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한준희] 사표(師表)를 찾습니다

한준희 목사 0 2019.02.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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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師表)를 찾습니다

 

막 군에서 제대한 나에게 늘 함께 해 주었던 목사님이 계셨다. 어머니께서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셨는데 이분이 나를 찾아와 성경공부를 하도록 한 것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난 거의 1년이 넘게 그분에게 성경의 진리를 배웠었다. 성경을 배우면서 당시 얄팍한 나의 성경 지식을 가지고 그분에게 내 주장을 강하게 어필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때로는 말이 높아지고 화까지 내면서 그분에게 내 주장을 펼치기도 하였다,

그런 나에게 늘 웃으면서 내 말을 들어주고 어김없이 약속된 시간에 와서 나에게 성경을 가르치곤 하였다.

 

나는 그분에게 성경을 배웠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그분의 인자한 모습, 웃으면서 나를 대해 주었던 그 모습, 내가 도전적으로 내 주장을 펼치면서 언쟁을 한 그날 쓸쓸히 집문 밖 언덕길을 내려가셨던 그분의 뒷모습이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40여년이 지난 지금 난 그분이 참 존경할만한 목사님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느껴보았다. 왜냐하면 나의 언행 속에는 보이지 않는 그분의 모습들이 어쩌다 한두번씩 나타나곤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분과 비교한다는 것이 어리석은 것이지만 어쩌면 그 짧은 시간 속에서 목회자란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는 사실을 배우지 않았겠나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런 사표(師表)가 그립니다.

내가 사는 이곳 뉴욕에도 참 존경할만한 목사님들이 많이 계신다. 그런데 그분들이 도무지 교계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귀하신 목사님들이 교계를 이끌어가야 목사님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한인 사회가 밝아질 텐데 도무지 앞장서지를 않는다, 아마 하도 앞장서서 목청을 높이는 목사들의 많아서 상대적으로 진실한 목사님들이 숨어버렸나 보다. 악인들이 득세하면 의인들이 가짜가 되는 세상이기 때문인가 보다.

 

본받을 사표들이 보이지 않으니까 교인들이 방황하고 있다. 뭘 모델로 삼고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 몰라 이교회 저교회를 찾아다닌다. 뿐 만 아니라 교회 중직을 맡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난다.

내가 우리 목사님의 방패막이 되겠습니다.”안수집사 취임식에 누군가 한말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집사가 목사 뒤에다 욕을 하고 교회를 떠났다, 그후에 영영 교회를 안 다닌다.

교회를 떠난 이유는 간단하다, 사표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목사나 평신도나 다 거기서 거기다 라는 풍조가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세대가 아닌가 느껴진다.

 

정말 이 시대에 의인이 있는가?

많은 목사님들의 방송 설교를 들어보면 말은 다 의인이다. 교회마다 다 의로운 목사들이 있다.

교인들이 자기 담임목사를 존경한다. 목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 썩어져가는 교계에 자기는 의롭다고 핏대를 올려가면서 열변을 토한다. 그런데 교계는 점점 어두워가고 한인사회에 사표는 보이지 않는다. 말은 다 거룩하다, 그리고 교회 안에서는 누구나 거룩하다.

거룩해질 수 있는 가장 쉬운 곳이 교회이고 거룩한 것을 가장 쉽게 내 놓을 수 있는 것이 말이다. 교회에서는 다 거룩하고, 말은 다 거룩한데 밖으로 나오면 안 믿는 사람이나 믿는 사람이나 똑같고 목사나 평신도나 똑같다. 도대체 사표들은 어디 숨어 있단 말인가,

 

사표가 숨어버린 시대다.

교계장들은 밖으로 보이는 사표들이어야 한다. 무슨 금식기도를 한다, 무슨 대회를 한다고 앞장서서 일을 한다고, 그게 하나님의 일이라고만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무슨 큰 행사보다 밖에서 보는 신도들은 진정한 사표를 보기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숨어버린 목사님들 외에 밖에서 이름 석자 떠다니는 목사님들 중에 어느 누구도 존경할 만한 목사가 없고 어느 누구를 모델로 삼을 목사가 없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기에 목사가 그렇게 바쁜가, 그렇게 일을 많이 해야 거룩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님 앞에서 내공(內攻)을 쌓아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한시대의 맨발의 광인 최춘선 목사님이 어쩌면 이 시대에 사표가 아닐는지,,.

비록 맨발의 광인은 아닐지라도 이 한인 교계를 위해 날마다 눈물로 기도하는 사표들을 찾고 싶다, 제발 숨어있지 말고 이제는 밖으로 나온 사표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어디 사표 없어요!

 

바나바가 사울을 찾으러 다소에 가서 만나매 안디옥에 데리고 와서 둘이 교회에 일년간 모여 있어 큰무리를 가르쳤고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11: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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