중 하나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세상에 사는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임을 알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 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사람이 세상에 사는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천국을 예비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태어난 사람마다 다 천국에 가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이 귀한 것은 세상에 나지 아니한 사람은 천국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다가 아닙니다. 천국에 가기 위한 징검다리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는 동안 구원의 주를 만나는 것이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온 천하를 얻고도 구원을 얻지 못하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냐?” 세상에서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어리석은 인생이라고 성경은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는 남보다 잘나서 좋은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착각했습니다. 그에게 공부하는 지혜를 주시고, 환경을 주시고 미국에 유학을 허락하신 분이 인생의 생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셨던 것을 알지 못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평탄한 삶을 살아온 것이 전적으로 자신의 수고와 노력으로 알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기의 노력으로 좋은 병원, 좋은 의사, 좋은 신약을 찾아서 병을 싸워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자신했지만 그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생각으로는 그 어느 누구도 정해진 자신의 운명을 하루도 연장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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