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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삼현] 예수 그리스도는 땅의 성소가 아니라 하늘 성소에 들어가셨습니다.

복음뉴스 0 2022.04.15 10:54

 

왜 하나님? ⑨  예수 그리스도는 땅의 성소가 아니라 하늘 성소에 들어가셨습니다.

글 : 한삼현 목사 (뉴저지 빛과 소금교회)



신약성경 히브리서는 그리스도의 삼중직( 三重職) 가운데서 제사장직을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구약 제사장들의 섬김과 비교해서 그리스도의 제사장직, 곧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과 승천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설명 합니다. 한 마디로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은 그 어떤 대상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월하고 탁월하며 고귀한 것인지, 그 차이점을 설명합니다. 

 

잠시 이 땅의 제사장으로 섬기다가 죽음으로써 다음 세대에게 그 직분을 물려주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구약의 제사장들과는 달리 그리스도께서는 항상 살아 계셔서 지금도 우리 신자들을 위하여 간구(대언-중보)하시는 영원하신 제사장이십니다(롬 8:34, 히 7:25).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는 구약 시스템의 연약함과 약점과 한계를 다 채우실 수 있는 탁월하시고 완전하신 대제사장이십니다. 특히 이 대제사장께서는 악이 없으시고 더러움이 없으며 죄인에게서 떠나 계시고 하늘보다 높이 되신 완전한 제사장이시기 때문에(히 7:26), 자기를 힘입어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들을 온전히 구원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신자가 항상 기억해야 할 요점은 이런 대제사장께서 지금 우리에게 살아 계신다는 사실입니다(히 8:1).

 

필자는 히브리서 제8장을 중심으로 ‘우리의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의 성소가 아니라 하늘 성소에 들어가셨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우리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에서 지극히 크신 이의 보좌 우편에 앉으셨으니(통치권을 받 으신 후에 여전히 살아계신 제사장으로 신자를 위하여 중보하고 계심을), 곧 사람이 지은 ( 땅의) 성소가 아니라,주(Christ)께서 친히 (자기 몸을 제물 삼아) 펼치신 참 성소와 장막(완전한 성소이고 또한 하늘 성소)에서 제사장으로 섬기는 분이십니다.”(히 8:1∼2, 의미적인 번역)

 

1. 구약의 성소(하나님을 섬기는 거룩한 장 소)는 사람의 손으로 세운(만든) 것이었더라( 히 9:11∼12, 24). 

 

구약의 성소는 이스라엘 공동체가 하나님께 헌물로 드린 땅의 각종 귀중한 재료들(금은보석, 나무와 돌, 식물로부터 얻은 실과 천 등등)을 사용하여 사람의 손으로 지은 것이었습니다.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는 광야 여행 기간이나 약속 땅에 들어간 후에도 정착과 안정을 얻을 때까지 이 지파 저 지파로 성소가 옮겨 다니던 동안에는 임시 거처인 성막(“천막”)의 형태를 유지하였습니다. 다윗을 통하여 안식을 누리게 된 다음 솔로몬 때 시온 산에서 석재로 지은 영구적인 거처인 성전(“돌”)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성막(천막) 이나 돌로 지은 성전의 한계에 대하여 스데반은 분명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이는 손으로 지은 곳에 계시지 아니하시나니”( 행 7:48)라고 하였습니다. 결국 성막이든 성전이든 둘 다 실체가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참 된 성소, 곧 성전의 실체는 따로 있다는 말입니다. 바로 그리스도께서 제사장으로서 세우신(pitched=펼치신) 그 성소 또는 장막이 바로 참 성소이고 참 장막이었다는 뜻입니다. 쉬운 말로 하면, 이 장막은 사람의 손으로 지은(세 운) 것이 아니라, 주(Christ)께서 친히 (자기 몸 으로) 세우신(펼치신) 것이었습니다(요 2:19). 바로 하나님의 뜻과 능력으로 세워진 것이었 습니다(고전 1:24).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과 승천으로 말미암아 뚜렷하게 드러난 것 처럼 말입니다.

 

