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신문

[박인혜] 어머니의 역사

복음뉴스 0 2022.04.14 18:48

어머니의 역사

글 : 박인혜 시인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을 맞고 

38선 이북 어둠 속에서 길이 안 보일 때 

한줄기 진리의 빛 만나 

할머니 손 잡고 다니던 예배당

 

그 빛 좇아

흥남부두 철수선 타고 내려온 부산 땅 

고달팠던 피난살이

 

이제는 평안의 삶인 줄 알았지만 

원죄의 속성은 어디나 있는 법

계속되는 시험과 환난 속에서 

하나님은 언제나 내 곁에 계셨고

 

임종 앞에 선 날

“모든 삶 살아내느라 수고했다” 

하나님의 목소리 듣는 것 같았던 

엄마의 마지막 모습

 

“모든 삶 살아내느라 수고했다” 

하나님이 내게도 속삭일 그 날까지 

오늘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걸어간다.


[편집자 주 : 2022년 2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9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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