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화해를 이루려면

제목 : 진정한 화해를 이루려면

본문 : 빌레몬서 1장 8-14절

설교 : 남일현 목사

[편집자 주] 복음뉴스는 남일현 목사(든든한교회 담임)의 화해를 주제로 한 주일 설교를 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첫 번째 설교 "진정한 화해"(본문 : 빌레몬서 1장 1-7절)에 이어, 두 번째 설교 "진정한 화해를 이루려면"(본문 : 빌레몬서 1장 8-14절)을 제공한다. 첫 번째 설교에서 "진정한 화해는 법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단 앞에서 이루어진다"고 결론을 지었던 남 목사는 "진정한 화해를 이루려면 인간적으로는 사랑하기 힘든 사람도 용서하고 품어주어야 한다"고 설교했다.

본문 : 빌레몬서 1장 8-14절  
제목 : 진정한 화해를 이루려면 

요즘에는 손으로 직접 쓴 편지나 카드를 거의 주고받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거의 카카오톡을 주고받거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습니다. 그런 도구들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분명히 빠르고 편리하지만 예전에 손으로 직접 써서 편지를 주고받는 것만큼 감동이 되지는 않습니다.

빌레몬은 사도바울을 통해 복음을 접했으니 바울을 영적 아버지로 존경했습니다. 그런 바울이 감옥에서 자신에게 19절처럼 친필로 편지를 썼다는 것 자체로 이미 감동을 받았을 겁니다. 게다가 편지의 초반부에 바울이 빌레몬을 칭찬하는 말들을 쓴 것을 읽으면서 얼마나 흐뭇했겠습니까? 존경하는 사람으로부터 칭찬과 인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8절부터 분위기가 이상해지더니 10절에 이르러 빌레몬의 생각이 복잡해질 단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 오네시모를 위하여 네게 간구하노라”바로 오네시모라는 이름 때문이었습니다. 빌레몬이 오네시모의 이름을 발견하고도 감동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일단 감동은 사라지고 혼란이 찾아왔을 겁니다.

우리도 은혜를 받다가도 자신과 사이가 정말 안 좋은 원수 같은 사람이 생각나거나 마주치면 어느새 은혜가 사라집니다. 다시 은혜 받는 것에 집중하려고 해도 이미 머릿속에는 그 사람에 대한 나쁜 생각이 쌓여가기에 은혜 받을 공간이 없어집니다.

그 순간부터는 예배가 끝날 때까지 은혜 없는 예배가 되었던 순간들이 있을 겁니다. 빌레몬도 은혜를 받다가 잠시 멈춤이 된 겁니다. 왜 그렇습니까? 오네시모는 자신을 배신하고 도망갔던 노예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자신의 큰돈을 훔쳐서 달아났던 종이었기 때문입니다.

바울이 이 편지를 쓴 목적은 분명합니다. 빌레몬이 오네시모를 용서해주고 그를 받아주라는 것이 바울이 빌레몬서를 쓴 목적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깨닫고 배워야 할 것은 바울이 그런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빌레몬에게 어떤 방식으로 설득을 했느냐는 겁니다. 중재자의 입장이었던 바울이 어떤 방식으로 중재를 했느냐는 겁니다. 그리고 본문에는 나오지 않지만 빌레몬이 어떻게 반응했느냐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도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하게 만들기 위해서 나름대로 방법들을 동원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보통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까? 특별히 아랫사람에게 많이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8절. “이러므로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아주 담대하게 네게 마땅한 일로 명할 수도 있으나”명령을 하는 방식이죠.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많이 쓰는 방법이 명령입니다. 저도 제 아이들 싸움을 중재할 때에는 명령의 방식을 사용할 때가 많습니다. “서로 사과해. 허그해!”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명령할 수는 없지만,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명령할 때가 많습니다. 상명하복 시스템이죠. 물론 명령을 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이 효과적일 때도 있습니다.

특별히 급박한 상황이나 통제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명령이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나와 상대하는 사람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설득하는 것보다 명령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도 많습니다. 그러니 군대와 같은 곳에서는 명령을 주로 합니다.

