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칼럼

라이드를 부탁했을 때의 배려

김동욱 0 2017.02.18 22:11

내가 가장 자주 만나는 목사님이 계신다.  
조정칠 목사님이시다.
만난다기보다는 찾아뵙는다고 하는 것이 적합한 표현일 것이다.

조 목사님께서 운전을 못하시기 때문에, 뵈올 일이 있으면, 내가 자동차를 운전해서 목사님 댁으로 간다.

대개의 경우에 토요일 정오로 시간이 정해져 있다.
내가 목사님 댁에 도착하면, 늘 댁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댁에 계시지 왜 밖에 나와 계세요?" 라고 여쭈면 "햇빛도 좋고, 바깥 공기도 쐬고..." 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꼭 그래서가 아니라는 것을 내가 알고 있다.
내가 "목사님, 도착했습니다"라고 전화를 드리거나, 초인종을 누르지 않게 하시려는 배려이다.

 

고인이 되신, 내 아버님께서 나에게 하셨던 말씀이다.
 "누군가의 자동차를 얻어 타야 하면, 항상 네가 먼저 집 밖에 나가 기다려라.
그 사람은 네 승용차 기사가 아니라, 너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너보다 나이가 많건 적건, 그 사람이 도착하기 전에, 네가 집 밖에 나가 기다리는 것이 예의이다."

 

달리 말씀을 하지는 않으셨지만, 조 목사님께서 댁 밖에 나오셔서, 나를 기다리시는 이유가, 내 아버님께서 나에게 주셨던 가르침과 같은 이유에서인 것을 내가 알고 있다.

 

다른 사람의 자동차를 얻어타야 하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에게 라이드를 부탁해야 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 우리가 꼭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라이드를 해 주는 사람이 도착하기 전에, 내가 먼저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라이드를 해 주는 사람이 도착을 했는데, 아직 외출 준비를 마치지 못해서, 라이드해 주는 사람을 기다리게 하는 것은 아주 큰 결례이다.

둘째, 자동차에서 내릴 때, 자기로 인하여 생긴 쓰레기는 반드시 치워야 한다.
자동차 안에 껌이나 사탕의 포장지를 두고 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쑤시개를 자동차 문틀에 있는 작은 포켓에 두고 내리는 사람도 있다.

셋째,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동차의 의자를 이동시키거나 하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에 오르자마자, 조수석의 좌석을 뒤로 쭈욱 미는 사람이 있다.
자동차에서 내릴 때, 의자를 원래의 위치로 당겨 놓으면 좋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의자가 원래 있던 위치, 그 위치가 그 자동차에 가장 자주 편승하는 사람이 편하게 느끼는 위치이다.
의자를 뒤로 당겨놓고 그대로 내리면, 그 다음에 그 자동차에 편승하는 사람에게 불편하다.
내가 편하겠다고,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된다.
 

 

누군가에게 라이드를 부탁했을 때, 운전자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조금만 마음을 쓰면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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