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고택원] 매국노와 애국자

고택원 목사 0 2017.10.09 16:36

 

구한말 대표적인 매국노는 이완용입니다.

그는 기회주의자요 전형적인 간신배로 처음에는 수구파였다가 친미파로 변신했고

다음에는 아관파천(고종 황제를 러시아 공관으로 빼돌림)으로 친러파가 되었다가

마지막에는 친일파가 되었습니다.

그는 이토히로부미와 함께 고종을 협박하여 강제 퇴위시키고 순종을 허수아비로 세운 인물입니다.

그는 생질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일년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는 것처럼 인생에도 변화가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잘 살 수 있는 길이다.”

그의 기회주의적인 행동은 이런 생각에서 온 것 같습니다.

1909년 12월 이완용은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의 추도식에 참석하였는데

이재명이란 청년이 군밤장수로 변장하고 기다렸다가

성당 문을 나와 인력거를 타고 출발하는 이완용을 칼을 들고 습격했습니다.

청년은 저지하는 인력거꾼을 먼저 찌르고 이어 이완용을 찔렀습니다.

그는 이완용이 죽은 것으로 알고 오늘 우리의 공적을 죽였으니 정말 기쁘고 통쾌하다.”고 말하며

 만세를 불렀습니다이때 일본군이 달려와 부상당한 이완용을 병원으로 이송했고 이재명은 붙잡혔습니다.

이완용은 53일간 병원에 입원해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지만 칼에 찔린 폐의 후유증으로 뒷날 죽게 됩니다.

다음은 당시의 사건을 보도한 신문 기사 내용입니다.

[재판장이 이재명에게 너 같이 흉행(兇行)한 놈이 몇이나 되는가?” 라고 질문하자,

이재명은 야만 섬나라의 불학무식한놈아 너는 흉()자만 알고 의()자는 모르느냐?

나는 흉행(兇行)이 아닌 의행(義行)을 한것이다라고 고함을 쳤습니다.

이에 당황한 재판장이 "그러면 피고의 일에 찬성한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라는 질문에

"2천만 내 민족 모두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의 호기로운 태도에 감동한 창밖의 조선인 방청객들은 "옳다!"고 외치며 유리창을 부수기도 했습니다.]

해당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의사는 1910년 9월 13일 24살의 젊은 나이에

서대문 형무소에서 순국하게 됩니다그는 끝까지 의연한 자세를 잃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몸은 죽일 수 있어도 조국을 사랑하는 영혼은 죽일 수 없으리라고 했습니다.

매국노와 애국자의 차이가 무엇이겠습니까?

마음에 품고 있는 생각의 차이요 가치관의 차이일 것입니다.

일신의 영달과 부귀영화에 가치를 두는가?

아니면 의에 가치를 두는가?

"무릇 지킬만한 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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