사실 바울도 얼마든지 빌레몬에게 명령을 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빌레몬은 바울의 영적 제자이며, 영적 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바울은 사도였기에 사도의 권위로도 얼마든지 명령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명령의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지도자들이 많습니다. 물론 요즘은 명령을 하는 방법은 잘 통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그런 방법을 선호하는 지도자들이 많습니다. 물론 군대처럼 정확한 계급이 있고, 상명하복이 통하는 공동체라면 명령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계급이 없기에, 상명하복도 없어야 하는 곳입니다. 그러니 교회에서는 가급적이면 명령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바울은 빌레몬에게 명령해도 되는 위치에 있었는데, 그 권한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8절에서 밝혔습니다. 만약 바울이 명령으로 이 일을 해결하려고 했다면, 결과적으로 해결은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방식이면 빌레몬이 속으로는 싫어도 억지로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는데, 바울은 그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14절. “다만 네 승낙이 없이는 내가 아무 것도 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이는 너의 선한 일을 억지 같이 되지 아니하고 자의로 되게 하려 함이라”바울이 원했던 것은 빌레몬이 상명하복 시스템에서 마지못해서 용서하고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용서하고 받아주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바울이 볼 때 빌레몬은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빌레몬의 신앙인격을 믿고 명령을 하지 않은 겁니다.

바울은 명령하는 방식 말고 또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논리로 설득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바울은 논리정연한 사람이었습니다. 바울은 빌레몬이 왜 오네시모를 용서하고 받아주어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설득해서 빌레몬이 용서를 선택하게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8절에서 바울이 마땅한 일이라고 쓴 것이 그런 의미입니다.

당시에는 도망친 노예를 용서하고 풀어주는 일은 상식에서 어긋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신자로서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니 네가 신자라면 마땅히 용서하라는 겁니다. 바울이 논리를 앞세워 용서하는 것이 옳다고 그 근거들을 제시한다면 빌레몬은 어떤 논리로 바울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겠습니까?

논리적인 사람과 논쟁을 하면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논리를 앞세운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부싸움을 할 때 논리를 앞세운다고 해결이 됩니까? 저도 예전에는 이단들과 논쟁을 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 저는 성경 지식을 앞세워 그들과의 논쟁에서 이긴 적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논쟁에서 한풀 꺾인 그들이 제 논리를 수용했겠습니까? 얼굴만 붉어졌고 앙금만 더 생겼겠죠.

그렇다고 논리적인 설득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명령이 효과적일 때가 있는 것처럼, 때로는 논리적으로 분명히 짚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방식은 외적으로는 해결되는 것처럼 보여도 진정한 해결은 힘들어집니다. 그런 방식은 사람의 마음을 터치해주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싸움도 자주 하고 화해도 자주 합니다. 싸우고 난 후 화해를 할 때 어떤 경우에는 겉으로는 화해의 악수를 나누었는데, 진정한 화해는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때로는 나는 화해할 마음적인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의 명령 때문에 억지로 등 떠밀려 화해를 하거나, 화해를 해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에 화해하게 되면 그렇게 됩니다.

그러니 겉으로의 화해가 아닌 진정한 화해를 이루려면 명령이나 논리만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9절. “도리어 사랑으로써 간구하노라 나이가 많은 나 바울은 지금 또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갇힌 자 되어” 그렇다고 명령이나 논리를 앞세우는 방식은 사랑이 없는 방식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명령은 자기중심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지 상대방 중심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에서 일을 성취하려는 방식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하든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을 성취하는 것만을 원한다면 명령을 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존중하고 감정을 배려한다면, 진정한 화해를 원한다면 명령을 하거나 논리를 앞세우기보다는 겸손을 앞세운 사랑으로써 간구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바울은 사랑으로써 간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9절을 보면 바울은 자신의 나이를 거론했는데 나이를 앞세워 윽박지른 것이 아닙니다. 바울은 자신이 연장자임에도 이렇게 부탁을 한다는 겸손을 보여준 겁니다.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저도 나이가 어린 편에 속한 목사이기에 가끔 다른 목사들로부터 나이에 관한 질문을 받습니다. 제가 어리다는 것을 알면서도 질문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무슨 뜻이겠습니까? 알아서 기라는 겁니다. 눈 깔라는 겁니다.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것이 어딜 설치느냐는 겁니다.

