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3년째다.
새벽에 일어나 교회로 향하는 것이 이제는 내 삶에 일부가 되어 시계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자동으로 일어난다. 새벽기도회가 없는 월요일에도 예외없이 그 시간이면 일어난다. 이제는 일어나야 할 새벽시간에 누워있는 것이 더 불편하다, 그냥 자동으로 일어난다. 늦게 자던 일찍 자던 그 시간에 일어나 새벽시간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나의 하루 시작이다.
그런데 꼭 하나님께 새벽에 기도해야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정말 진정한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만은 아니다, 어쩌면 함께 새벽기도를 올리는 몇 명의 성도들 때문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 몇 명의 성도들에게 간단하게 전하는 말씀 때문에 새벽기도를 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목회자는 새벽기도가 나를 위해 하는 것보다 성도들을 위해 하는 기도회가 아닌가 본다. 그분들에게 새벽에 기도하도록 앞장서서 인도하는 인도자 역할을 하는 자가 목사다. 그래서 더욱 힘써 새벽에 기도하러 나간다. 설령 교인이 한명도 나오지 않는다 할찌라도 목사가 자기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주기 위해서라도 새벽에 기도하러 나와야 한다.
목사의 새벽기도회는 자의에 의한 기도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 해야만 하는 기도회이다. 왜냐하면 교인들이 새벽에 기도하러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새벽에 교인들이 한명도 안나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새벽기도는 나 혼자 하는 날이 많아졌다. 혼자서 기도한다고 약속된 시간을 어길 수가 없다. 또한 복장도 대강 입고 나갈 수도 없다, 정장차림에 제 시간에 어김없이 내 기도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 이유는 오늘도 한명의 교인이라도 새벽에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명의 교인이 나올 수 있다는 전제하에 나는 매일 정시에 정장차림에 새벽에 교회를 향해 간다, 그렇게 혼자 하염없이 한명이라도 나올 수 있다는 기다림이 언 7-8년이 넘은 것같다. 그래서 이제는 혼자 하는 것이 편해 졌다, 설교할 필요도 없고, 형식에 맞추어 찬양을 할 필요도 없다 그냥 내가 혼자 찬양하고 혼자 기도하면 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새벽에 교회를 향해 가는 시간이 정확한 시간이 아니라 조금씩 늦어지기 시작했다. 10분이 늦어져도 어차피 혼자하는 기도이다 보니 별 상관이 없다. 20분이 늦어도 상관없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30-40분 늦게 교회를 향해 가기 시작했다. 그뿐아니라 이제는 복장이 꼭 정장이어야 할 이유도 없다. 그냥 편하게 입고 나와서 편하게 기도할 시간만큼 기도하기만 하면 된다. 제한된 시간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누군가에게서 전화가 왔다. 타교회를 다니는 권사인데 본교회에 가기가 멀어 집옆에 있는 우리교회에 새벽기도를 하러 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새벽기도를 하냐고 묻는 것이었다. 묻는 이유는 새벽에 기도하러 왔다가 보니 문이 잠겨있더라는 것이었다.
물론 그날도 난 늦게 새벽에 기도하라 나갔었다 하지만 그 권사님은 제 시간에 교회를 찾아왔는데 교회 문이 잠겨져 그냥 갔다는 것이다. 결국 그 권사님에게는 우리 교회는 새벽기도회를 안하는 교회로 인식이 되고 말았다. 몇년만에 찾아온 한사람에게 기도 안하는 교회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새벽 6시 정시에 기도하러 나온다. 그것도 정장을 입고 나온다, 그런데 그게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정시 기도회, 정장차림이 이제는 불편하다, 새벽에 조금만 늦어도 차에 속도를 내고 달려와야 한다, 10분전, 5분전이라도 목사가 먼저와서 기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감이 나를 힘들게 한다. 그렇게 또 몇 년을 지냈고 그렇게 혼자 새벽기도를 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기도회에 나오는 것일까,
이런 형식적인 새벽기도가 과연 하나님 앞에 온전한 것일까,
하나님 앞에 기도하러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교인 때문에 정시에 정장차림에 나와 앉아 있어야 하는 그런 모습이 마치 바리새인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말고 자유할 수는 없을까,
어느날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이 새벽기도를 통해 깊은 깨달음을 주셨다. 내가 주님께 나아가는 이유는 주님이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성도들 때문에 정시에, 정장 차림에 가는 것이 아니라 나를 기다리시는 주님을 만나러 간다는 사실 때문에 난 그날부터 더 일찍, 더 깨끗한 정장으로 새벽기도를 향해 간다, 우리 주님이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이다.
오늘도 난 그 주님과 단독으로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누고 즐겁게 하루를 시작했다.
혼자 하는 새벽기도, 그 시간이 나는 가장 기쁘고 즐겁다.
새벽 오히려 미명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 (막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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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바라봄이 생명이요 능력으로 말미암아 오늘까지 나를 종이 되게하시고 방향하지않겠하신 은혜가 더욱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