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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목사 칼럼 - 세상과 다를 바 없는 목사들 세계

한준희 목사 1 2019.07.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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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초년생 때, 교계의 모순된 부분을 고쳐보겠다는 정의가 넘쳐났던 젊은 때가 있었다. 

당시 내가 소속되어 있던 노회에는 여러 불미스런 소문들이 난무하던 때였다.

모 목사가 돈을 받고 목사안수를 주었다는 이야기, 어떤 목사는 여성도를 추행했다는 이야기, 노회장이란 사람이 노회비를 가지고 해외선교가서 술을 먹었다는 이야기 등등 많은 소문이 들려지곤 했었다.

 

이런 소문이 진짜인지 아니면 누구를 미워해서 음해하려는 뜬소문인지는 잘 몰랐지만 난 그런 소문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밝혀달라고 노회에 공문서를 만들어 제출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노회에서는 그런 소문의 진상을 조사하기는커녕 오히려 공문서를 만든 나를, 노회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목사면직을 노회에 상정해 버린 것이었다. 정말 앞뒤가 하나도 맞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고 여기에 반발하여 난 그 노회를 탈퇴해 버렸다

 

그리고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난 이 사건을 거의 잊어버리고 목회에 전념하고 있을 무렵 모단체에서 총회라는 것이 있었다. 오래전 한두번 참석한 일이 있었지만 나하고는 거리가 먼 단체라 생각하고 거의 참석을 안 하고 지냈던 때였다. 그런데 그 총회에 회장으로 출마한 목사가 5년전 나를 목사 면직을 시키겠다고 앞장섰던 그 목사였다. 하지만 그분이 회장이 되던, 단장이 되던 전혀 관심이 없이 지냈는데 이상하게 내가 그 회장 선거에 연류되어 법정에 고소를 당한 것이었다.

 

그 이유는 당시 회장으로 출마한 이 목사를 못 마땅하게 여겼던 어떤 목사가 5년전 내가 만든 공문서를 그대로 복사해 총회 석상에 뿌린 것이었다, 이런 목사가 회장되면 안 된다는 그런 의도로 그 공문서를 뿌린 것이라 짐작은 되지만 어쨌든 그 공문서 때문인지(꼭 그 공문서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분은 회장에서 탈락이 되고 만 것이었다.

 

이 사건을 두고 회장직에서 떨어진 목사가 이 사건이 바로 내가 뒤에서 조종을 했다고 단정하고 법정에 고소를 한 것이었다. 참 기가 막힌 일이었다. 목사 세계에서 이런 이야기가 소문으로 나도는 것도 창피한데 이런 공문서를 복사해 뉴욕에 모든 목사에게 배포했다는 자체가 참 한심하고 창피하다고 여겨진다. 목사들 수준이 이정도이고 그 수준에 발맞추지 못하면 늘 외톨이로 지내야 하는 그런 목사 세계가 너무너무 실망스러웠다

 

그런데 그런 목사들 세계에 내가 법정에 고소를 당했으니 이거 또한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일반 세상 사람들도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고 훌훌 털어버리고 함께 하는 데 거룩함을 외치는 목사 세계에서 자기가 공문서 때문에 회장직에서 떨어졌다고 세상 법정에 고소하는 목사, 정말 이게 목사들 세상인가 하는 회의감에 억장이 무너진다. 어디 그뿐인가 고소를 당한 나를 완전 범죄자로 만들기 위해 하지도 않았던 말,행동, 모임을 가졌다고 가짜 조서를 만들어 법정에 세운 그런 목사들이 이 뉴욕에 아직도 건재하게 활개를 치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 아닌가, 그러면서도 자기들은 이 뉴욕에 못된 목사들을 세상 법정에 세워서라도 정의를 세워야 한다고 자기들의 의를 정당화시키는 목사들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전체는 아니라고 믿는다, 정말 말없이 순수하게 목회를 하는 진실한 목사가 더 많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나 밖으로 비춰지는 목사의 세계는 세상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그뿐 아니라 소위 각종 단체에 총회가 있게 되면 의례히 회장 출마자들이 나타나는데 보이지 않는 뒷거래가 시작된다. 식사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암암리에 돈이 오간다. 아마도 지금까지 돈 안 쓰고 회장되었다는 목사가 몇 명이나 될까, 회장이 되겠다고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공격하고 선거에서 낙선된 목사는 당선된 목사를 고발하고, 이런 모습이 어쩌면 세상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어 보이니 참 통탄할 노릇이다.

 

목사들의 겉모양을 보면 모두 그럴듯하다. 성결된 삶이란 표어를 걸어 놓고 일년내내 집회만 하는가 하면, 수만불을 들여 유명한 설교자를 모셔 놓고 천국 잔치를 한다 하여, 은혜로운 집회였다, 성공적인 집회였다 라고들 말한다. 그렇게 끝난 그 후의 목사들, 성도들에게 행동은 조금도 성결된 삶이 없다. 은혜도 있고 말씀도 살아 있는데 목사들의 삶은 세상과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세상과 똑같이 소리치고 분노하고 싸우는 목사의 세계가 무슨 성결된 삶일까,

 

이제는 그런 집회보다 목사와 성도들이 이 세상에서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가, 왜 근면해야 하는가, 왜 정직해야 하는가, 왜 남의 말을 들을 줄 알아야 하는가, 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가, 왜 참고 견뎌야 하는가, 왜 용서해야 하는가, 왜 절제해야 하는가 이런 실천적인 훈련이 대형 집회를 하는 것보다 더 시급하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을 가지게 되는 요즘이다.

 

이런 성결된 삶을 먼저 목사들의 만들어 나갈 때 목사의 세계는 거룩함이 있는, 세상과 다른 존경받는 그런 세상이 되지 않을까 꿈꿔 본다.

 

누군가 이런 목사의 세계를 변화시킬 지도자는 없나요?

 

나는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몸을 구별하여 거룩하게 하고 땅에 기어 다니는 것으로 인하여 스스로 더럽히지 말라(11:44).

 

ⓒ 복음뉴스(BogEumNews.Com)

Comments

조경현 2019.07.21 23:49
이해가 됩니다. 공감하며 읽었답니다.
그래도 있는 곳에서 당당하게 목회하시는 목회자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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