그렇다면 바울도 그런 이유로 나이를 언급했을까요? 아닙니다. 바울은 인생 선배로서 자신보다 젊은 빌레몬에게 내가 살아보니 이렇게 사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고 권면했던 겁니다. 내 지나온 삶을 돌아보니 지지고 볶고 싸우는 것보다 사랑하고 용서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겁니다. 너는 아직 젊은 혈기 때문에 참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참는 것이 복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던 겁니다. 그렇다면 이때 바울의 나이는 얼마였을까요?

그때가 바울의 1차 투옥 때였고, 그랜드 주석을 보니 9절의 나이라는 단어는 주로 49-56세의 남자에게 해당되는 단어라고 합니다. 56세 이후의 사람들에게는 나이에 관한 또 다른 단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우리도 불혹이나 지천명 등 특정 연배에 대한 단어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학자들은 바울이 55세 전후에 빌레몬서를 썼을 것으로 봅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56세를 넘긴 분들이 많으십니다. 그런 분들이라면 인생의 후배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어야 하겠습니까? “내가 살아보니 용서하지 않고 살아봐야 결국 내 손해더라. 뭘 그렇게 지지고 볶고 싸우느냐? 같이 늙어가는 처지니 서로 위로하고 사랑하길 바란다.”

우리 모두가 이런 말을 주고받을 수 있길 바랍니다. 그것을 깨닫고 실천해야 진정한 화해가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마음이 아니라면 진정한 화해는 힘들어집니다. 사랑으로 진정한 화해를 이루길 바랍니다.

이제 빌레몬의 입장과 반응을 살피겠습니다. 만약 빌레몬이 하나님과 바울, 그리고 오네시모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실 빌레몬이 신앙을 전제하지 않고 오네시모를 평가했다면, 즉 믿음이 없었다면 오네시모를 유익한 사람으로 볼 수 없었을 겁니다.

11절. “그가 전에는 네게 무익하였으나 이제는 나와 네게 유익하므로”바울은 오네시모의 예전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했습니다. 전에는 무익했으나 지금은 유익한 사람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오네시모의 이름으로만 보면 그는 전에도 유익한 사람이었고, 지금도 유익한 사람이었다는 겁니다. 오네시모의 이름은 ‘유익’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오네시모의 이름의 뜻만으로 보면 그는 전에도 유익한 사람이었고, 지금도 유익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뭐라고 말했습니까? 전에는 그가 오네시모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가 오네시모가 되었기에 너에게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던 겁니다.

물론 신앙의 관점과 사랑의 관점을 제외하고 평가하면 빌레몬에게 오네시모는 전에도 오네시모가 아니었고, 본문 당시도 오네시모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전에도 무익했었고, 지금도 무익한 사람입니다. 전에 오네시모는 노예 주제에 큰돈을 훔쳐 도망을 쳤으니 의심할 여지없이 무익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딱히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물론 오네시모가 신앙적으로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고, 신앙의 관점에서는 분명히 유익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오네시모는 유익한 사람이지만, 빌레몬의 종으로서의 오네시모는 유익할 것이 없습니다.

오네시모가 빌레몬에게로 돌아가도 다시 빌레몬의 종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종으로 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종으로 부려먹을 수가 있었는데 이제는 종으로 부려먹을 수도 없으니 세상적인 기준으로 보면 오네시모가 빌레몬에게 해줄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노예라는 기능면으로만 평가하면 오네시모는 무익합니다.

