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논단

한국 교회, 예배로 망한다 - 1부

조정칠 2 2018.03.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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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예배로 망한다? - 1부 -

지난 한 해 동안, 종교 개혁 500주년 관련 행사는 참 많았으나 조금 아쉬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교 개혁 500주년이라면서도 개혁의 의지도, 열기도 보이지 않고, 늘 하고 있는 것들을 반복할 뿐, 개혁은 추억만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배운 개혁은 잘못을 뜯어고쳐서 바로잡는 것이었습니다. 현대 교회에 잘못된 것이 오죽 많습니까? 더욱 잘 해보겠다는 소리들은 새해 메뉴 같습니다. 종교 개혁과는 상관없는 소리 같지 않습니까? 어느 것 하나도 개혁하겠다는 소리가 들리지 않은 것이 참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내 귀가 잘못 들은 것이라면 용서해 주십시오. 내가 무슨 자격이 있어서 이러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목회를 오래 하다 보니 이런 말 한마디는 하고 싶어서 그럽니다.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노파심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렇게 말해도 좋은 뜻으로 듣겠습니다.

“한국 교회 예배로 망한다”는 말은, 55년 전에, 내가 신학교 졸업반이었을 때 A 교수의 강의 시간에 들었던 말입니다. 55년이 지나도록 기억이 나는 것은, 내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그 강의가 무척 명강의였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학생들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모두가 그 강의에 몰입되었던 탓으로 이런 글까지 쓰게 된 것 같습니다.

한국 교회가 망하기를 누가 바라겠습니까? 그 교수는 누구보다도 한국 교회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가슴 타는 절규를 하셨던 것 같습니다. 나는 그 분의 제자로서 스승님의 애가 타는 향기를 음미하면서 이 글을 씁니다. 한국 교회가 망하지 않게 하는 일이라면 나부터 나서고 싶습니다.

그 당시는 예배가 오늘처럼 문란하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그 때 대책을 잘 세웠더라면 오늘처럼 되지는 않았을런지 모릅니다.

그 강의는 예배가 잘못되는 교회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해서 우리 제자들은 나름대로 그 뜻을 받들어 지켰습니다. 나 역시 주일 예배 외에 어디에도 예배라고 쓰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그렇게 하는 줄 알고 지나왔습니다. 지나고 보니, 그렇지 않고 강둑이 뚫려서 계속 물이 새어든 것 같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책임질 일입니다. 교회가 대책 없이 이대로 계속 나가면 망한다는 생각은 나도 동감입니다. 그 문제가 예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때 가만히 있는 목사는 비겁합니다. 알고도 모른 척 한다면, 사특한 목사일 것입니다. 아무렴 어떠냐고, 남들이 하는 대로 두고 보겠다면, 그런 목사는 태만합니다. 내가 바로 그런 벙어리 개와 같이 잠자코 있는 목사 같습니다.

예배는 절대적 권위와 가치입니다. 누구라도 변질시키면 용서받지 못할 만큼, 질 나쁜 죄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관행인 줄 잘못 알고 그렇게 했다면, 즉시 회개할 일입니다. 어떤 공론이나 변론도 할 수 없는 엄중한 계명입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며 해결의 길을 찾아야 한국 교회가 삽니다. 부디 이 늙은 목사의 글을 무시하지 않아야 정직한 목사입니다.

잘못된 예배란 하나님의 영광에 방해가 되는 경우입니다. 결혼식을 결혼 예배라고 하는 것은 예배 모독이며 결혼 방해입니다. 결혼은 법도입니다. 결혼은 법도를 지키는 예식입니다.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 아니고 신고하는 절차입니다. 구교는 결혼을 성례에 포함시킵니다. 그러나 개신교회는 예식으로 지킵니다. 예배는 엎드려서 받드는 엄숙한 것입니다. 결혼은 받들어 올리지 않고 인간이 누리는 축복 행사입니다. 위임식도 그렇고, 봉헌식도 그렇습니다. 법도는 신고하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참으로 황당한 것은 사람이 죽었는데 무슨 예배입니까? 장례식, 입관식, 발인식, 하관식, 그 중에 어느 것도 예배라고 붙이면 절대로 안됩니다. 하나님은 산 자의 하나님이십니다. 유족들을 위로하는 엄숙한 장례식이 정확합니다. 그런 잘못은 예배 모독이 아니라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입니다. 장례는 엄숙하게 슬픔을 위로하는 것입니다. 예배는 기쁜 것입니다. 장례가 기쁩니까? 아닙니다. 하나님께는 예배, 인간에게는 예식이 정도입니다. 교회의 일반 행사는 예식으로 치루는 것이 정상적입니다. 예배라는 용어를 갖다 붙이기만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신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죄 중에 무서운 죄가 하나님을 망령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알아야 하나님을 믿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배를 함부로 쓴 탓으로 불벼락을 맞은 일도 많습니다. 역사와 전통에 준엄한 의식을 불법으로 무조건 예배로 둔갑시킨 것은 봐 줄 수가 없는 일입니다. 위임식, 봉헌식, 기념식, 축하식, 임직식이 정확합니다.

