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 기도

사도 바울의 연륜과 그 겸손함

한삼현 목사 0 2020.06.18 09:47

“사도 바울의 연륜과 그 겸손함”

(고전 15:9, 엡 3:8, 딤전 1:15)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우리 속담을 들으면서 교육을 받았고 신앙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저는 나이가 들수록 거룩한 사람이 되어간다는 느낌보다는, 죄와 욕망과 교만이 저를 더욱 지배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심지어 어떤 때는 나는 세상의 타락한 인간들과 어떤 차이점/구별됨이 있을까? 아니면 똑같은 육체(바사르/사르크=타락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 신앙인의 대선배시요 대선생이신 바울의 고백으로부터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1. 먼저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사도들 중에서 가장 작은 자라(=the least of the apostles). 나는 하나님의 교회를 박해하였으므로 사도라 칭함 받기를 감당하지 못할 자니라.”(고전 15:9) 고린도전서는 대개 주후 53~56년에 에베소에서 기록하였다고 인정합니다. 이때 사도 바울은 자신의 겸손의 정도를 동료들(apostles)과 비교해서 고백합니다. 동료 사도들 중에서도 가장 작은 자에 지나지 않다고 고백합니다. 특히 과거에 그리스도의 교회를 박해하였던 것을 고려한다면, 감히 사도라고 칭함 받기를 감당할 수 없다는 표현입니다.

 

2. 두번째 바울은 이런 고백을 합니다. “모든 성도들 중에 지극히 작은 자(=the very least of all saints)보다 더 작은 나에게 이 은혜를 주신 것은 측량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풍성함을 이방인에게 전하게 하시고”(에베소서 3:8). 에베소서(=옥중서신)는 대략적으로 주후 60~62년에 로마 감옥에서 기록하였다고 알려집니다. 앞의 고린도전서를 기록할 때보다 약 5~6년 후에 이런 고백을 합니다. 이때 바울은 자기의 겸손의 정도를 동료 사도들이 아니라 모든 성도들과 비교해서 말할지라도, 더욱 작은 자에 지나지 않은 자신에게 이방인 전도자의 직분을 주셨다고 고백합니다. 성도들 가운데서도 과분한 직분을 받았다는 고백입니다.

 

3. 마지막으로 바울은 이런 고백을 합니다. “미쁘다...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들 중에서 내가 괴수니라(=the worst of all sinners).”(디모데전서 1:15) 디모데전서는 대략 주후 63년에 기록되었습니다. 이제 바울은 자신의 겸손의 정도를 동료 사도들도 아니요, 모든 성도들도 아니요, 모든 죄인들과 비교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그 죄인들 중에서도 가장 악한 자라고 고백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신 목적을 떠올리니, 죄인으로서 감당할 길이 없다는 표현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결국은 우리가 아무리 귀중한 직분자라고 할지라도, 한평생 고개를 숙일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바로 육체를 벗기(=떠나기) 전까지 결코 죄의 짐을 벗을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연륜이 더하여질수록 “사도들 중에서, 성도들 중에서, 죄인들 중에서” 이런 존재에 불과하다고 선언한 대선배, 대선생이신 바울을 더욱 본받고 존경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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