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신문

[김혜영] 어떤 것이 진짜 나일까?

복음뉴스 0 2022.04.15 11:30

 

일상(日常) ⑩  어떤 것이 진짜 나일까?

글 : 김혜영 목사 (RN@Jaisohn Medical Center)



얼마 전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몸에서 내가 분리되는 것을 경험했다. 유체이탈이라고 하나? 내 몸은 죽어서 바닥에 누워있는데 나는 살아서 공중에 떠있었다. 공중에 떠 있는 나는 참으로 가볍고 자유롭다는 느낌이었다. 꿈은 거기서 끝났다. 꿈에서 깨어나 지금까지 그 장면을 떠올리면서 “어떤 것이 진짜 나일 까?” 질문을 던지게 된다. 

 

사람이 죽은 뒤 제사를 지내는 것을 보면 죽음 후의 영적 존재에 대해 인정하는 행위다. 일이 잘되면 조상님이 도왔다 말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 아닐까? 드라마나 영화에서 사람이 죽고 난 후 영적인 존재가 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영적 존재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 걸까? 아니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다. 겉모습만이 아닌 하나님의 영을 받은 영적 존재였다. 아담의 범죄로 우리의 영은 죽고 육적인 모습만 남았다. 물론 영적인 것이 완전히 사라졌다기보다는 퓨즈가 나간 전기처럼 전혀 파워가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고 믿을 때, 성령의 역사하심과 함께 우리는 새로운 피조물, 영의 사람이 된다. 몸으로 살지만 영이 같이 살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영이시다. 구약에서 하나님은 불과 구름, 강한 바람의 모습으로 나타나셨다. 하나님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영이신 하나님이 육체의 모습을 가지고 우리 곁에 오셨다. 그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사람의 몸을 입고 있지만 영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든 말들을 아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제자들도 성령이 오셨을 때, 그때서야  예수 그리스도의 모든 말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영의 말을 하고 영의 일을 감당했다. 그런 제자들의 모습을 세상은 놀라움으로 바라보았고 그들을 감당하지 못했다. 세상은 예수 그리스도를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만 보았다. 그가 행하시는 기적들을 보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 볼 수 있었기에 그의 가르침이나 말들을 신성모독이나 황당한 말로 이해했다.

 

하나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나라가 아니다. 그러나 보이는 나라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택하시고 이스라엘을 택하시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를 가시화하셨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나라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금송아지를 만들었고, 이방신들을 섬겼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다를 것은 없는 듯하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하나님을 믿으며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어떤 것이 진짜 나인지’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유체이탈의 꿈을 보니 나라고 하는 몸은 죽으면 그냥 거기서 끝이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그렇다면 몸이 아니라 영이 진짜 내가 아닌가? 몸은 이 땅에 내 영을 담고 살아가는 그릇 같은 것이라 정해진 때가 되면 흙으로 돌아가지만 영은 죽지 않고 살아가는 진짜 나인 것이다. 문제는 영은 보이지 않는 것이고 육은 보이고 만져지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 래서 일까? 영이 이끄는 삶을 사느냐 육이 이끄는 삶을 사느냐.. 누가 주도권을 가지느냐의 갈등은 몸을 벗을 때까지 계속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지 않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내 시간과 돈과 정성과 관심이 향한 곳을 따라가보면 내 삶의 주도권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하나님의 나라는 세상 속에 있으나 세상과 구별되었다. 나는 세상에 살지만 세상과는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깊은 기도를 한 후, 찬양 속에 은혜를 경험한 후, 말씀가운데 큰 깨달음을 가지게 된 후 주어지는 풍성한 기쁨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영이 기쁨과 평안과 즐거움 속에 있을 때 상황이나 환경과 관계없이 몸은 동일한 것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맛난 것을 배불리 먹었다고 해서 영 이 충만함을 느끼지는 않는다. 영은 그 영향력을 몸까지 전달하나, 몸은 몸에서 끝나는 것이다. . 진짜 나로 살아가는 것이 진짜 삶을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이 영이요 생명이라 (요 6;63)”“육신을 따르는 자는 육신의 일을, 영을 따르는 자는 영의 일을 생각하나니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롬8;6)”

 

[편집자 주 : 2022년 3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0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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