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이런 목사, 이런 성도 없을까?

차문환 목사 0 2017.03.18 11:39

오늘 필라목회연구원 모임에서 원로목사인 김만우목사님을 통하여 한경직목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여러 이야기 가운데 감동적인 것 하나만 소개해 본다.

영락교회가 한참 부흥하여 수많은 성도들이 출석하는 대형 교회를 이루었으나 언제나 겸손하게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셨던 목사님... 필자도 그 언제인가 한국에 있을 때 남한산성에 올라가 한 목사님을 만난 적도 있었다. 수수한 차림에 격의없이 맞아주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어느 날은 한경직 목사님이 어느 교회 초청을 받아 부흥집회를 나가셨단다. 예전의 집회는 사경회도 많았다. 아마도 한경직 목사님은 부흥회라는 타이틀보다는 사경회를 인도하셨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서는 사경회를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집회 중간 중간 식사 시간이 있기 마련인데, 어느 식사시간이 되어 교회 주변 목회자들과 몇몇 성도들을 비롯하여 20여명이 식사에 참여했다고 한다. 당연히 강사 목사가 식사기도를 하는 것인지라 한 목사님이 기도를 하시는 데 잠시 후에 너무 조용하여서 눈을 떠보니 기도하시다 말고 상에 코를 박고 잠이 들었다고 한다.

약 30여분을 그렇게 깜빡 잠이 들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자리에 참여했던 20여명은 조용하게 식사도 하지 않고, 목사님을 깨우지도 않고 기다려 주었다고 한다.

 

얼마나 피곤하셨을까?

당시의 집회는 새벽부터 오전, 오후, 저녁까지 세 번 네 번은 보통이었다. 피곤하셔서 깜빡 잠이 들었던 한 목사님은 자신은 늘 그렇게 부족한 자라고 자책하면서 더욱 겸손하셨다 하나 함께 자리했던 분들도 참으로 대단한 분들이다.

강사 목사님의 피곤함을 알기에 깨우지 않음은 그만큼 주의 종을 존경하고 사랑하고 안스러워함이 아니겠는가?

아마 요즈음 같으면 어떠했을까?

이런 존경받는 목사, 이렇게 충성스럽고 사랑하며 긍휼의 마음으로 주의 종을 섬기는 성도들이 한없이 그리운 시대에 살고 있음이 부끄럽기조차 하다.

요즈음은 툭하면 대놓고 “설교가 그게 뭐냐?” “목사의 행동거지가 그게 뭐냐?” “당장 교회를 나가라”는 등 주의 종 대하기를 머슴 대하듯 하는 모습을 보자니 참 한심스럽기만 하다. 주의 종을 보면 하나님 대하듯 했던 그 옛날을 생각한다면 목사도 온 맘을 다하여 성도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이 쉬울 것 같지 않다.

 

목사님을 아버지처럼, 천사 같은 존재로 알아 사랑하다 못해 경외하기까지 했던 때를 생각해보면, 지금은 어떠한가? 말 그대로 종이다. 하나님의 종이 아니라 교인들의 종이다. 그나마도 좀 규모가 큰 교회에서나 조금 주의 종 대접을 받지 자그마한 교회 목사는 목사도 아니다.

목사가 잘났으니 목사다운 대접을 해 달라는 말이 아니다. 모든 목사가 다 사랑받고 존경받아야 한다는 것을 말함도 아니다. 다만 성도를 가르치며 그 영혼을 내가 계수할 자인 것처럼 살아가는,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돌아보며 심방하며 오직 교회 돌봄이 가장 큰 기쁨으로 알아 수고하는 주의 종들을 교회가, 성도가 함께 받들어 주고 기도하며 사랑하며 순종함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겠는가?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그들은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신들이 청산할 자인 것 같이 하느니라”(히 13:17)

 

모든 목사가 다 그와 같이 하는 것 또한 아니다. 성도들의 영적 생활이 어떠하든 그저 나 몰라라 하고 자기의 할 일만 하는 목사도 많다. 직업의식을 갖고 목회를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가 하면 성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교회 일이나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되어지는 것이 아닌, 그저 교회 다니는 사람도 많다. 믿음 없이 다니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목사도 성도들을 믿을 수 없다 한다.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목사, 이를 사랑하며 충성을 아끼지 않는 그런 성도들이 마냥 그리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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