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내 마음 들여다보기 4 - 자기 안에 감추어진 우울증을 회복하라(2)
김경수 목사 (서울 광은교회)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마음과 몸에 문제를 일으키는 병으로 일시적인 슬픔과는 다른 상태이며 예민하거나 정신력이 약한 사람이 걸리는 병이 아니다. 우울증은 슬프거나 울적한 느낌이 기분상의 문제 외에도 신체와 사고, 행동 등 여러 부문에 영향을 미쳐서 개인이나 사회생활에 영향을 주게 되는 마음의 질병이다.
우울증의 사전적 정의는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이라고 말 할 수가 있다. 즉 우울장애는 감정, 생각, 신체 상태, 그리고 행동 등에 변화를 일으키는 심각한 질환인 것이다. 이런 증상이 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분장애(Mood disorder)로 분류한다. WHO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1/4은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그 중 25%만이 효과적인 치료를 받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우울증은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첫째는 일반적인 증상이다. 기분(슬픈 정서), 사고(고통스러운 생각), 행동, 신체, 불안 정서로 나타난다. 둘째로 신체적인 증상이다. 신체적인 증상으로는 불규칙한 수면(Erratic sleep)과 동시에 무감각과 피곤, 식욕 상실, 성욕감퇴, 외모나 옷차림에 대한 무관심등으로 나타난다. 셋째는 정서적인 증상이다. 정서적인 부분에서 자기 몰두로 인하여 해로운 슬픔의 현상이 반복되면서 생활에서 흥미나 즐거움의 저하, 식욕 부진이나 체중 감소 혹은 식욕 증가나 체중 증가, 불면 또는 과수면, 정신 흥분 또는 지체, 피로 또는 에너지 상실, 자기 비난이나 지나친 죄책감과 무가치감, 결정 곤란과 사고, 집중력 감소, 죽음에 대한 반복되는 생각, 자살사고, 자살 기도로 생각이 저하되는 것이다. 결국 인생에 대한 좌절감, 죄책감, 절망감, 허무감 등과 같은 정서 상태가 부정적이며 비관적인 생각, 인지적 기능 저하, 주의 집중의 저하, 기억력 저하, 우유부단한 모습, 활력과 생기가 저하, 쉽게 지치며, 자주 피곤함을 느끼며, 성적인 욕구나 성에 대한 흥미가 감소하고, 사회적 활동을 회피하여 위축되는 생활을 하게 된다.
신앙인의 우울감
성경에 보면 믿음의 사람들도 우울증으로 고생한 것을 볼 수가 있다. 대표적인 사람들이 욥, 모세 엘리야, 예레미야, 바울까지도 우울의 감정들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사도바울의 경우에는 살 소망까지 끊어진 경험도 있었음을 고백하였다(고후 1:8). 시편에서도 우울증과 유사한 표현이 시편 22편에 나오고 있다.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거절감, 소외감), 내 하나님이여 낮에도 부르짖고 밤에도 잠잠치 아니하오나(수면장애),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열등감) 사람의 비방 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니이다(수치감), 나를 멀리하지 마옵소서. 환난이 가깝고 도울 자 없나이다(무력감), 나는 물같이 쏟아졌으며 내 모든 뼈는 어그러졌으며 내 마음은 촛밀 같아서 내 속에서 녹았으며(체증감소, 절망감) 내 힘이 말라 질그릇 조각 같고(에너지 감소) 내 혀가 이틀에 붙었나이다. 주께서 또 나를 사망의 진토에 두셨나이다(죽음의 희구 또는 소진)."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이런 모습을 하나님은 시편 기자들의 표현을 정죄하시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도 이세벨의 위협을 받을 때 우울증적인 증상과 유사한 것이 나타난다. "스스로 광야로 들어가"(왕상 19:4) "한 로뎀나무 아래 앉아서 죽기를 구하여 가로되"(절망감과 죽음을 동경), “오직 나만 남았거늘"(무력감과 외로움), "나는 내 열조보다 낫지 못하리니이다"(자신의 열등감)으로 로뎀나무 아래 누워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울에 빠진 엘리야를 정죄하지 않고 천사를 보내서 그의 지친 심신을 어루만지시고 까마귀를 통하여 물과 떡을 공급하시고 재충전하게 하신 것이다. 이 일로 엘리야는 "그 식물의 힘을 의지하여" 사십 주 사십 야의 광야 길을 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 안에서 우울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돕는 방법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돌봄을 줄 수가 있다.
1. 하나님의 위로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위로의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믿음의 자녀들이 마음고생을 할 때 위로해주시는 분이시다. 엘리야가 자기를 죽여 달라고 울부짖다가 지쳐서 로뎀나무 아래서 잠이 들었을 때 하나님은 천사를 보내어 숯불에 구운 떡과 물 한 병을 준비해 주시고 그로 하여금 먹고 마시게 하였다. 그는 두 번씩이나 떡과 물을 먹고 마실 때 천사가 엘리야를 어루만지면서 "일어나서 먹으라"고 위로하신 것이다. 그때 엘리야는 하나님의 위로를 받고 낙심과 패배감 속에서 다시 용기를 얻고 일어 설수가 있었던 것이다.