참으로 웃지 못 할 비극은 천국 환송 예배라는 기상천외한 말입니다. 한국 교회에서만 쓰는 망언입니다. 천국문은 교회 관할도, 소관도 아닙니다. 그런데 감히 어떻게 천국 입장을 땅에서 시킵니까? 엄숙하고, 경건하고, 진정과 신령으로 드리는 것이 예배입니다. 사람이 조작하는 것은 예배가 아닙니다. 누가 그런 걸 모르는 줄 아느냐고 화를 낼지 모르겠습니다. 알면서 그런다면 더욱 가소롭습니다. 잘못을 고칠 생각을 하는 것이 양심이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더욱 경악할 예배는 개인을 축하하는 축하 행사조차 예배라고 하니 그런 정신이 걱정됩니다. 노회장은 노회에서 취임하고, 총회장은 총회에서 취임하는 즉시 회장직을 수행합니다. 개 교회와는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 그것이 무슨 영광이라도 되는 것입니까? 노회원이 노회장 되고, 총회원이 총회장 되는 것은, 회의를 진행하는 질서 유지에 이바지하는 것 이상의 권좌가 아닙니다. 그런 것을 과장하면 사치가 되고 지나치면 사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명예라고 교인들에게 가르치면 불법입니다. 그런 전례를 따라하지 않는 것이 개혁이고, 깨끗한 목사의 정신입니다. 그런 악습은 교회가 부패하였다는 것 외에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노회장, 총회장이 그러면, 교회와 교인들도 그런 것을 배웁니다. 누굴 신뢰하라고 목사들이 그런 폐단을 만듭니까? 목사에게 무슨 벼슬처럼 과장하는 타락상이 교회가 무너지고 있다는 징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께만 드리는 예배를 자기들 편한대로 남용하면서 아무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면, 교회 문 닫고 무덤 팔 생각을 합니까? 무슨 생각으로 그러고 있습니까? 제발 정신 좀 차리시고, 목사직을 가치 있게 지켜갈 생각을 하십시오. 교인들은 보고 있습니다. 목사는 무슨 배짱으로 예배를 날조하는지, 그것만은 안 됩니다.

예배 용어만 바로 제자리에 놓으면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배를 원래 자리로 환원시켜야 합니다. 예배는 교인이 드립니다. 목사는 인도자입니다. 교인을 위해서 예배가 있습니다. 목사가 마음대로 하면, 예배라 할 수 없습니다. 현대 교회는 목사가 예배의 인도자라고 써놓고 실제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예배를 방해하는 나쁜 버릇이 생겼습니다. 한 두 가지 방해가 아닌데도 본인은 잘하는 줄 착각합니다. 하나님이 받으시는 참 예배는 그러면 곤란합니다.

그 때 그 교수님이 오늘의 교회를 향해 뭐라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자기 제자들이 무능하다고 책망할 것 같아서 자책도 하는 김에 긴 이야기로 심기를 불편하게 해 드린 점,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빕니다.

ⓒ 복음뉴스(BogEumNews.Com)

Comments

김동욱 2018.04.05 17:52
조정칠 목사님께서는 한국의 농촌과 도시, 미국의 뉴욕과 필라델피아 등 "다양한 곳에서 성도를 위로하는 설교자로 살아 오셨습니다. 낮은 곳, 소외된 사람 그리고 스스로 일어설 힘이 없는 자들에게 힘을 주고, 성도들을 외롭지 않게 하는 목회의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마음이 따뜻하신 조정칠 목사님은 그의 마음을 글로 풀어 놓은 일을 쉼 없이 하여, 우리의 생각을 하나님께 더욱 맞추고, 우리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 많은 저서들을 남겼습니다."

조정칠 목사님의 저서 : <청노>, <예수의 소금론>, <옹신론>, <예수의 첫나들이>, <사람 안에 사람있어>, <요한의 예수환상곡 G 장조>, <하얀마을 사람들>, <라합의 러브 스토리>, <숨쉬는 이야기>, <목사는 개를 좋아하는가?>, <목사의 죄>, <베드로 다시보기>, <어머니의 목회학>, <수가성 그 여자>, <그 여성을 변호한다>, <어머니 기도학>, <순애보>, <숨쉬는 이야기>, <작은 부흥회>, <전라도 사람들> 외

조정칠 목사님은 뉴욕으로 이민을 오셔서 서울장로교회(든든한교회의 전신)를 개척하여 섬기시다가 한국에 있는 신용산교회의 청빙을 받아 사역지를 서울로 옮기셨습니다. 신용산교회를 섬기던 중 실명의 위기를 맞기도 했었습니다. 신용산교회를 사임한 후에, 대전에 있는 혜천대학의 교목실장으로 혜천대학교회를 섬기다가 은퇴한 후에, 자녀들이 살고 있는 미국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중부 뉴저지(Edison)에 거주하시면서, 필라델피아에 있는 불루벨한인장로교회의 설교목사로 강단을 지키고 계십니다. 뉴욕목사회장을 연임한 유일한 목사님이십니다. 8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고령임에도 여전히 집필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joseph kim 2018.05.07 20:32
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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