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신을 샀습니다. 아는 장로님 한분이 제게 신을 사 신으라고 돈을 주셨습니다. 귀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참 기분이 좋습니다. 행복합니다.
지난 10월 초 인도차이나반도 선교사 수련회를 가느라 잠시 들른 한국에서 신발에 구멍이 난줄 모르고 비 오는 길 걷다가 발이 젓은 것이 새 신을 선물 받은 동기입니다. 난감함과 다소 장난스런 어릴 적 추억에 젖어 쓴 목회편지를 읽으신 장로님 마음에 신발 선물을 하시고 싶어 선물하신다고 했습니다, 200불을 주셨는데 세일가격 199불짜리 신발을 샀습니다. 메이드 인 이태리이고 원래 가격이 460불짜리입니다. 엄청 싸게 샀습니다. 디자인이 마음에 꼭 듭니다.
다시 생각이 또 오릅니다. 어린 시절 고무신 신고 다닐 적에 구멍이 나면 본드와 고무로 신발을 때워주던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 분은 직업으로 돈 받고 그 일을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버지가 때워 주셨습니다. 가난해서 그나마 돈 주고 때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조금 성장하고는 운동화를 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돈이 있어 그런 게 아니라 중학생이 되니 학생 복장 규정이 그랬습니다. 검정색 운동화였습니다. 한 번은 새 운동화를 신고 축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공을 차는 순간에 그만 운동화가 찢어졌습니다. 어찌나 속이 상하던지 친구들은 웃는데 나는 우울했습니다. 아버지에게 혼이 날까 걱정하며 집으로 갔습니다. 아버지는 제 마음을 달래시면서 청색 고무천과 노란색 나일론 끈으로 신발을 기워주셨습니다. 그 신발을 신고 다니던 추억이 납니다. 온 신경이 신발에 쏠리고 그 신발을 신는 내내 수치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지금도 쇼핑가면 아내 말이 “당신은 신발만 봐.” 그럽니다. 장로님 선물이 또 다시 추억 속으로 나를 인도합니다.
신발 한 켤레의 기쁨이 새롭습니다. 얼마간 신다보면 헌 신발이 되겠지만 오늘만큼은 이 기쁨 안에 머물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행복감을 주신 장로님 내외의 사랑에 감동합니다.
10월 첫 주에 쓴 목회편지 “구멍 난 신발이었습니다.”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구멍 없는 새로움이 우리 안에 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구멍 나면 세찬 비바람에 아프지요. 멀쩡한 겉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속이 멀쩡한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 기도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대해야 할 것입니다.
날마다 새로움이 우리 안에 있다면 살맛나지 않겠습니까? 새 마음을 주시기로 약속하신 에스겔 36장의 약속이 우리 안에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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