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누가 운전하는가?
글 : 김용복 목사 (City Fellowship Mission)
아내가 사역하는 어머니학교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주말, 토, 일요일 2주간 4일 동안 열리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어머니들이 몇 십 명 참석해서 여성, 어머니, 가정, 자녀 등 주제로 강의, 그룹 모임, 나눔 등 귀하고 의미 있는 과정이었습니다.
나는 자매기관인 아버지학교 사역자이기도 하고, 또 아내가 리더이기도 하고, 여성사역자들만 있어서 남자가 도움될 만한 일이 생길 까봐, 현장에 있었습니다.
둘째 날인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 엄마가 아이들 셋을 데리고 참석했는데, 아이들이 문제가 좀 있어, 집에 데려다 주어야 하는데, 남편이 반대하는 집회를 온 거라, 남편에게 아이들을 데려가라고 부탁할 수 없는 형편이라, 중도에 어머니학교를 포기하고 집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엄마는 안타까워했지만, 다른 방도가 없어 사역자들도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사정을 듣는데, 내가 아이들을 데려다 주고, 그 엄마는 어머니학교를 계속할 수 있게 해주면 되겠다 하는 마음이 들어서, 집이 어디인가 하고 물어봤습니다. 한 20-30분 거리에 있는 동네였습니다. 문제는 집 가는 길을 그 엄마밖에 몰라서 (그 때는 GPS 등 스마트 폰이 없을 때라), 내가 나설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 엄마가 귀한 어머니학교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아까워서, 동네 근처까지는 아니까, 내가 간다고 했습니다. 그 엄마에게는 걱정 말라고 했지만, 그 동네에 가서는 집까지 수많은 골목길을 어떻게 그 밤에 찾을 수 있는지 대책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찾으면 찾으리라 하는 믿음으로 아이들 셋을 미니밴에 태우고 교회에서 집으로 출발했습니다. 아이들이 3-5 살 되는 모두 남자 아이들인데, 나까지 우리 넷은, 길이야 찾든 못 찾든 그 동네 가까이 가서 고민하고, 아이들 노래들을 신나게 불러 제끼기도 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하고 오느라고, 그 동네 근처까지 모두 즐거이 재미있게 왔습니다.
큰 길에서 좁은 동네 길로 들어서며, 나는 감으로 오른 편, 왼편 갈로 갈지를 선택하는 중에 , 그 너 댓 살 되는 아이에게 물어 보고, 아이들은 지들 마음대로 대답했습니다. 대 여섯 번 길을 돌았는데, 신기하게도, 한 번도 틀리지 않고 우리는 그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아이들 아빠가 주차장 길에 나와서, 길 모르는 운전사가 오는 것을 큰 걱정을 하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빠가 아이들이 창에서 나오면서, 너무 즐거운 얼굴이고, 한 번도 길을 잃지 않고 바로 집에 왔다는 믿기 어려운 사실에, 그 아빠의 아내와 어머니학교에 대한 미움과 분노가 다 녹아 없어졌나 봅니다. 그래서, 운전해 간 나에게 아이들을 잘 태워다 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 아빠는 제가 졸업한 법대 후배였는데, 1년간 판사 연구과정을 위해 미국에 왔다네요. 그래서 그 후 제가 사역하는 뉴욕신우회(맨하탄 직장선교) 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귀국한 후에는 동생 판사가 또 오게 되어, 선교회에 참석했습니다. 그 후로도 연수 오는 판사들이 뉴욕신우회에 오곤 했습니다.
이제 나는 압니다. 누군가 Ride 가 필요하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시는 것이라는 것을.
[편집자 주 : 2022년 7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4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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