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사역자라고 가르친다. 목회자의 역할과 평신도의 역할이 다르지만 하나님 보시기엔 목회자나 평신도의 사역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각양의 은사대로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자신의 달란트를 발휘해 더 많은 달란트를 남겨나간다면 이보다 더 귀한 사역이 어디 있을까. 이에 본지는 목회자나 평신도 구별 없이 각자 삶의 현장에서 나름대로 특색 있게 사역을 전개하고 있는 건강한 크리스천들을 찾아 그 특화된 사역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중증 장애인이 다른 장애인 섬길수 있음은 하나님의 훈련 덕분
“장애우 외에도 소외계층까지 다독... 세상 가장 낮은곳까지 복음 전할터”
“저희가 한 번씩 행사를 치룰 때마다 저는 소위 죽다가 살아납니다. 저희는 차를 소유한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제가 휠체어전용 차량으로 몇 번씩 라이드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그리피스팍으로 선교회 야외예배를 갔는데, 다 끝나고 코리아타운으로 4-5번을 혼자서 라이드를 해야 했습니다. 그 때 차가 올 때를 기다리던 장애우들은 덥고 지치고 목이 마르다고 경찰서에 전화를 해 경찰들이 달려왔습니다. 일반인들 같으면 별일 아닐 수 있는 사소한 일도 장애우들에겐 힘겨운 일상이 됩니다”
2006년 LA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설립되어 지금까지 장애우와 소외된 이웃을 섬기고 있는 사랑의선교회 대표 느헤미야 공 전도사가 들려주는 에피소드는 다소 터프하게 들린다. 하지만 공 전도사를 한 번이라도 만나서 그가 하는 사역을 본다면 “행사를 한 번씩 치룰 때마다 거의 죽다 살아난다”는 그의 말에 금방 수긍이 갈 것이다.
사실 느헤미야 공 전도사는 일반 장애우들보다 더 불편한 몸을 가지고 있다. 그는 2살 때 심한 열병으로 인해 소아마비를 앓게 되고, 5살 때 이후로는 휠체어와 한 몸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어머니의 기도와 헌신적인 노력으로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ACTS) 신학과를 졸업한다. 미국으로 건너와 골든게이트에서 M.Div, 바이올라대학원에서 선교학을 수학했으며, 현재는 플러신학교에서 목회선교학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다른 장애우들을 섬기고 있다.
공 전도사를 만나면 누구나 처음 드는 생각이 “몸도 성치 않은 중증 장애인인 그가 어떻게 자신을 돌보기도 힘든데 다른 장애우들을 섬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다보면 누구보다 장애우들의 어려움을 잘 아는 그이기에 장애우들과 함께 하는 것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이제 50세를 넘어선 그의 삶 자체가 몸이 불편했던 만큼 수많은 도전의 연속이었고 극복해내지 못하면 살아갈 수 없었던 것이 하나님께서 그들 더욱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로 키우셨다는 확신이 든다.
사랑의선교회는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10년 전 제1회 찬양제를 LA한인침례교회에서 시작으로 또감사교회, 두란노서원 등에서 개최했다. 가장 최근에는 미주평안교회에서의 콘서트와 장애우 돕기 일일찻집 등의 행사를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지난해 연말에는 저소득층 150여 가정에 쌀과 김치를 전달하기도 했다. 특별히 두란노서원에서는 매주 콘서트와 예배를 접목시켜 장애우들과 소외 계층에게 문화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시도를 거의 10년째 이어왔다.
“행사를 하면서 자금부족으로 의기소침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하지만 누가 알아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봅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진실한 예배인가가 중요하기에, 비록 소규모 일지라도 자긍심을 가지고 겸허한 마음으로 하려고 노력합니다. 특별히 장애우와 소외된 이웃을 동정과 긍휼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특별한 달란트와 자존감을 가진 하나님의 작품으로 대하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장애우나 소외된 자들은 상처가 많을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선교의 대상자이면서 또한 복음을 전하는 자들로 세워갈 수만 있다면 저희 선교회의 소임은 다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공 전도사는 사랑의선교회를 이끌면서 누구보다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한다고 말한다. “사회의 하위계층에서 생활하는 분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그들에게는 복음과 함께 빵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복음보다 빵을 얻기 위해 선교모임에 나옵니다. 그리고 그 필요가 채워지면 떠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삶이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기에 빵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런 그들이 오랫동안 모임을 가지며 은연중에 하나님의 사랑을 조금씩 느껴가고 있습니다. 저 또한 개인적으로는 저희 선교회가 대단한 사역의 변화를 바라지만, 그들의 모습 속에서 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곤 합니다. 그럴 때 마다 다시금 주님 앞에 엎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의선교회는 올해 들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오늘 4월부터 LA 한인타운 로텍스 호텔의 도움을 받아 매달 첫째 주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5시간 동안 호텔 1층 로비에서 일일찻집 선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스스럼없이 만나 차 한 잔을 하며 선교에 동참하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 따듯함을 서로 나눈다는 취지다. 물론 지금까지 해오던 매달 2-3번의 무료점심 행사는 계속해서 진행한다.
불편한 몸이지만 쉬지 않고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달려가며, “예수님께서 특별히 관심 갖고 사랑하신 소외계층과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까지 복음이 순전하게 전해지도록 하기 위해 사랑의선교회가 세워졌다”고 말하는 느헤미야 공 전도사의 말을 들으며 고린도전서 13장 1절의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말씀이 가슴을 울린다.
문의 전화는 (213)245-4870 이며, 이메일은 go4vision.sk@gmail.com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