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소식

이민개혁 촉구 대행진 참여 후기

복음뉴스 0 2021.09.24 19:37

지난 21 일(화) 워싱턴 DC 에서 CASA 와 NAKASEC 이 주최하고 전국의 이민자 권익옹호 단체들이 참여한 이민개혁촉구대행진이 열렸습니다. 이민개혁과 서류미비자 신분 조정 촉구를 위한 이날 행진에, 시민참여센터(KACE)와 뉴욕, 뉴저지, 시카고 등지의 이민자보호교회네트워크 회원들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이날 행진에 참여한 사람들 중 시민참여센터(KACE) 김동찬 대표, 뉴저지 교협 총무이자 새방주교회 담임인 박인갑 목사, 시카고 이보교 위원장이자 기쁨의 교회 담임 손태환 목사 등 세 분이 다녀 온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가슴 뭉클한 후기를 함께 나누며 이민개혁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한인사회가 함께 역량을 모아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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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만 서류미비 이민자들은 희망의 동력인데…

 

김동찬 대표(시민참여센터, KACE)


전세계 경제가 동력을 잃어버리고 있는 상황에 코로나 펜데믹이 강타하면서 뒤죽박죽 세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상황들이 우리 앞에 나타날지 알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를 해야 할까’인데 지금의 미국은 그 돌파의 동력을

찾아야 합니다.

 

무릇 모든 동력은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고 그 모아진 마음으로 동력을 만드는 것이기에 미국이 좋아서 살고자 온 사람들에게 문을 열고 그들이 희망의 동력을 만들어 내게 하는 것이 중요한 미국의 새 동력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혼란스럽고 팍팍해진 생활을 어떻게 정리하고 개척할 것인가에 대한 건설적인 고민보다는 희생양을 찾아서 삶의 스트레스를 분풀이처럼 풀어서 인기를 누리려 하는 정치인들과 집단들이 1 천만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희망의 동력을 만들지 못하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9 월 21 일 워싱턴 DC 에서 열린 이민개혁을 요구하는 행진은 이민자들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한 중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하고 새벽 6 시에 차를 끌고 집을 떠났습니다.

 

행사는 전체적으로 4 시간 남짓 진행이 되었고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라티노 이민자들이었고 그외는 소수이지만 한인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뉴저지 연방상원 밥 메넨데스 의원, 뉴욕의 척슈머 상원의원 등이 나서서 반드시 의회에서 이민개혁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고 했지만 의회의 상황은 아직은 낙관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을 대부분 이해하고 있었기에 참가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간절했고 높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날 이민자들의 외침은 단지 자신들만을 위한 외침이 아니라 미국의 미래를 위한 간절한 외침이기에 우리 모두의 외침일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지역구 의원들에게 이민개혁안이 이번에 통과 되게 노력하라는 요구를 해야할 것입니다.

 

WASHINGTON DC 대행진에 다녀와서

박인갑 목사(뉴저지 새방주교회)


암 투병 후 하루 당일에 승용차로 다녀온 적이 없어 아내가 걱정스런 마음에 “목사님! 꼭 가야해요? 안 가면 좋겠는데 …”하는 소리를 뒤로 하고 “주님! 모든 것을 맡깁니다.” 기도드린 후 새벽 상쾌한 공기를 흠뻑 마시며 일찍 집을 나섰다.

 

오전 6 시 30 분에 레오니아에 있는 그레이스벧엘교회에 차를 주차한 후 주 안에서 사랑하는 김대호 목사님, 박동규 변호사님, 김동찬 대표님 그리고 처음 뵙는 김형규 선생님을 반갑게 만나 출발하였다.

 

날씨도 좋았고 기대감에 기분도 좋았다. 워싱턴 DC 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단체들에서 온 사람들이 행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리웠던 손태환 목사님께서 시카고에서 오셔서 반갑게 만나 허그를 했다.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

 

행진 출발지로 가니 수많은 Banner 들과 Placard 들, 수많은 사람들을 마주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가슴 깊은 곳에서 뭉클함이 올라왔다.

