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신문

[김용복] 거지 옆 자리

복음뉴스 0 2022.04.10 16:47

신앙 체험 - 거지 옆 자리

글 : 김용복 목사 (City Fellowship Mission)


도박의 도시 뉴저지 아틀랜틱 시티 (Atlantic City, New Jersey)에 갔습니다. 

 

거리에 오가는 사람들중에 기도 받기 원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기도 해주기 위해 갔습니다( Prayer Station Ministry). 카지노 호텔들이 줄지 어 있는 해변 거리 (boardwalk)에 테이블을 펼치고, 지나 가는 사람들에게 기도 받기를 원하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관광과 도박을 위해 온 사람들이라 기도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 기도 받기를 원한다고 했습니다. 한참 동안 Caesar Palace Casino앞 Board Walk 건너편에서 예닐곱명을 기도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몇 발자국 건너편 카지노 문앞에 한 남자가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앉아 있었습니다. 깡통을 앞에 놓고 카지노를 드나드는 사람에게 돈을 구걸하는데, 아무 말은 하지 않고 고개를 들고 사람들을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를 위해 기도해야한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망서려지고 주저함이 있었지만, 주님의 마음이 그런것같아 그에게로 걸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열 걸음 정도 걸으면 그에게 닿는데,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 사람은 40살쯤 된 백인인데, 한 다리가 무릎부터 없었습니다. 가서 기도해주려 는데, 나는 서서, 머리에 손을 얹고 할지, 내 한 쪽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반 쯤서서 기도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 짧은 순간 걸으며 예 수님께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마음속에 “ 그 옆에 앉아라!” 하는 응답이 왔습니다.

 

그래서 마음은 안 내키지만, 깡통을 사이에 두고 그의 왼편에 주저 앉았습니다. 앉으라고 하셨지 바로 기도하라는 마음은 안주셔서, 그냥 앉 아 있었습니다. 조금 있다 서로 말문이 터져서 사정을 좀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다리뼈에 암같은 것이 생겨서 절단했고, 일을 못하게되서 구걸을 나오게 되었답니다. 근처에 교회도 다녔었답니다. 아내도 있답니다. 제 소개도 약간하고 나니, 좀 친근해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내 마음속에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내가 앉은 길 바닥 자리가 참으로 평안했습니다. 원래 내자리인 것 같앗습니다. 옆에 놓인 거지 깡통도 원래 내 것 같았습니다. 심지어 그 안에 돈 몇푼도 내가 받은 것 같았습니다. 마음이 참 좋았습니다. 무언가 될 것 같았습니다. 희망이 샘솟았습니다. 그래서 그를 축복하고 기도해주었습니다.

 

그 뒤에 알았습니다. 에수님이 이 땅위에 내 자리에 앉으셔서, 나와 같이 되셨습니다. 그 때에 그 십자가가 예수님께 고통뿐이 아니고, 또 해야만하는 의무와 사명뿐만이 아니었구나. 내 옆에 앉으셔서 좋으셨구나, 기쁘셨구나, 정말 평안하셨구나, 나에 대한 희망이 생기셨구나, 이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내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내 예수가 나와 함께 앉으신 자리입니다. 빌립보서 2장 5-8절에 그 마음, 그 자리가 보입니다 : “5.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6.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8.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그 예수 마음 때문에, 미국청년 하나가 1885년, 내가 태어나기 67년 전에 내 고향 제물포 바닷가에( 지금의 인천) 에 왔습니다. 호레스 언더 우드(Horace G. Underwood)입니다. 선교사로 조선땅에 온 것입니다. 그가 우리 동네에 온 지 111년 후 1996년에 나는 그 분 동네인 뉴저지/ 뉴욕에 오게되었습니다. 그 1년 뒤 1997년 그가 다니던 신학교 New Brunswick Theological Seminary 에 내가 들어갔습니다. 또 그 뒤 6년뒤 2003년에 그 분처럼 나도 목사가 되었습니다.

 

한 사람이 자리를 바꾸면, 많은 사람의 자리도 바뀝니다. 가보지 않았던 자리, 가기 싫은 자리로 가보는 것입니다. 새로운 자리이지만, 원래 그것이 ‘내 자리’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 그 자리로 움직여보며 찾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 2021년 10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5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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