2. 하나님의 음성
엘리야가 호렙산 굴에 들어가 앉아 있었을 때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산 위에 서 있으라고 명령하셨다. 그때 제일 먼저 크고 강한 바람이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며 지나 갈 때 거기도 하나님은 계시지 않았다. 두번째로 지진이 지나갔지만 거기에도 하나님은 계시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불이 있었지만 불 속에서도 하나님은 계시지 않았다. 그런데 바람과 지진과 불이 모두 지나간 뒤 세미한 소리에서 엘리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던 것이다. 이것은 상처받고 낙심 중에 있던 엘리야가 바람이나 지진이나 불과 같은 거창하고 요란스러운 것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보지 않았고, 아주 세미한 소리, 침묵에 가까운 소리에서 하나님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울증은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 그때 우울증은 치유 되는 것이다.
3. 예배의 회복
하나님의 천사가 전해 준 떡과 물을 마신 뒤 엘리야는 힘을 얻고 기력을 회복하였다. 그런 뒤 엘리야는 40일을 밤낮으로 걸어가 호렙산에 있는 굴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엘리야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된 것이다. 이처럼 우리도 낙심 되고 우울할 때 하나님의 성전으로 가야 한다. 호렙산은 오늘의 성전을 말한다. 하나님께서 가장 분명하고 가장 활발하게 역사하시는 장소가 성전이다. 마찬가지로 마음의 병을 고침 받고자 한다면 온전하신 하나님께 나아와 예배하며 찬송할 때 우울증이 정화 되면서 마음이 치료 받게 되는 것이다.
교회에서 우울증의 돌봄
성경적으로는 하나님 앞에서 치료받지 못할 질병은 없다. 그래서 우울증도 치료될 수 있다. 이것이 한번의 기도나, 한번의 상담으로 하루아침에 치료될 수 있는 그런 성질의 것은 아니다.
우선 그리스도인들도 우울증이 심해서 잠을 여러 날 자지 못하거나 환청이나 환각의 증세가 보일 때에는 입원을 시켜서 의학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나서 계속적으로 상담을 통해서 마음에 있는 분노를 해소해야 하며 특히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책임질 수 없기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이미 다 해결하셨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 이때 우울증이 자리 잡지 못하도록 다음과 같이 돌봄을 주어야 한다.
첫째, 계속적으로 기도하기.
우울증에 걸린 사람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지려고 하지 말고 인간적인 마음으로 움직이기보다는 그 사람의 어려움을 계속해서 하나님 앞에 내려놓도록 해야 한다.
둘째, 계속적으로 관계를 지속하기.
우울증에 오래 시달려 온 사람과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곁에 머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몇 분이라도 집중해서 그분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것은 마치 깊은 사랑이 그 사람의 삶에 스며드는 것이다.
셋째, 종합 건강진단을 받아보기.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부작용은 없는지 상태를 체크해보고, 종합 건강진단을 받아보아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강건해 지도록 해야 한다.
넷째, 상담을 하기
약물치료는 놀라울 만큼의 효과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상담 없이 약물치료만 하는 것은 문제를 덮어두는 것이다. 적합한 상담자를 모른다면, 신뢰할 만한 기관에 의뢰하여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실제적인 방법으로 도움 받기
정원 가꾸기, 시장 보기, 아이들 돌봐주기, 집안 청소하기 등을 통해서 혼자 있지 말고 같이 일하면서 도움을 주어야 한다.
여섯째, 작은 기쁨을 함께 나누기
친구와 산책을 하면서 여기저기에 핀 예쁜 꽃도 보고, 일몰과 일출, 구름,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음미할 때 마음 문을 열고 대화를 할 수 있다.
일곱째, 지혜롭게 말하기
우울증 환자와 대화 할 때는 그가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말을 지혜롭게 해야 한다. 그럴 때 그가 마음 문을 열고 위로를 받을 수가 있다. 이렇게 할 때 우울증이 주는 수면장애나 식욕 부진 같은 신체적 이상과 기분의 조절을 연결시켜서 영혼을 치유 할 때 강건해지는 것이다. 만약 의사를 통해서 심한 스트레스나 상실, 내과적 질환, 성격적 경향, 유전적인 요인들이 포함된다고 하면 진료를 받아서 약물치료나 정신지지치료, 행동치료를 통해서 우울의 원인을 소거 시킬 때 회복됨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 할 수 있다. 주님의 도우심을 바라보면서 다음과 같이 찬송하기 바란다.
♬♪ 주만 바라볼찌라
하나님 사랑의 눈으로,
너를 어느 때나 바라보시고,
하나님 인자한 귀로써,
언제나 너에게 기울이시니
어두움에 밝은 빛을 비춰 주시고,
너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니,
너는 어느 곳에 있든지 주를 향하고,
주만 바라볼찌라.
“즐거워하는 자들로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로 함께 울라”(롬 12:15)
[편집자 주] 2022년 3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0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