하지만 영적으로 보면 그는 분명 유익한 사람인 오네시모가 맞습니다. 그는 예수를 믿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13절. “그를 내게 머물러 있게 하여 내 복음을 위하여 갇힌 중에서 네 대신 나를 섬기게 하고자 하나”복음을 위하여 섬기는 사람이 되었으니 영적으로 보면 그는 분명 오네시모입니다. 그러니 유익과 무익의 기준을 세상의 기준으로 보지 말고 하나님의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만약에 우리가 세상적인 기준으로만 유익한 사람을 평가한다면 젊어서 힘도 있고 재능도 좋은 사람들만 유익한 사람으로 평가를 받을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기준은 다릅니다. 우리가 재능이 있건 없건, 힘이 있건 없건, 돈이 있건 없건 하나님은 자녀인 우리를 유익한 사람으로 보실 줄 믿습니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은 어린 사람대로 사랑을 하시고, 나이가 드신 분들도 하나님에게는 사랑스러운 자녀이기에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사랑하십니다. 그러니 이제 나이가 들어 힘도 없고, 기능적으로도 많이 떨어졌고, 돈도 없다고 주눅 들지 마십시오. 우리 모두는 오네시모인 줄 믿습니다. 유익한 사람들인 줄 믿습니다. 옆 사람에게 말하십시오. “당신은 오네시모입니다. 하나님과 우리에게 당신은 유익한 사람입니다.”

만약 빌레몬이 오네시모를 노예로서의 기능만으로 평가했다면 오네시모는 절대로 오네시모가 될 수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믿음의 관점에서 보고, 사랑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그를 어떻게 보시는지를 깨닫는다면 오네시모가 오네시모로 보이기에 품어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빌레몬이 오네시모를 받아주면 서열도 복잡해집니다. 한국 사람들이 나이를 묻는 주된 이유는 빨리 서열을 정리하기 위해서입니다. 서열 정리를 빨리 해서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구분하자는 겁니다. 게다가 빌레몬과 오네시모는 주종관계였습니다. 분명한 서열의 구분이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빌레몬이 오네시모를 받아주면 16절처럼 주종관계에서 형제관계로 변하게 됩니다. 남자들은 유독 서열에 민감합니다. 그러니 오네시모를 용서하고 받아주는 것도 어렵지만 일단 받아주면 오네시모가 나와 동급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 더더욱 받아주기가 힘들 겁니다.

남의 일이니까 쉽게 넘어가지 만약 내가 빌레몬이라면 오네시모를 쉽게 받아줄 수 있을까요? 정말 내 자신에게 솔직해 보십시오. 받아주는 일이 쉽겠습니까? 그런 오네시모가 무익한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유익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 쉽겠습니까? 쉽다고 말하는 사람은 성자이거나 아직 뭘 모르는 사람일 겁니다. 쉽지 않은 것이 정상입니다.

만약 그것이 쉬운 일이었다면 바울이 이렇게 공을 들여 빌레몬에게 호소를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천하의 바울이 이렇게 겸손하게 간구한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적당한 화해를 이루는 것은 쉬울 수도 있지만 진정한 화해를 이루는 것은 그만큼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사랑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관점에서 사람을 봐야, 그리고 상대방의 영적인 변화를 인정해야 나를 배신하고 떠난 사람, 세상적으로는 정말 무익해 보이는 사람을 유익하다고 인정하고, 용서하고, 받아주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그런 오네시모를 용서하고 품어줘야 할 미션이 빌레몬에게 있었습니다.

그런 미션이 오늘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인간적으로는 도저히 받아주기 힘든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내 인생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하나님이 보실 때 그 사람이 오네시모라면, 즉 유익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용서하고 받아줘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내게는 아직 무익한 사람으로 보일지라도 우리가 받아주는 순간 유익한 사람이 될 겁니다. 그 사람을 용서하고 받아주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기에 나는 그 사람을 용서해준 것 때문에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는 사람이 됩니다. 그러니 용서하는 순간 그 사람과 나는 둘 다 오네시모가 되는 겁니다. 우리교회가 오네시모가 넘쳐나는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사랑할만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적으로는 사랑하기 싫은 사람도 용서하고 품어줌으로 서로가 오네시모로 변화되는 은혜가 있길 바랍니다. 이것이 진정한 화해를 이루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이 교회가 오네시모가 넘쳐나는 제단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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