2. 구약의 성소(하나님을 섬기는 거룩한 장 소)는 하늘에 있는 것의 모형과 그림자였습니다(히 8:5).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중에(진 영 가운데) 거하시는 처소(성막)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드리는 헌물로서 사람의 손으로 짓은 것이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보여주신 식양, 곧 설계도에 따 라서 짓는 것이었습니다. 쉽게 말한다면, 구약의 옛 제사장들이 섬기던 성막이든 성전은 그 원형이 따로 있었다는 말입니다. 구약의 성소는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보여주신 원형을 본 떠서 만든 모사품(copy)이었습니다. 특히 구약의 성소를 잘 살펴보면 금으로 싼 널판으로 세운 전벽에 스랍들을 새겼으며 휘장에도 그룹을 수놓았고 천정을 덮은 성소(mishkan) 덮개에도 그룹을 수놓았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땅의 성소는 하늘에서 그룹들과 영적 존재들에 둘러 싸여 계신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임재를 베껴놓은 복사판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영광스러운 하나님께서 이 땅에 있는 자기 백성 이스라엘 가운데 (진영 가운데) 거하고 계신다 (즉 그들을 자기의 거처로 삼으신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보이는 모형(copy)을 만들게 하셨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성소) 자체가 실체는 아니었습니다. 혹시 땅의 성소와 하늘 성소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시내 산에서 보이신 설계도(출 25:9), 식양대로 지을 것이라.” 하셨으므로 혹자는 땅의 성소의 원형, 곧 하늘 성소는 어떤 모습일까? 하늘에 있는 어떤 성전이나 그런 모양을 상상하고 유추하려고 한다면 오류에 빠질 것입니다. 오히려 그 실체는 바로 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자기 몸을 제물 삼아 완전한 죄 사함을 위해) 완전한 제사를 드리시고 부활-승천하여 하늘 성소, 즉 하늘에 계신 하나님(처소)께 들어가셨습니다. 지금 그리스도는 하나님 우편에 좌정하사 영원하신 제사장으로서 (신자들을 위하여 중보하면서) 섬기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참 성소와 참 장막에서(하늘 성소에 계신 하나님과 함께) 그리스도는 제사장과 왕으로서 중보의 섬김과 다스림을 베풀고 계십니다.

 

3. 주(Christ)께서 친히 (자기 몸을 제물 삼아 완전한 제사를 드리신 일이) 참 성소와 장막으로(완전한 성소의 기능으로서) 섬기신 것 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하늘 성소에 계신 하나님께로 승천하여 거기에서(참 성소와 장막에서) 왕으로서 통치권을 베풀고 계시며 또한 대언(중보)하시는 제사장으로서 섬기고 계십니다

 

그리스도께서 제사장으로서 섬기신 섬김은 이 땅의 것으로(짐승이나 식물 등등) 섬기신(드린) 것이 아니고, 하늘의 것으로(아버지의 품에서 유일하게 출생한 독생자 자신으로, 요 1:18)섬기신(드린)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땅의 성소에 들어가시지 않으시고 하늘 성소에 들어가셨다는 말은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임재를 본떠서 땅에 만들어 놓은 땅의 성소(하늘 성소의 모형)에 들어가지 않으셨고(혹은 거기서 섬기지 않으시고 자기 몸을 제물 삼아 완전한 제사를 드리시고 부활 승천하여) 하늘(하늘 성소)에 계신 하나님의 임재 앞으로 직접 나아가셨다(들어가셨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그리스도께서는 죽으시고 장사 지낸바 되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서 승천하여 하나님 우편에 앉으셨습니다(즉 완전한 제사를 통하여 통치권을 받으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삼중직(三 重職)에 대하여 (시간적으로 논리적으로) 기계적으로 엄격하게 구분할 것이 아니라, 성경 말씀이 소개하는 대로 유기적으로 유연하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그리스도께서 공생애 동안 말씀으로 가르치신 일을 통해서는 선지자직을, 자기의 몸을 제물 삼아 완전한 제사를 드리신 일을 통해서는 제사장직을, 끝으로 부활-승천하여 지극히 크신 이의 보좌 우편에 앉으신 일을 통해서는 왕직을 수행하셨다고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히브리서 8장은 그리스도께서 “하늘에서 지극히 크신 이의 보좌 우편에 앉으셨다”고 함으로써 통치권(혹 은 왕권, 1절)을 받으신 것을 소개한 후에, 이어서 여전히 “참 성소와 장막(하늘 성소)에서 (간구-중보하심으로써, 곧 제사장으로) 섬기시는 분이라”(2절)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그리스도의 섬김으로 하나님과 그 백성들 사이에 죄로 막힌 것을 허무시고 화목하게 하시며 하나님께서 그 백성들 안에 거하시면서 그 백성들과 교통하게 되셨습니다. 비록 단 한 번이었지만 완전한 제사를 드리셨기 때문에, 그 한 번으로 충분하며 다시금 반복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그리스도께서는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 앞에서 자기 백성을 위하여 중보하심으로써, 제사장의 섬김을 계속하고 계 십니다(롬 8:34).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 몸을 제물 삼아 드린 완전한 제사가 얼마나 새로운 것인지, 얼마나 파격적인(개혁적인) 것인지, 얼마나 큰 변혁이었는지, 히브리서 저자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하나님은 이것을) ‘새 것’( 언약)이라 말씀하심으로써, 첫 번째 것(언약)은 낡은 것으로 만드셨으니, 낡아져 오래된 것은 사라지게(없어지게) 되느니라.”(히 8:13) 이런 개혁과 변화는 언약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 닙니다. 피조물인 사람에게서도 일어납니다 (본질상 ‘진노의 자녀’로 머물러 있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피조물’로 바뀔 것인가?).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그리스도께서 베푸신 은혜를 통하여 나 자신도 옛 사람으로부터 새 사람으로 변화되는 놀라운 감격을 경험하시길 축원합니다.

 

[편집자 주 : 2022년 3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0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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