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이철수] 믿음과 믿음 사이

이철수 목사 0 2021.03.0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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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믿음과 믿음 사이 

 

나는  요근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내  아내와 함께  요양원에  계신 작은 누님을  뵈러 간다.  물론  조카들도 와  있다. 
누님은  84세로 
치매를  앓고 있었는데   엎친데 덮친격,   스트록이  와서  말이  어눌하시다.

그래도  다행히  사람은  알아보며  무언가  표현해 보시려  하신다.
내 처는  손위 시누인  누나를  친  언니처럼  돌보고   걱정하는게 지극정성이다. 
나 역시   젊은 시절   우리 어머니께서  비슷한 병환 으로 고생하셨기에   그동안   내가 겪은  피눈물과 
괴로움을  생각하니   내 조카들이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

누님을  면회하는데는  시간 제약이 있다.   
방문한  무리들은  얘기  끝나면 
밖에 나와  서로들  할  얘기가   더 많다. 
조카인  미숙이와  헨리는 
모두  40을  지난  나이이지만  저희  외숙모를   따르고  의지하고 사랑한다. 
외숙모를  가운데 두고  뭐라  뭐라  종알종알 한 참을 
보낸 후  서로 작별의 인사를  나눈다. 
나는  차 안에서  이 광경을 보며 
흐뭇하다. 
가끔  애들  외숙모가  김치를담궈    조카들에게 조금씩 주면 
아이들은   그걸 들고    파킹해 놓은 장소를 향해  들고 뛴다. 
그다음날 
득달같이  미숙이 한테서 전화가 온다.
"아줌마,  아줌마.  김치 너무 
너무 맛있어,  또 해줘요, 호호호호"
"그래  알았어."
나는 이런 대화를 듣고 또  흐뭇하다.

아이들이 요양원을 떠나면  나는  은빛교회가 있던 애플룸을 찾는다.
안으로 들어갈  순 없고  밖에 서있는  아름드리  나무앞에  선다.
내가 노인들께  설교하기 전  반드시 들르는 장소다. 
이곳에서 
성령님이 주시는  마음의 평안이  없었으면  결단코  나는 목회를 못했을 것이다.     
최근의 일이다. 
또 다시  나무앞에  서서  약간은 
의심스럽고 서운하고  짜증도 나는 현 사태에 대해  내 속마음을 토해내며  기도하고 있었다.
나의 기도속엔  수없이  왜  왜라는 
의문사가  튀어나왔다. 
하나님  하나님  저는  이 곳에 있는 분들과 
예배를 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알아주던  알아주지 않던 
그게 무슨  관게입니까? 
나는  예배를 드리고 싶습니다.<요한  4장 세겜여인>
그런데  왜  왜  세상이 이 모양 입니까? 
무엇이 잘못된 것입니까?
한참 후였다.
내마음에 성령의 음성이 들렸다:
"믿음은  그냥  믿는 것이다."

믿음은  이리 저리 따져서 믿는것이 아니란 말씀이었다.
왜라는  질문을 
앞세우면  우리의  성경 읽기는  창세기 앞부분에서   멈춰아 할 것 이다.
한마디로  성경은 "왜"라는 따짐의 책이 아니다.
성경  66권은  믿음의 책이요  믿음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음이니 예수님은  의심없이  그냥  믿는 것이다. 
어떻게?   
이유는 하나, 그 분이 
예수님이시니까. 

믿음은  선으로 표현하면  직선이다.
그후로  나는  그냥이란  우리말을  좋아하게 됐다.  
사람을  좋아해도  그냥 좋아한다.
그래야  오래간다.
그냥 좋은 사람과 그냥 싫은 사람이 있다면  그냥 좋은 사람을 택하면 된다.
그 반대면  반드시 까탈이  생긴다.

사람을  도와 줄  정도의  조그만  여유가  있으면 그냥 도와주라.
나중에  신세를 갚으면  좋은 일이로되  못 갚는다고 서운해하지 마라
그리하면  하나님은  너의 창고를  더욱   넘치게 채워주신다. 
밥을  먹어도  끼니 때가 되면  그냥  먹는 밥이 건강한 밥이요 자연스런  밥이다.  
살기위해  먹는 밥은   우선  자연스럽지 않다.
그 것은  건강한  밥일 수도  없다.     
밥은  건강한  삶과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밥을 먹는  행위 자체가  행복한  삶의 한  부분이 아니냐.
그건 하여간  밥은  때가되면  먹는 것이다.  
그냥  즐거이  먹는 것이다.

우리 종교의  믿음 역시  마찬가지이다.    
믿음위에  아무 것도 없고 믿음아래  아무 것도 없다. 
믿음은  믿음에서 나며  믿음으로 연결되어  마침내  믿음의 영광에 이를 뿐이다. 
영광의  주체는 물론  예수님이시다.
내가 선택해서  믿는다?  
내 자유의지로  기독교를  선택했다?
그런말은  성경에  없다. 
그건  믿음의 세계를 모르는  망발이다.

믿음은  은혜다.  
하나님의 선물이다 .  
따라서  이 세상엔  이 선물에 무관심한  인간들과  이 선물을  알아본  인간들이  있을 뿐 이다.
그러니  믿음은  애써서 되는 일이 아니라   성령님의  도움으로 믿어질 때 만  가능한 일이다. 

오  믿음이여!
이 얼마나 귀하고 
거룩한  선물인가?   
이제와 무슨 말을 덧붙히려는가?
믿음은  그냥  믿는 것이다.

무명의 목사인  나의 글을  읽는  모든 독자님들 위에, 그 가정과 자녀들 위에, 성  삼위 우리 하나님의 넘치는 위안과  축복이 넘치시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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