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 달리 요즘은 선교를 나갈 때에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한다. 지난 몇년간 선교 전략 차원에서 비즈니스 선교(Business as Missio, BAM)라는 단어가 많이 회자되기도 했다. 종교비자를 허용하지 않는 지역에 들어가기 위해 사업체를 만들고 그 곳을 통해 선교의 씨앗을 심는다는 것. 지금도 BAM은 선교 전략에 있어 관심사 중 하나다.
올해 초 남가주를 중심으로 열린 세계교육선교대회는 선교 전략의 또 다른 축인 ‘교육선교’에 대해 미주한인교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범아시아·아프리카대학협의회(PAUA)는 지난 2월 1일부터 4일까지, 풀러 신대원 등에서 ‘21세기 아펜젤러와 언더우드를 찾습니다’라는 주제로 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세계에서 모인 교육 선교사들의 증언과 사례를 통해 교육선교의 현재와 비전 등에 대해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교육선교가 주목 받는 이유로 선교지가 속한 제 3세계 국가들의 의식 변화를 들 수 있다. PAUA 이사장을 맡고 있는 손봉호 교수는 “제 3세계 국가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교육. 그 동안 경제 원조가 사회 발전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하며 이들 국가들이 학교를 선호하고 의식과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도 밝혔다.
교육선교는 특별히 교육열이 높은 제 3세계 국가에서 유리하다. 현지 선교사들에 따르면 파라과이 같은 경우 국가 경쟁력 대비 교육열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고, 베트남 역시 국민의 70%가 30대의 젊은 나라로 교육에 대한 열정이 크다. 중앙아시아 국가 중에서 몽골은 인구가 약 200만 정도지만 교육열은 결코 많은 인구를 가진 국가에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역시 교육 인프라 부족. 배우고자하는 열정은 있지만 배울 곳이 없는 현실 등이 오히려 교육선교의 전망을 밝게 한다. 현지 학교 운영 관계자들에게 따르면 교육열이 높은 국가일수록 교육관련 인프라 제공을 위한 계획이나 접근 등을 크게 환영한다고 전한다.
교육선교는 다음 세대의 지도자를 길러낸다는 점에서 일반 선교와 비교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한인들이 주로 선호해온 선교 전략인 교회 개척은, 지도자 양성 측면에서 도움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학교만큼 전문성을 심어주기엔 한계가 있었다. 또한 지속적으로 한인 목회자나 선교사를 보내는 것보다는 현지인을 교육시켜서 선교 국가내 타 지역으로 내보내는 것이 확장성 측면에서도 이롭다. 여기에 ‘학교’라는 이름은 불신자들에게도 ‘교회’보다는 접근성이 쉽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 특히 기독교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국가일수록 학교를 통한 접근은 자연스러운 정착을 유도한다.
이밖에도 인적 자원의 활용이라는 측면도 눈길을 끈다. PAUA 강성택 사무총장은 “교육선교는 한인교회와 성도가 가진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한국내 우수한 인적자원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이들이 교육선교사로 들어가면 해당 국가의 인력을 키워주는 일이기에 반기며 보호해준다”, “한국에서 석사 학위 이상은 전공을 가르치는 교수 자격으로 갈 수 있지만, 학사만 가지고 있어도 영어, 초등 교사 및 다양한 행정직을 수행할 수 있다”며 보다 많은 이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교육선교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될 부분이 현지에 세워지는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재정과 교수진 확보다. 특히 선교지 민족과 공통으로 소통할 수 있는 언어인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인재가 더욱 절실하다고 한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내 한인 2세 인재들은 주요한 교육선교의 자원이 될 수 있다.
이밖에도 현지 정부의 유동적인 교육 정책도 교육선교를 펼치는데 어려운 부분으로 꼽는다. 남미에서 원주민을 상대로 학교 운영을 계획하고 있는 A선교사는 “정부 당국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교육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부 국가는 기독교적인 성향을 교육에 가미해서는 안된다는 입장도 취하고 있어 어려움을 준다”라고 토로한다.
교육선교는 결국 후원과 인력 지원이 바탕을 쌓아가고 성장하는데 중요한 요소. 그래서 적지 않은 현지 학교들이 후원자와 인력 확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독특한 기획을 통해 후원자를 모으는 학교도 있다. 몽골 후레ICT 대학교 정순훈 총장은 “현지에서 학교를 운영하다보면 여러모로 후원이 많이 필요하다. 그냥 후원을 해달라는 것보다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우리 학교는 전세계 1004교회가 1학생을 후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지 학생들이 하다못해 식사 걱정을 덜고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며 ‘1004후원 교회’라는 독특한 전략을 소개하기도.
지금 이 시간에도 한인 선교사들이 세운 기독교 중심 선교 학교들이 저마다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교육선교는 현지인 전문가를 키워, 그 나라의 주요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들고 그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가치가 그 나라에 전해지도록 만들 수 있는 주요 원동력이다.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한국에 정성을 쏟아 한국 교회 성장의 밑거름이 된 것처럼, 앞으로 세계 교육선교에 더 많은 관심과 기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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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참선교
2018.03.22 18:11
선교란 말이 남용되고 있다. 경제원조, 비지니스, 교육 등이 어떻게 선교인가? 선교라고 부르려면 반드시 복음 선포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아펜젤러, 언더우드 등의 조선땅 교육선교는 미션스쿨을 세워 성경 수업과 예배를 필수로 하였고 많은 한국인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헌신된 크리스챤이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경우에 마치 평양에 세운 평양과기대처럼 복음을 전혀 가르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학교를 다닌들 학생들이 크리스챤이 될 일은 전혀 없다. 이건 그냥 교육이지 선교가 아니다. 무슨 방법을 취하든 복음 전파가 없는 경우에 선교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