 ‘아! 저들은 누구를 위해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이곳에 와서 저렇게 구호를 외치며 호소할까? 난 저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광경을 보고 계실 주님의 마음은 어떠하실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주체없이 흘러내렸다.

 

무엇보다도 서류미비자들의 그 아픔을 교회에서 직접 몸으로 체험한 나로선 더욱 그러했다.

 

민권센터에서 오신 분에게 물어보니 미국 32 개 주, 17 단체에서 약 2 천여 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We are Home and Real. Recovery Now!” 

 

저들의 외침이 꼭 이루어지길 아버지 하나님께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해 본다. 오늘은 나의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뜻 깊고 은혜로운 날이었다. 주님께 감사하며 함께 한 동지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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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걷는 이유

손태환 목사(시카고 기쁨의 교회/ 시카고 이보교 위원장)


피곤한 주일 저녁,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려다가 뉴스를 보고 급히 몸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엘리자베스 맥도너 상원 의사조정관(Parliamentarian)이 이민개혁법안을 예산조정안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판정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불과 한 주 전 연방하원 법사위에서 예산 조정안에 포함될 이민개혁법안을 통과시킨 후 대부분 낙관적 전망을 내놓던 참이었기에

당황스러움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워싱톤 DC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시카고 이보교에서는 3 명의 위원이 참석하고, 하나센터를 중심으로 시카고에서는 총 11 명이 이번 대행진에 참가하였습니다. 전국에서 이민개혁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진 이들이 모여드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험이었습니다. 이 일을 수십 년간 해 온 활동가들 앞에 겸손해질 수 밖에 없었고, 서류미비 상태에 놓인 청년들의 절박한 외침에 숙연해지기도 했습니다.

 

점심 식사 중에 이민구치소에 감금되었다가 8 개월만에 나왔다는 분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겪은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아무런 범죄 기록도 없는 그를 서류미비라는 이유만으로 영장도 보여주지 않고 길에서 체포한 이민세관단속국(ICE)과, 믿어지지 않을 만큼 반인권적인 이민 구치소의 행태에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너무 열악한 음식에 40 파운드가 빠진 것은 물론, 팬데믹 상황에서 유독성 스프레이를 곳곳에 뿌리고, 심지어 심각한 다리 상처를 제대로 치료해 주지 않아 뒤늦게 두 번이나 수술을 받아야 했다고 합니다.

 

문득 참가자들의 외침과 함성이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곳에 모인 이들 다수가 실제 서류 미비 상태였고, 그들에게 이민개혁은 자신과 가족들의 생존의 문제이자 이 땅에서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을 향한 절박한 외침이고 싸움이었습니다. 정치인들은 이들의 절박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저울질을 합니다. 이걸 줄 테니 저걸 달라, 협상을 합니다. 이제 상원 의사 조정관(Parliamentarian)을 설득하기 위해서도 이런 협상이 이어질 것입니다. 냉정한 정치현실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천백만 서류미비자들의 절박한 함성에 비해 저 뒤에 보이는 국회 의사당은 너무 차갑고 견고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견고한 진을 파하는 하늘의 능력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여리고성을 도는 마음으로 그곳을 걸었습니다. 지금은 갈라진 금 하나 보이지 않을 지 모르나, 우리의 간절한 함성과 기도를 통해 그 진을 무너뜨릴 하나님을 신뢰하며 외쳤습니다. 

 

“Citizenship for All(모두에게 시민권을)!”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 건물 앞에서 시위를 하는 도중, 한 백인 남성이 우리를 향해 조롱하며 행사를 방해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를 보며 레베카 솔닛이 그의 책 <걷기의 인문학> 한국어 서문에서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걸어가는 사람이 바늘이고 걸어가는 길이 실이라면, 걷는 일은 찢어진 곳을 꿰메는 바느질입니다.” 우리의 행진이 이 땅에 찢어진 마음들, 찢겨진 이민자 가족들, 둘로 찢어진 이 나라를 꿰메는 일이 되리라 믿으며 우리 이보교는 우리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견고한 진이 무너지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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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위의 기사와 사진은 이민자보호교회에서 제공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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