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교협(회장 양민석 목사)이 주최한 "뉴욕! 포스트 팬데믹, 교회는 어떻게 가야 하나?" 포럼 마지막 날 일정이 6월 24일(수) 오전 10시 30분부터 후러싱제일교회(담임 김정호 목사)에서 진행되었다.
김진우 목사(메트로폴리탄감리교회)의 사회로 진행된 포럼 마지막 날의 세번 째 주제 발표는 김종일 목사(뉴욕성서교회)가 맡았다. 김 목사는 "예배의 핵심파일과 변화의 방향"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다음은 김종일 목사의 발표문이다.
지난 3월 15일, 심화되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과 이에 따른 뉴욕 연회 주재 감독 Thomas Bickerton 감독님의 지시에 따라 주일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교체하게 되었다. 또한 주중 예배와 기타 모든 교회 활동을 취소 할 수 밖에 없었다. 갑작스럽게 찾아 온 변화에 적응도 하기 전에 온라인 예배가 당분간 지속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직면하면서 목회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변화가 일어났음을 부인 할 수 없었다. 그와 함께 구체적으로 목회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변화 될지에 대해 고민 하게 되었다. 마침 그 때에 캐나다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Carey Nieuwhof (캐리 뉴호프) 목사의 글을 접하게 되었다. 두 주 전에 양민석 목사님께서 팬데믹 이후의 목회 변화의 방향에 대한 발제 제의를 받았을 때에 그 글이 생각났다. 팬데믹으로 인한 미국 교회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이지만 모든 교회에 적용되는 내용이라 생각해서 Carey Nieuwhof 목사의 글을 중심으로 말씀을 나누고자 한다.
Carey Nieuwhof 목사는 앞으로 변화 될 교회의 모습에 대해서 7가지를 제시했다.
1. 교인들의 수평 이동이 점점 심해질 것이다. (The church will consolidate as it expands.)
팬데믹으로 인하여 교회들이 온라인 예배를 드리게 되면서Barna Group에서 미국 교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음과 같은 깜짝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다. (1) 설문조사에 응한 사람들 중에 48%는 지난 한 달 동안 교회에 오지도 않았고 온라인 예배를 드리지 않았다고 했다. (2) 또, 단 40% 만이 자기들 교회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렸다고 했고, (3) 23%는 다른 교회 온라인 예배를 드렸다고 했다. 팬데믹 전에는 본 교회에 꾸준히 참석하던 사람들 중에 다른 교회의 온라인 예배를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23%나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29%의 교회는 온라인 예배 참석이 증가 했다고 한다. 즉, 29%의 교회는 팬데믹 중에도 성장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 통계를 23%의 교인들이 다른 교회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는 것과 비교해 보면 성장하는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 교회의 교인들의 수평 이동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즉, 소/중형 교회 교인들은 점점 대형 교회로 몰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중형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 내 교회 교인들이 다른 교회를 기웃거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교회 교인들도 내 교회를 기웃거린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내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만 내 교인이라는 생각을 바꾸어서 누구나 다 내 교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소/중형 교회가 할 일을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보았다. (1) 첫째, 소/중형 교회만의 장점을 찾아서 발전시켜야 한다. (2) 둘째, 매력 있는 온라인 예배를 제공해야 한다. (3) 셋째, 온라인 예배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현실로 받아 들여야 한다.
2. 교회가 재 개방 된다고 해도 예전과 똑 같은 수의 교인들이 교회 예배에 참석할 것을 기대 할 수 없다. (The return to church might not be the rush leaders hope for.)
목회자를 비롯해서 교회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은 빨리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 되어서 교회 예배가 이전의 모습으로 회복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1) 첫째,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예배 참석 인원이 줄어 들 수 밖에 없고, (2) 둘째, 감염 위험으로 인한 두려움 때문에 예배 참석을 꺼리는 교인들이 있으며, (3) 셋째, 온라인 예배에 익숙해져서 교회 예배 보다 온라인 예배를 선호하는 교인들도 있게 될 것이다. 실재로 우리 교회만 해도 온라인 예배가 더 집중이 잘 되고 은혜 스럽다는 분들이 있다.
이런 현상은 Barna Group 설문조사에서도 명백히 드러났다. Barna Group의 조사에 의하면:
(1)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지 않아도 되면 나오겠다 – 17%
(2) 지역 사회의 상권이 문을 열게 되면 나오겠다 – 14%
(3) 식당들이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게 되면 나오겠다 – 8%
(4) 누구나 바이러스 검사를 쉽게 받을 수 있게 되면 나오겠다 – 6%
(5) 학교가 오픈하게 되면 나오겠다 – 4%
(6) 백신이 개발되면 나오겠다 – 3%
종합 해 보면 약 25%의 교인들은 바이러스 위험이 거의 없어져야 교회에 나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약 30%의 교인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예배를 할 수 있게 되면 나오겠다고 했다.
