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백의흠] 개혁가들의 길을 따라 1

백의흠 목사 0 2017.10.0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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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말의  New Jersey 사랑의 교회에서 열린 CRC 한인 총회에서 종교 개혁 500주년 기념 유럽 방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9월말부터 10월 초에 약 열흘간 가는데 2,200불 정도의 경비가 드는데 교단에서 750불 정도 보조를 한다고 말을 했다.

마음속 한편에는 가고 픈 생각도 있지만 이것은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다.

가게를 내가 비울 수가 없다.

내가 없으면 아내가 힘들다.

집에 와서 은영이에게 교단에서 유럽 방문이 있다고 말을 하고 잊어 버렸다.

그런데 4월달에 교단에서 유럽 방문에 대한 이 메일이 왔다.

유럽 방문 공문에 대한 이야기를 아내에게 하자, 아내가 나보고 가라고 한다.

나는 안 가겠다고 말을 했다.

그런데 아내가 자꾸 가라고 권한다.

내가 10년동안 가게를 하느라고 아무 데도 못가고 자기 엄마가 미국에 와서 여행을 할 때도 나는 남아서 가게를 지켰다고 좋은 기회인데 가라고 한다.

이 때부터 내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한번 가 볼까?”

그런데 사실 나 혼자 여행을 가는 것은 싫다.

여행을 가면 아내와 같이 가야지.

한국에 있을 때도 노회에서 목사들이 국내의 좋은 곳에 관광을 갔다 오면 내가 그곳이 마음이 들면 아내를 다시 데리고 와서 구경을 시켜 주었다.

아내가 없는 나 혼자의 여행은 반쪽짜리 여행이다.

여행을 한 것이 아니다.

 

그래도 유럽 가기로 결정했다.

나는 유럽 여행은 처음이다.

처음 유럽 여행에 약간은 들떠 있는데 교단에서 유럽 여행 스케줄을 받고 경악했다.

화요일에 화란에 도착하여 금요일 저녁까지 그 곳에서 계속해서 세미나를 한다.

칼빈 신학교 교수들이 강의를 한다.

은영이가 깔깔 웃는다.

“유럽까지 가서 3일동안 호텔방에서 꼼짝 못하네!”

‘유럽 여행의 목적이 내가 그 곳까지 가서 공부를 해야 하다니.

세미나를 하려면 미국에서 하지, 돈까지 들여 가며 아까운 시간, 구경을 해야지, 세미나를 왜 하나?’

은영이는 안 가기를 잘 했다고 한다.

가게는 문목사님에게 부탁을 하여 나 대신 아내 라이드를 하고 가게에서 guard역할을 하면 된다.

교회는 이명주 목사님이 계시니 걱정이 없다.

드디어 가기로 결정했다.


6월에 계약금 5백불을 보내고 7월 초에 형에게 부탁을 하여 필라델피아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가는 비행기표를 끊었다.

비행기삯도 그리 싸지 않다.

850불이다.

그리고 중도금 5백불을 8월에 보내고, 9월 초에 나머지 1,200불을 보냈다.

유럽 가는 날짜가 다가오자 내 마음이 두근두근 거린다,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아내를 혼자 두고 가니 걱정도 되고 가게도 걱정이 된다.

은영이는 가게는 걱정이 안 되는데 밤에 혼자 자는 것이 무섭다고 한다.

“가게는 걱정하지 마! 당신보다 더 젊은 문목사가 있잖아!”

그러나 내 마음은 결코 편하지 않다.

아내가 한국에 갈 때 내가 그 날을 기다리며 불안해 하는 것과 같다.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데, 괜히 걱정하는 모습이다.


오늘은(9월 24일)은 아내가 하루종일 바쁘다.

나는 세선 교회 권사 임직식 예배의 설교를 하고 집에 와서 잔디를 깎고 집을 청소를 했다.

아내는 계속해서 내일 유럽 갈 나의 짐을 챙긴다.

속옷, 양말, 겉옷 등.

어제 저녁에는 아내가 억지로 나를 끌고 가서 마샬에서 패딩을 샀다.

나는 너무 비싸서 안 사려고 했는데 아내가 알프스에 가면 춥다고 얇은 겨울 잠바가 필요하다고 한다.

오후 4시 30분에는 문목사님 내외가 와서 2시간 정도 머물다가 갔다.

나는 아직까지도 좋은 지, 나쁜 지도 모르겠다.

아내는 내가 혼자 여행을 안 가봐서 공항에서 비행기를 잘 탈 지? 걱정 된다고 한다.

마치 물에 내 놓은 애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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