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어요 / 차문환
봄이 왔어요
언제 오나 싶었는데 봄이 오네요
겨울이 길다고 투덜대던 사람들에게도
나에게서 봄은 사라졌다고 하는 이들에게도...
아직 아침저녁 바람은 차갑지만
한낮의 따사로움은
쌓인 눈덩이를 녹혀 내리고 있어요
눈덩이 뿐 아니라
겨우내 얼었던 땅도 기지개를 켜고 있네요
기지개 따라
싱그러운 봄내음이 새어 나오고
파릇파릇 봄의 색깔이 수를 놓고 있네요
한줌 흙을 캐어 냄새라도 맡아보고 싶어요
변함없는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렇게 자연은 사철의 순리를 이어가는데
우리들 순리는 어디에서 끊어졌고
우리들 봄은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 것인지...
봄이 열리듯
우리 마음들도 열리면 좋겠는데
꽁꽁 걸어 잠그고 열어줄 생각을 않네요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함께 하기 위해서는
굳게 걸어잠근 마음 문을 활짝 열어야 하는데...
새 순을 내고
꽃잎을 내고
서로 하나되기 위해서는
서로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데
희생만 하라고 하니 그런 억지가 어디 있어요.
봄이 왔어요
나에게만 온 것이 아니라
그대에게도 봄은 왔을 터인데
우리 함께 마음을 열고 상생을 도모한다면
아!
그 꽃이 얼마나 아름답게 피어날까요?
서로 서로 손을 내어밀고
서로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아리랑이라도 함께 불러볼 수 있다면...
봄이 왔어요
이 따사로운 봄날
아지랑이 피어나는 언덕에 서서
봄 처녀를 기다려 봄은 어떨런지요?
봄 처녀는 마음을 활짝 연 사람에게 찾아온답니다.
허참...
정말이라니까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