조금 전에 48% 교인들은 아예 예배를 드리지 않고 있다는 것과 함께 생각해 보면 교회가 완전히 재 개방이 된다고 해도 예배 참석 숫자는 그 전의 50%도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어떻게 해야 하나?
(1) 때가 되면 교인들이 모두 다시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2) 교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해서 교회 예배 참석에 대한 교인들의 생각과 태도를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 해 볼 필요가 있다.
(3) 목회자로서 심리적으로 위축 될 수 있음을 유념하고 support mechanism을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심각할 경우 카운슬링을 받는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4) 문제 보다 교회의 미션에 더 집중해야 한다.
(5)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고 획기적인 변화는 항상 위기 속에서 나왔다는 것을 기억하며 새로운 목회 모델에 과감하게 도전해 보아야 한다.
3. 미래의 교회는 건물을 가진 디지털 교회가 될 것이다. (Churches will become digital organizations with physical locations.)
앞으로 변화 될 교회의 모델은 건물에 모여 예배하는 교회로서 교회에 올 수 없는 교인들을 위해 온라인 예배를 제공하는 모델이 아니라,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교회로서 교회에 나와서 예배하고 싶어하는 교인들 위하여 예배실을 제공하는 모델이 될 것이다.
그 차이는 JCPenny와 아마존의 차이가 될 것이다. JCPenny, Sears, Toys’R’Us 같은 회사는 건물을 가진 회사로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회사였다. 반면에 아마존은 처음부터 온라인 회사로 시작을 했다강 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건물을 제공한 회사다.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우리 모두가 다 잘 알고 있다. JCPenny를 비롯한 건물 중심의 회사로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했던 회사들은 모두 망하고 말았다. 사회가 얼마나 많이 변화 되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10년 전만 해도 주는 것을 받아 먹는 문화였다. 선택권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가 원하는 때에 가질 수 있는 문화가 되었다. TV나 영화를 시청하는 것이 그것을 가장 극명하게 볼 수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방송국이나 영화관에서 방영하는 시간에, TV/영화관에서, 방송국/영화관에서 방영하는 내용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원하는 방송을,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곳에서 본다. 사람들은 더 이상 방송국/영화관의 형편에 묶이지 않는다. 100% on-demand (주문식) 시대가 되었다.
외식하는 것도 그렇다. 전에는 맥도널드에 가면 그 사람들이 만들어 주는 것만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골라서 먹을 수 있다. 치즈는 빼고, 토마토는 넣고, 후렌치 후라이 대신에 샐러드 달라고 할 수 있다.
예배도 그렇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교회라고 하는 한정된 장소에서, 주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만 예배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으로 변화된 on-demand 문화로 인하여 예배도 그렇게 개인의 형편에 맞추어서 예배 할 수 있는 것을 원하는 시대가 되었다.
다른 교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 교회만 해도 실재 예배 실황 때에는 몇 사람 시청하지 않는다. 그런데 하루, 이틀 지나고 보면 어떤 경우에는 우리 교회 교인 숫자 보다 더 많은 뷰잉이 기록되기도 한다. 물론, 우리 교회 교인 아닌 분들이 예배를 시청 할 수도 있지만, 우리 교회 교인들 중에도 정해진 시간 보다는 본인이 편한 시간에 예배를 시청하는 분들도 분명히 있다.
그래서 앞으로의 교회는 건물을 가진 교회로서 온라인 예배를 제공하는 교회가 아니라, 온라인 교회에서 예배실을 제공하는 교회가 될 것이다.
4. 목회 리더십 요건 중에 민첩함이 많이 요구 될 것이다. (Agility will become one of the most valuable leadership qualities.)
모든 것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발 맞추어 적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민첩함이 필요하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상황 속에서 적응을 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적응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 라는 것이다. 사실, 팬데믹이 시작 된 이후 대부분의 교회들이 곧 바로 온라인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민첩함을 잘 보여 준다. 그러나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것은 예배의 혁신이라기 보다는 현장에서 예배할 수 없다는 현실에 대한 적응에 더 가깝다. 예배의 혁신은 교회의 미션에 충실하면서 그 미션을 성취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변화하는 사회/문화를 수용하며 그 변화에 발 맞추어 민첩하게 필요한 변화를 이루어 나갈 때에 이루어 질 것이다.
5. 교역자들도 자택 근무와 화상 미팅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것이다. (Virtual and flexible staff team will be the new normal.)
교회가 하룻밤 사이에 온라인이 되어 버린 것처럼 많은 회사의 직원들과 교회 직원들도 하룻밤 사이에 온라인 근무로 바꾸어졌다. 이미 미국의 대형 회사들 중에 바이러스 문제가 해결 된다고 해도 예전처럼 현장 근무로 돌아가지 않을 것을 표명한 회사들이 있다. 어떤 회사들은 현장 근무를 대폭 줄이기도 했고, 아예 사무실을 처분 해 버리고 100% 자택 근무 체제로 운영하는 회사들도 있다. Tweeter, Facebook 은 바이러스 사태와는 상관 없이 자택 근무를 원하는 사람들은 영구적으로 자택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회사의 방침을 바꾸었다.
