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사이는 부부일 것이다. 부부사이는 이상하다. 언젠가는 상대방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내어 주다가도 한번 마음이 변하면 원수보다도 더 나쁜 관계가 되어 버린다. '죽일 놈 살릴 놈' 하면서 싸우다가도 금방 '하하'하고 웃는 것이 부부관계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하는데 이 말이 대부분 사실로 판정된다. 그래서 촌수관계부터 이상하다. 나 자신에게도 1촌이 존재하고 부자 관계나 형제 관계는 2촌이라고 하지만 부부관계는 無寸이다. 부부는 둘이 아니라 하나로 계산한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여 돕는 배필로서 아담의 갈빗대를 취하여 여자를 만들고 둘이 한 몸을 이루어 살게 만드셨다. 둘이지만 하나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결혼의 신비이다. 따라서 부부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신앙도 목표도 하나가 되어 가정과 자녀를 같이 세워가야 한다.
세상의 모든 관계에는 상대성이 존재한다. 웃는 자가 있으면 우는 자가 있다. 내가 웃는 그 순간에 상대방은 울고 있다. 상대방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 된다. 더구나 스포츠에서는 더욱 그렇다.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있고 기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슬퍼하는 사람이 있다. 시험에서 내가 합격함을 통하여 한 사람은 떨어진다. 그러나 부부사이는 그렇지 않다. 부부는 아내가 좋으면 남편도 좋고 남편이 나쁘면 아내도 나쁘다. 아내의 행복은 남편의 행복으로 이어지고 남편의 불행은 아내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남편은 기쁜데 아내가 슬프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