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마음
- 양희선 -
사랑하는 아들과 딸들아
이제는 다 컸다고 돈도 벌고 앞길을 생각하니 뿌듯하고 기쁘지만
할머니가 엄마 아빠를 생각하듯
여전히 어린아이 같고 벌판에 홀로 있는 어린 사슴과 같구나
아들아
오늘은 늦게 돌아오는구나
눈을 감고 있어도 귀는 문 열리는 소리에,
생각은 무사하길 바라고 있단다
아들아
오늘은 무슨 일이 생겼구나
멀리서도 돌아오는 너의 모습을 보고 벌써 알았고
마음이 천근 만근 무겁구나
묻지는 않겠지만 그런 모습 다음에는 보이지 말거라
슬프면 더 슬프고 아프면 더 아픈게 어버이 마음이란다
아들아
오늘은 무슨 좋은 일이 생겼구나
열리는 문소리에 벌써 좋은 향기가 느껴지는구나
마음은 따뜻하고 얼굴은 밝고 목소리도 명랑한게
오늘 밤은 편안히 자고 좋은 꿈꾸게 생겼구나
사랑하는 자녀야
너희는 나무와 같으니
나무 아래만 보지말고 그위에 잎사귀가 얼마나 울창한지
열매가 어떻게 생겨나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누구에게나 거의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이니
남이 있는 것 부러워하지 말고
너희가 갖고 있는것
더 사랑하며 살길 바란다
인생이란 신호등과 같으니
빨강 노랑 초록이 분명히 있음을 잊지말길 바란다
혼자보다는 둘이 낫고 둘 보다는 셋이 더 좋으니
더불어 함께 의지하고 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