직장 문화, 사업 문화가 이렇게 바꾸어 지고 있는 것은 교회 리더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지금까지는 교회 스태프들이 교회에 출퇴근 할 것은 요구했다면 앞으로는 형편과 하는 일에 따라 리모트 근무 하는 것도 허용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6. 신앙 교육과 영성 훈련의 중심은 교회에서 가정으로 바꾸어 질 것이다. (Spiritual formation will shift from facility based to home based.)
교회가 전면 재 개방이 된다고 해도 그 전처럼 교인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목회 사역은 점점 온라인 사역이 될 것이라고 가정 할 때에 한 가지 큰 장점이 있다. 신앙 교육과 영성 훈련이 교회 건물에 국한 되지 않고 24/7 사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까지는 교회 건물 안에서 모든 사역이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성도들의 가정에서 모든 사역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또, 지금까지는 교인들의 영성 훈련의 책임이 목회자에게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면 이제는 그 책임감이 성도 개개인에게 더 무게가 실릴 것이다. 지금까지는 성경 공부, 제자 훈련, 영성 훈련을 받으려면 정해진 날짜와 정해진 시간에 교회에 와야만 했었다. 그러나 모든 영성 훈련 콘텐츠가 온라인으로 제공 된다면 성도 각자의 신앙 생활은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이 될 수 밖에 없다. 성도 각자가 자기 자신의 신앙 생활, 가족들의 신앙생활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무척 바람직한 일이다. 단, 교회는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과감한 연구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7. 온라인 중심 목회가 교회 건물 중심의 목회를 능가하게 될 것이다. (On-Demand access will eclipse live events.)
위의 3번에서 언급한 것처럼 앞으로는 현장 목회보다 디지털 목회가 대세가 될 것이다. 이미 우리는 on-demand 문화를 경험하고 있다.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다른 사람이 정해 준 것을 경험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모든 것이 on-demand로 가고 있다. 예배도 그렇고 영성 훈련도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도 온라인으로 많은 프로그램을 올려 놓아야 한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이미 설교와 기타 다른 신앙 훈련 콘텐트를 많이 녹음/녹화 해 놓은 것이 있다. 그것들을 활용하면서 점차 필요한 대로 보충하고 엎데이트 해 나가면 된다. Carey Nieuwho는 오래 된 설교이기 때문에 필요 없는 설교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래 된 설교라도 해도 지금 이 시간 그 메시지를 간절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설교가 얼마나 오래 되었는가 보다는 얼마나 은혜가 되는가에 더 많은 관심이 많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렇게 바이러스 문제가 해결 된다고 하더라도 온라인 예배/설교를 계속해야 한다면 두 가지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첫째, 그 전보다 설교 content와 deliver/presentation가 더 중요하게 될 것이다. 설교를 시작 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교인들이 관심을 집중 할 수 있도록 content 개발과 delivery/presentation에 시간과 재정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둘째, 앞으로는 사람들이 (특히 젊은 세대) 설교를 들을 때 “Is it true?” 보다는 “Is it relevant?”라는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진리라고 해도 나하고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느껴지면 믿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우리나라가 새마을 운동 할 때에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잘 사는 것이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축복의 하나님이라는 진리의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그 진리에 연관성을 느꼈다. 그 결과 “하나님은 축복하신다”는 진리가 교회 부흥에 큰 몫을 감당한 것을 부인 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제는 하나님 믿지 않아도 얼마든지 잘 사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축복의 하나님이라는 진리는 변하지 않았지만 사람들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진리가 되어 버렸다.
예수 믿으면 천국 간다는 진리는 천국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깊은 연관이 있는 진리다. 그러나 천국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연관도 없는 진리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천국 외에 예수 믿어야 하는 설득력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사회가 그렇게 변했고, 사람들이 그렇게 변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하나님의 진리를 전파하는 설교도 변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과 그로 인한 온라인 예배는 그동안 간직하고 있던 목회의 페러다임과 콘셉트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그러므로 팬데믹 이후의 변화 된 사회에 발 맞추어 나가려면 교회의 본질, 각 교회의 미션과 비전과 핵심가치, 특별히 예배에 대한 신학적인 고찰과 현 시대에 맞는 정의를 다시 정리해 보아야 한다. 그와 아울러 목회의 대상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팬데믹으로 인하여 목회와 예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Carey Nieuwho는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변해버린 세상에서 목회를 계속해 나갈 때에 이 질문을 던져 보라고 권한다.
What does this make possible?
지금의 이런 상황은 무엇을 가능케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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