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주진경] 가르친 보람 (敎言役行)

주진경 목사 0 2021.05.0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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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가르친 보람 (敎言役行) 

 

필자의 교사로서의 교수 경험은 대략 이러하다. 옛날 1970년대 예비고사를 준비하는 고등학교에서 1년간 졸업반을 가르쳤다. 그 고등학교가 설립된 후 11회 졸업생이 나오기까지 대학입학고사를 치루기 위한 예비고사에 합격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던 학교에서 졸업반을 맡은 것이었다. 학교 교사 경험이 전혀 없었던 필자가 가르친 그 졸업반의 60명중에서 19명이 예비고사에 합격하였다. 

 

나는 참으로 보람이 있었고, 즐거웠고, 그 학교에서는 대단한 칭찬을 받았다. 그 학생들은 대학을 거쳐 여러모로 사회에 진출하여 중진의 길을 걸었다. 1년간 가르치던 나는 그 후, 그 고등학교를 사임하고 고등공민학교와 병설 상업전수학교에 청빙을 받아, 가르치는 교단을 옮겼다. 고등공민학교와 전수학교는 정규학교를 못 가는 가난한 학생들에게 정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쳐 각기 국가검정고시를 거쳐 고등학교와 대학에 진출하도록 지도하는 학교이다. 고등공민학생은 새벽 신문 배달, 구두닦이, 넝마주이 같은 일을 하고, 전수학교 학생들은 낮에는 공사판에서 심부름, 노점에서 과일, 야채 등을 팔며 밤에 공부하였다. 이렇게 공부한 학생들이 모두 90% 이상이 국가검정고시에 합격하여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사회에 진출하였다. 

 

지금도 나는 이 제자들과 연락을 하고 있고, 이제는 그들 중 손자를 본 제자들도 있다. 가르치는 일은 즐겁지만 가르친 보람(敎言役行)이 있어야 한다. 보람이 있게 가르치려면 실력(가르친 바를 자기가 몸소 행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행함이 없는 믿음이 죽은 것이라는 야고보서 2장 17절의 말씀과 같이 행함이 없는 가르침이 배우는 자에게 체질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는 국경선교사역에서 (텍사스 국경 마을 사역과 멕시코 빈민선교 ) 돌아와, 신학교의 강의 요청에 따라 얼마동안 군소 신학교에서 강의를 한 바 있다. 복음서와 갈라디아서 로마서 등 ... 열심히 연구하며 가르쳤고 학생들도 매우 잘 들어주어서 보람이 있었다. 그러나 예배학을 강의하면서는 좀 마음이 무거움을 느꼈다. 이력을 밝히는데 예배학을 가르쳤다고 하기에는 참 쑥스러움을 감추어야만 했다 

 

이제는 은퇴하고 목회를 그만둔 지도 20년이 가깝고 내가 가르쳤던 제자들과 나란히 앉아 예배를 드리며 남은 날을 보내고 있다. 그 때마다 하나님이 물으시는 음성을 듣는 듯하다. “주진경, 네가 가르친 예배학대로 지금 너는 예배생활을 하고 있느냐?” 고... 나는 의당(義當) 가르쳤으니 가르친 대로 하고 있다고 대답해야 할 것이다. 그에 합당한 대답을 하기 위하여 나는 가르친 예배생활을 실천하는데 계속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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